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31일 열린 제3차 한·일·중 정상회의의 성과물 중 주목할 만한 것은 3국 협력을 통해 달성할 구체적인 목표를 담은 ‘비전 2020’과 천안함 사태가 언급된 ‘공동언론발표문’을 채택했다.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은 "중국이 그동안 공개적으로 북한과 관련해 언급하는 것을 매우 꺼려해 온 전례로 보면, 이번 공동발표문에 천안함 사태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 홍보수석은 “(공동발표문은) 3국의 공통인식 가운데 가장 ‘보텀 라인(Bottom Line, 한계선)’을 정리해 넣은 것이라고 이해하면 된다”며 “3국의 천안함 사태에 대한 공통인식과 이해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하토야마 유키오(왼쪽)일본 총리, 원자바오(오른쪽)중국 총리가 29일 오후 제주 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린 3국 정상회의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며 손을 맞잡고 있다.
공동발표문에는 “일본과 중국 정상은 한국과 국제합동 조사단에 의해 수행된 공동 조사와 각국의 반응을 중시했으며, 3국 정상은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동 문제(천안함사태)를 적정하게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 대통령은 공동발표문을 공개하면서 “천안함 사태는 국제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하나의 과제이다”며, “이 문제에 있어서 한반도의 번영과 평화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도 이번 문제는 우리가 다루어야 될 확실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중국이나 일본은 국제사회에서 매우 책임 있는 국가로서 이 문제의 처리에서 매우 지혜로운 협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해, 천안함 사태 해결을 위한 두 나라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전달했다.

또 30일 열린 정상 간 토론과정에서 이 대통령은 하토야마 총리로부터 천안함사태의 UN안보리 회부에 대한 지지를 확고히 얻어냈으며, 원 총리도 거듭 애도의 뜻을 표시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전쟁할 생각이 없다. 그러나 이번의 군사적 도발에 대해서는 재발 방지를 약속할 뿐만 아니라 잘못을 인정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왜냐하면, 북한이 잘못된 길에서벗어나 바른 길로 가기 위해서는 적당히 넘어가서는 안되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하토야마 총리는“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하더라도 UN 안보리에 회부하는 것이 당연하며 한국정부를 강력히 지지하겠다. 북에 잘못된 메시지를 줘서는 안 된다”고 화답했다.

원자바오 총리는 “천안함 침몰은 불행한 사태이며 한국민과 피해자 가족들의 애통한 심정을 이해한다”면서 “중국은 책임 있는 국가이다. 국제합동조사단과 각국의 반응을 주시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 홍보수석은 “중국측이 이미 여러 차례 공식, 비공식으로 국제적 책임을 다 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며, “이번 원 총리의 ‘책임있는 국가’ 발언도 그런 취지로 이해할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정상회의에서 3국의 협력을 더 공고히 하고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향후 10년의 비전과 계획을 담은 ‘비전 2020’을 수립한 것도 큰 의미가 있다.

‘비전 2020’은 모두 41개 항목으로 구성돼 있는데, 치안 당국간 협력 강화, 3국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및 경제통합 추구, 기후변화 및 환경보호 협력 확대, 인적 교류 증진, 북핵 문제 해결 공조, 마약퇴치 협력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비전 2020’에는 3국 협력에 보다 효과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을 위해 3국 협력 상설사무국을 2011년에 한국에 설치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앞으로 상설사무국은 향후 3국 협의체의 운영과 관리를 지원함으로써 3국 관계를 심화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3국 정상은 기술 장벽 해소 및 표준협력 도모를 위한 표준협력 공동성명과 과학기술 분야 협력강화를 위한 과학혁신 협력강화 공동성명도 채택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에 대해 “지난 2008년 12월 후쿠오카, 작년 10월에는 북경에 이어 이번에 제주도에서 세 번째 열림으로써 이제 3국 정상회의가 정례화되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신문 김대의 기자 dykim@s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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