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구불예금도 보름새 12조 급감…"상당부분 증시 유입"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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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동안 은행권에서 정기예금이 10조원 가까이 줄고 신용대출은 7조원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금에서 빼고 신용대출로 빌린 돈 가운데 상당 부분이 주식 등 자산 투자에 흘러 들어가는 '머니 무브(Money Move)'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630조985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0월말(640조7257억원)보다 9조7399억원 줄어든 것이다.

같은 기간 정기적금은 40조9856억원에서 41조1940억원으로 2083억원 늘었지만, 작년 12월 이후로는 빠르게 줄어드는 추세다. 11월 말과 비교해 12월 한 달간 1067억원 감소했고, 올해 들어 14일까지 추가로 1270억원이 더 빠졌다.

언제라도 뺄 수 있어 단기 자금 성격의 돈이 머무는 요구불예금 잔액도 지난달 말 615조5798억원에서 지난 14일 603조8223억원으로 11조7575억원 급감했다.

은행권은 이런 자금 흐름의 주요 배경으로 주가 급등을 꼽고 있다. 그동안 시장을 관망하다 주식으로 발빠르게 투자처를 옮기는 고객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마이너스 통장 개설을 포함한 신용대출 규모가 증가하는 것도 증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14일 현재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35조5286억원으로 작년 말(133조6482억원)과 비교해 올해 들어서만 1조8804억원 불었다.

증시가 본격적으로 급등세에 들어선 11월초 이후 증가액은 6조6835억원(10월말 128조8431억원→1월 14일 135조5286억원)에 이른다.

특히 마이너스통장 방식의 신규 신용대출(한도거래대출 또는 통장자동대출)이 지난해 12월 31일 1048건에서 14일 2204건으로 2배 가량 늘었다. 지난 11일에는 소비자들이 5대 은행에서 단 하루에 새로 만든 마이너스통장 수가 2742건에 달했다. 

이에 따라 올해 들어 14일까지 5대 은행의 신규 마이너스통장은 모두 2만588개, 마이너스통장 잔액도 1조6602억원 크게 불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새해들어 증시에 들어온 개인투자자들의 돈은 주가 상승으로 기존 자금이 불어난 것도 있지만, 은행 등 다른 금융기관에서 신규로 자금이 유입된 것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은행 자금이 증시로 이동하는 '머니 무브'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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