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우리나라에는 35년만의 기록적인 한파가 찾아왔다. 서울은 영하 18도를 기록하면서 이집 저집에서 수도관이 터지고 자동차들은 시동이 걸리지 않아 차를 세워두고 출근을 해야 했다. 그런데 연일 뉴스에서는 이 한파가 기후변화 때문이라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 했을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었던 기후변화는 지구가 따뜻해져서 폭염, 열대야 등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지구는 남북의 위도차에 따라 추운지역과 따뜻한 지역으로 구분이 된다. 그리고 북극에는 차가운 공기를 가둬두는 제트기류가 있다. 제트기류는 식당의 에어커튼과 같이 내외부 공기를 강한바람으로 막아 서로 섞이지 못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만약 이 제트기류가 약해지면 북극의 차가운 바람을 막지 못해 밑으로 내려오게 되고 이를 통해서 우리나라와 같이 중위도 지역의 한파가 발생되는 것이다. 기후변화로 인해 북극이 점점 따뜻해져 가면서 북극의 찬바람을 가두고 있는 제트기류도 약해지기 때문이다.

이처림 기후변화는 우리가 알고 있는 폭염과 정반대인 한파를 야기시키기도 한다. 기후변화는 질병에서부터 폭염, 기상이변, 해수면상승 등 지금 현재 우리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우리가 과거 잘살기 위해 무한정 사용했던 화석연료로 인한 온실가스의 배출이 기후변화를 야기하였고, 지금 현재 우리의 편안한 삶을 위태롭게 하는 가장 큰 위협이 되어버린 것이다. 즉, 아이러니하게도 화석연료는 우리를 편안하게 살게 했지만, 오히려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 증가량의 중 이산화탄소가 77% 이상이고 이 중 88%가 화석연료 사용 때문이라고 한다. 결국 지금의 기후변화를 야기시킨 가장 큰 주범은 우리가 발전과정에서 사용한 화석연료 때문인 것이다. 이에 전세계는 기후변화를 야기시킨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새로운 저탄소사회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경쟁하고 있다. 전기차, 수소차, 태양광발전, 제로에너지하우스, 미래농업, 탄소배출권 이러한 단어들이 새로운 사회의 대표용어가 되어가고 있다.

기후변화는 그 누구도 반대할 수 없는 '인류의 생존'이라는 명분을 제공했고, 전 세계는 이러한 명분하에 새로운 4차혁명사회로의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글로벌 패러다임의 변화는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있다. 단적으로 온실가스 배출권을 거래하는 전세계 탄소시장의 규모는 100조원을 넘어서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 정부도 국제적 패러다임 전환에 동참하고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만들기 위해 그린뉴딜에 더해 탄소중립을 발표하기도 하였다.

기후변화는 분명 위기이다. 이 사실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그리고 기후변화는 새로운 국제적 기준이 되었고, 사회 모든 분야에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변화가 다시 전화위복(轉禍爲福)이 될 수 있을까?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해 우리가 경쟁자보다 빨리 인지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기후변화 그리고 온실가스를 모르고 글로벌 패러다임의 변화와 기후변화의 새로운 시장에서 어떠한 기회도 얻을 수 없다. 지금의 한파도 기후변화 때문인 것처럼 기후변화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온실가스가 무엇이고 어떤 가스가 온실가스인가? 온실가스가 어디서 나오고 어떤 방법으로 줄일 수 있을까? 우리는 이 가장 기초적인 질문에 얼마나 답할 수 있을까?

기후변화는 이제 시작되었고 가속화되어 우리 삶의 위협이 되고 있음과 동시에 우리에게 분명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우리 모두는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다. 이 질문에 기후변화가 하나의 답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이충국 한국기후변화연구원 탄소배출권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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