이 대통령 "너무 정치논리로 가는 것 안타까워”

이명박 대통령은 12일 세종시 수정 계획과 관련, “세종시 때문에 다른 지역이 지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인왕실에서 전국 시·도지사 초청 오찬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세종시는 제한된 원칙에 의해 하게 될 것이며, 지역 나름의 발전을 촉진해 다른 지역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원칙적으로 어디 것을 가져다 어디에 갖다 놓고 하는 것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새로운 곳에는 새로운 것을 가져다 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12일 낮 청와대에서 시도지사들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있다.
아울러 “이미 갈 곳이 정해져 있는 기관들은 세종시에 들어갈 수 없고, 또 세종시에 다른 기업을 더 유치할 만한 땅도 없다”면서, “R&D 기초과학 분야의 걱정들을 많이 하는데, 세종시는 원초적 기초·순수 기초 분야가 가는 곳이고 다른 지역의 R&D는 응용과 직접 생산과 관련된 부분들이 유치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세종시 문제에 대해 1년 이상 고민을 많이 했다. 나는 그냥 슬슬해 가면 만사가 다 편안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내가 생각할 때 내 정치이해는 없지만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해 또 백년 후까지도 아니고 다음 대통령에 당장 어려움이 있지 않겠나”고 반문했다.

이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이 1~20년 후도 아니고 차기 대통령 일하는데 지장을 주는 그런 일을 하고 있으면 어떻게 역사가 평가 할 까 이런 생각도 했다”면서, “개인적으로 욕을 먹고 정치적으로 어려운 점이 있더라도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이 대통령 된 사람의 옳은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세종시 문제가) 뜻밖에 너무 정치 논리로 가는 게 안타깝다”고 우려를 표한 뒤, “정치적 차원이 아니고 백년대계를 위한 정책적 차원인데 이렇게 가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걱정되는 점이나 오해될 것은 바로 잡고 문제는 보완하고 해서 여러분 하는 일이 잘되는 것이 국가발전에도 도움이 된다”며, “저는 (세종시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다. 그런 점에서 많은 이해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세종시 입주 기업들에게 땅을 지나치게 싼 값에 공급했다는 얘기가 있는데, 기반 조성 공사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비용을 기업이 들여야 하는 점이 고려됐야 한다”며, “세종시와 마찬가지로 혁신도시나 기업도시, 지방의 산업단지도 원형지로 기업에 공급하는 것이 원칙에 맞다”고 말했다.

또 “나대지 형태로 공급을 해서 기업들이 자신들의 필요에 맞게 조성 공사를 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기간도 단축되고 기업의 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며, “ 공공기관이 중간에서 조성 공사를 한 이후 분양을 하고 그렇게 분양된 땅을 기업이 또 필요에 따라서 다시 손보는 것은 불필요한 낭비이고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박선규 대변인은 “앞으로는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원형지 공급을 원칙으로 하라고 지시한 것”이라며 “현재까지는 기반조성 공사가 된 이후에 땅이 기업들에 분양이 되다보니 조성공사 비용이 전가가 돼서 비용이 높고 이중 공사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또 “시·도지사들이 너무 수세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미래경쟁력 강화를 착실히 준비하고 있는 정부가 불필요하게 사업을 중복시키겠는가”면서, “자치단체장들이 지나치게 피해의식을 가지지 말고 자신 있게 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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