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손효주기자] 일부 기관의 조사 결과 올해 1분기 BSI(Business Survey Index, 기업경기실사지수)가 최고 114로 집계되는 등 경기회복을 낙관하는 전망들이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유독 기업 자금사정 부문에서만은 암울한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전국 5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 자금사정지수(FB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1분기 자금사정지수는 99로 기준치 100를 밑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 자금사정지수는 0∼200 사이로 표시되며 100을 넘으면 전분기에 비해 해당 분기의 자금사정이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음을, 100미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지난해 3, 4분기 이 수치가 각각 110, 106을 기록하며 기준치를 큰 폭으로 웃돌았던 것에 비하면 올해 들어 기업들의 자금사정 체감경기가 오히려 하향세로 반전된 것이다.
 
특히 주식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109’로 나타나 기업들이 최근의 주식시장 호황에 거는 기대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업어음과 제2금융권을 통한 조달 전망은 각각 98, 97로 나타나 어려움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상의측은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우리경제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금융시장과 환율이 여전히 불안하고 원유와 원자재 가격도 오르고 있어 향후 경기를 낙관만은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만약 기준 금리 인상 등 출구전략이 본격화되면 기업들은 자금조달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1분기 자금사정 악화를 예상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기업 77.7%가 ‘매출감소’를 꼽았으며 ‘수익성 감소’(15.2%), ‘제조원가 상승’(4.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자금조달과 관련한 애로사항으로는 41.8%에 달하는 기업들이 ‘금리 부담’을 들어 금리 인상과 출구전략 시행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런 가운데 현재 국내기업들의 자금사정이 실제로 위험수준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분석이 나와 더 큰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이한득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이 1500여개 상장기업(코스닥 포함)의 재무구조를 분석해 작성한 `신용위험 높은 기업 여전히 많다'는 보고서에서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을 금융비용으로 나눈 배율)이 1보다 낮은 상장기업이 34.9%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자보상배율이 1보다 낮다는 것은 영업이익으로 이자 등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영환경이 악화하거나 외부에서 추가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면 이들 기업은 부실 위험에 직면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 이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특히 조사대상의 22%에 이르는 기업들이 정부가 분류하는 한계기업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나 문제의 심각성을 더했다. 정부는 2년 연속 차입금이 매출액보다 많거나 2년 연속 자기자본이 완전 잠식됐거나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을 밑도는 기업을 한계기업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원리금 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현금흐름보상배율이 1에 못 미치는 기업도 무려 68.3%에 달했다.
 
이 연구위원은 이에 대해 “외환위기 이후 지속된 기업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개선이 미흡해 단기차입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구조조정은 향후 재무구조뿐만 아니라 사업구조와 수익구조, 지배구조 등을 동시에 개선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손효주 기자 karmar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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