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50달러대 구리·철광석 9년만에 최고…경기회복vs인플레 우려

최근 코로나19 백신 기대감과 미국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경기부양책 기대감이 맞물려 국제유가 뿐 아니라 구리,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백신 기대감과 미국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경기부양책 기대감이 맞물려 국제유가 뿐 아니라 구리,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추락을 거듭하던 국제유가가 최근 빠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유가뿐 아니라 구리, 철광석, 은 등 주요 원자재 가격도 줄줄이 고공행진을 벌이며 ‘원자재 슈퍼사이클’이 도래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미국 월가에서는 올해 초강도 인플레이션이 찾아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내놨다.

지난 14일(미국 현지시간) 국제유가는 미국의 경기부양 기대감에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1.3%(0.66달러) 오른 53.5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2월20일 이후 최고치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3월물 브렌트유 역시 배럴당 56.35달러에 거래됐다. 

구리 역시 이날 런던금속거래소(LME) 기준 톤당 8002.5달러로 전일 대비 0.53% 상승하면서 최고치를 경신했다. 2012년 이후 9년만에 가장 비싼 가격에 거래됐다. 철광석(중국 수입가 기준)도 톤당 172.67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올해 초 대비 111%가량 폭등한 것으로 2013년 3월 이후 최고치다.

곡물 가격도 대두를 중심으로 지난해 8월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금은 지난해 8월 사상 최고(온스당 2064달러) 기록을 경신한 뒤 소폭 하락해 1900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최근 1년간 WTI 가격추이.
최근 1년간 WTI 가격추이.

이와 같은 원자재가 상승은 코로나19 백신 보급 확대와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이 내놓을 추가부양 패키지가 원유 수요 회복에 도움을 줄 것이란 기대감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은 17일 '최근 국제원자재가격 상승 배경 및 전망' 보고서를 통해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글로벌 경기 회복 등과 함께 당분간 계속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국제 원자재 가격은 글로벌 경기 회복, 위험자산 선호 등에 크게 영향을 받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특히 국제유가는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10개 주요 산유국 협의체) 감산, 미국 셰일 생산 둔화 속에서 향후 원자재 가격 상승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10년간 구리 가격추이.
최근 10년간 구리 가격추이.

이에 대해 미국 월가에서는 올해 초강도 인플레이션이 찾아올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다. 원자재가 상승은 물론 글로벌 주가, 비트코인 등 비현물자산도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의 제프 커리 원자재부문 리서치총괄은 “코로나19 사태가 상품시장에 슈퍼사이클을 일으키는 촉매제가 됐다. 또한 세계 경제 환경이 앞으로 10년간의 상품 가격 상승을 뒷받침할 것”이라면서 올해 2%를 넘는 물가상승률을 예상했다.

씨티그룹은 올해 4월 2% 위로 오른 뒤 수개월간 이어지다 연말께 2%로 다시 내려올 것으로 예상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올해 물가 상승률을 1.8%, 내년을 2.2%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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