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비 4배 증가…증권사들 100弗 지원 등 '서학개미' 유치 경쟁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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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들의 해외주식 투자 열기가 뜨겁다. 지난해 개인투자자들이 국내외에서 사들인 주식 규모가 10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해외주식 결제액은 1년새 4배 가까이 급증했다. 코로나19 충격에 세계 각국의 증시가 출렁이자 개인투자자들이 해외로 눈을 돌려 글로벌 주식 매수에 집중하면서 증권업계의 '서학개미'(해외주식 투자자) 유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1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이달 15일까지 개인들이 순매수한 국내 및 해외주식 금액은 총 102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개인들은 국내 주식시장에서만 77조8000억원을 사들였다. 지난해 코스피에서 47조5000억원을 매집한 데 이어 올해에도 11조5000억원을 쏟아부어 총 59조원 규모의 주식을 쓸어담았다. 코스닥에서도 지난해 16조3000억원, 올해 2조5000억원 등 18조8000억원을 순매수했다.

해외주식 매입금액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해외주식 시장에 투입된 개인 자금은 21조7000억원(1달러당 1099원 기준)에 달한다. 올해에도 2조7000억원을 더해 총 24조4000억원의 해외주식을 사들였다. 

매수·매도액을 합친 해외주식 결제액도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결제액은 1983억2200만달러(약 215조77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84% 가량 급증했다. 

개인들의 매수는 국내에선 삼성전자, 해외에서는 테슬라에 집중됐다. 올해 코스피시장에 투입된 개인 자금(11조5000억원) 중 5조9000억원이 삼성전자를 사는 데 쓰였다. 해외시장에서는 올해 6400억원(5억8000만달러)어치 테슬라 주식을 순매수했다. 전체 투입된 2조7000억원 중 23.7%에 해당한다.

이처럼 해외주식 투자가 늘면서 증권사들의 '서학개미' 유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10월부터 해외주식 거래 수수료율을 기존보다 72% 할인된 0.07%로 낮췄다. 이러한 수수료 혜택은 오는 6월 말까지 미국, 중국, 홍콩, 일본 국가의 온라인 주식거래 시 적용된다. 또 국내 최초로 나스닥 베이직(Nasdaq Basic)을 도입해 미국 전 주식 종목의 실시간 호가, 주문량, 체결가 등의 정보를 모든 고객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이달 한 달 동안 해외주식 거래를 최초 신청한 온라인 고객에게 미국 실시간 시세 서비스를 1년간 제공하고, 미국주식 거래 시 0.08%의 거래수수료 혜택을 10년간 준다. 또 해당 고객이 미국 실시간 시세 서비스를 신청할 경우 월 5달러 상당의 이용료를 신청일로부터 1년간 면제 받을 수 있다.

삼성증권도 해외주식거래 신규 고객에 최대 100달러를 지원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해외주식을 거래한 적이 없는 고객이 대상이며, 삼성증권 홈페이지 또는 모바일 앱 '엠팝'을 통해 이벤트를 신청하면 신청 계좌로 즉시 20달러를 입금해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해외주식 마진율은 0.2% 안팎으로 국내 주식의 4배 이상 높다"며 "지난해부터 이어진 개미들의 해외주식 매수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서학개미' 유치를 통한 증권사들의 실적개선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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