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는 펜데믹에 빠져 사회경제 모든 분야에서 경쟁적으로 허우적되고 있고, 사회적 거리두기란 단어는 이미 우리 생활에 깊숙이 자리잡은지 오래다. 연일 뉴스에서는 자영업자의 줄폐업과 실업자 증가가 보도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한 듯 OECD에 따르면 2020년 전세계 평균 경제성장률은 –8%를 기록했다고 한다. 

위기속의 기회였던걸까? 

아이러니 하게도 이러한 펜데믹 상황에서도 연일 언론에서는 부동산 가격 2배 상승, 코스피 3000 돌파, 구만전자, 비트코인 4000만원 돌파 등 연일 주식과 가상화폐 등 연일 신고가를 보도하고 있고, '주안바(주식안하면바보)', '동학개미' 등 신조어를 만들어내고 있다. 불과 10년여전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은 만들어졌고 올해 1월 기준 비트코인 시장 규모는 594조원이라고 한다. 10년 역사의 비트코인이 50년 역사의 삼성전자 시가총액을 훌쩍 넘어서버린 것이다. 이러한 뉴스만 보면 지금이라도 당장 펜데믹 이전의 경제로 회복이 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암호화폐, 부동산, 주식을 넘어서 다음의 투자대상은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은 또다른 투자대상을 찾아 정보를 공유하고, 온오프라인 투자 동호회를 경쟁적으로 만들고 있다. 

얼마 전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과 그린뉴딜 정책 등 친환경 정책에 대한 정부의 고강도 계획을 연일 발표했다. 그리고 인터넷 검색사이트에는 탄소중립관련주, 탄소배출권 이란 단어가 상위검색어에 등장하기도 했다. 정작 미세먼지가 매우 심각했을 재작년에도, 100년만의 집중호우, 폭설이 왔을 때도 단한번도 탄소배출권이란 단어가 상위검색어에 오르지 못했던 것을 기억하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아무쪼록 탄소배출권이 국민들의 관심을 받게 된 것은 한편으로 다행이라고 생각된다.

최근 이러한 국내 상황에서 “배출권이 2015년 대비 4배가 뛰었다는데 저도 투자해도 될까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게 된다. 이 질문에 답을 하기 이전에 우리가 우선적으로 알아야 할 것이 있다. 

먼저 온실가스 배출권은 국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온실가스를 다배출하는 대기업에게 온실가스 배출 허용 총량 만큼 배출권을 주고, 그 이상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려면 배출권을 구매해야 하는 제도로 2015년부터 시행됐다. 다시말해 온실가스를 더 배출하고 싶은 기업은 배출권을 구매하고, 여러 가지 원인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한 기업은 남은 배출권을 판매할 수 있는 제도이다. 

2015년 약 8500원에서 시작한 배출권 가격은 작년 4만2500원까지 급등했다. 그리고 2020년 닥친 코로나 펜데믹으로 인한 경제침체로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현재 약 2만원으로 50% 이상 급락한 상황이다. 연간 1조원 규모의 거래시장이 형성되어 있고, 발전사와 석유화학 등의 기업에서 배출권을 가장 많이 구매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반대로, 국제적 탄소시장에서 배출권은 4만원을 넘어 연일 신고가를 갱신하고 있다. 최근 전세계에서 온실가스를 두 번째로 많이 배출하는 미국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50년 탄소중립 선언하면서 전세계의 배출권 가격은 크게 요동쳤다. 그리고 얼마전 중국에서 전국 단위의 배출권 거래제도를 시행하겠다는 계획에 따라 국제적 배출권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에서 개인은 배출권을 2024년까지는 주식처럼 자유롭게 거래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배출권거래제 3차계획 기간에는 기존의 배출권할당 기업과 일부 증권사 등이 시장조성자로서 추가적인 시장 참여가 가능하다. 이에 단기적(2024년까지)으로 개인은 직접적인 배출권 거래는 불가하지만, 증권사의 배출권과 연계된 ETF 등의 투자상품 또는 온실가스 감축을 활발하게 추진해 배출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회사의 주식구매를 통한 간접적 투자를 고려할 수 있다. 2024년 이후에는 개인의 직접 거래를 허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출권에 대한 최근의 국민적 관심은 매우 중요하고 절실한 부분이다. 국민의 참여가 없이는 온실가스 감축을 이뤄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의 배출권에 대한 관심이 제3의 새로운 대박 신화를 만들어낼 신규 투자처로만이 아닌 기후변화의 위협과 온실가스 감축 필요성을 이해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이충국 한국기후변화연구원 탄소배출권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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