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연료전지 기업 에프씨아에 투자 수소시장 노크
SK 계열사 활용 19조 투자…현대오일뱅크 아람코와 합작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세균 국무총리,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한정애 환경부 장관(왼쪽부터)이 지난 2일 SK인천석유화학에서 인천시 수소산업 기반구축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세균 국무총리,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한정애 환경부 장관(왼쪽부터)이 지난 2일 SK인천석유화학에서 인천시 수소산업 기반구축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미래 친환경 에너지로 각광받는 수소 사업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특히 화석연료 산업의 대표군이었던 정유업계가 글로벌 에너지 전환에 맞춰 수소사업으로 영역 확장에 적극적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에너지전환 패러다임에 맞춰 정유업계도 기존 정유·석유화학·윤활유사업의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전기차 배터리를 비롯해 연료전지·리사이클링 등 신사업 분야로의 진출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대표적 신사업 분야는 수소의 생산부터 유통, 판매에 이르기까지의 수소산업 전반의 사업 진출이다. 전국 주유소 인프라를 활용한 복합 수소충전소 구축은 물론 연료전지나 정제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를 활용한 수소 사업 등 영역은 다양하다.

에쓰오일 류열 사장(왼쪽)과 FCI 이태원 대표가 수소사업 투자계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에쓰오일 류열 사장(왼쪽)과 FCI 이태원 대표가 수소사업 투자계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에쓰오일, 연료전지 통한 수소사업

에쓰오일은 연료전지 기반으로 청정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하는 에프씨아이(FCI·Fuel Cell Innovations)와 투자계약을 체결하면서 수소 사업에 진출한다고 7일 선언했다.

에쓰오일은 FCI에 초기 투자로 지분 20%를 확보함으로써 국내 최대주주에 오르게 되며, 수소산업 진입을 위한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수소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알 카타니 에쓰오일 CEO는 “이번 투자는 수소경제 전반에 대한 투자의 시작으로 회사의 지속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정부에서 추진하는 탄소저감 노력에도 적극적으로 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FCI는 이번 투자로 2027년까지 최대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100MW 이상 규모의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그린수소 사업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할 예정이다.

연료전지는 수소를 공기 중 산소와 화학 반응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장치로 수소경제에 핵심적인 장치다. 화력발전에 비해 에너지 효율이 높으며, 화학적 연소반응이 없고 온실가스 저감효과가 있어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에쓰오일은 이 외에도 서울 시내에 복합 수소충전소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에는 버스·트럭의 수소충전 인프라 구축을 위해 관련 업계가 추진하고 있는 특수목적법인 코하이젠(Kohygen)에 참여했다.

SK는 미국 수소기업 플러그파워와 수소 밸류체인 구축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SK는 미국 수소기업 플러그파워와 수소 밸류체인 구축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 SK 19조 투자 가장 적극적

정유업계 맏형 SK이노베이션의 지주사 (주)SK는 향후 5년간 약 19조원을 투자해 국내 수소 생태계 조성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등 수소 사업 진출에 가장 적극적이다.

최근 SK는 인천광역시, 현대자동차 등과 함께 인천광역시 수소사업 기반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SK의 국내 수소 생태계 조성 전략은 크게 2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로 2023년까지 인천시의 ‘바이오·부생 수소 생산 클러스터 구축 사업’과 연계해 부생수소 기반으로 세계 최대 규모인 액화 수소 3만톤을 공급한다.

이어 2단계로 2025년까지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청정수소 25만톤을 보령LNG터미널 인근지역에서 추가로 생산함으로써 글로벌 1위의 친환경 수소 기업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인천석유화학의 부생수소도 활용하게 된다.

또한 SK는 미국 수소기업 플러그파워 지분 10%를 SK E&S와 함께 약 1조8500억원에 인수했고, 국내 자동차용 전력반도체 제조사 예스파워테크닉스 지분 33.6%를 268억원에 사들였다.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 정기선 부사장(왼쪽)과 사우디 아람코의 테크니컬 서비스 부문 아흐마드 알 사디 수석부사장이 수소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모습.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 정기선 부사장(왼쪽)과 사우디 아람코의 테크니컬 서비스 부문 아흐마드 알 사디 수석부사장이 수소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모습.

◇ 현대오일뱅크, 아람코와 협력

현대오일뱅크는 지주사인 현대중공업그룹과 함께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와 손잡고 ‘수소프로젝트’를 추진한다.

현대오일뱅크는 사우디 아람코와 ‘탄소제로’ 공정 실현에 대해 협력한다. 사우디 아람코로부터 LPG를 수입해 수소생산설비를 통해 블루수소를 생산, 탈황설비에 활용하거나 차량, 발전용 연료로 판매할 계획이다.

특히 공정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CO2)를 사우디 아람코에 공급함으로써 ‘탄소제로’ 공정이 가능해진다. 또한 현대오일뱅크는 2040년까지 300개 수소 충천소를 구축함으로써 생산한 수소 판매를 위한 공급망을 갖출 계획이다.

친환경 연료인 암모니아를 활용한 사업도 추진한다. 현대오일뱅크는 사우디 아람코로부터 블루 암모니아를 제공받아 2024년까지 설립 예정인 LNG보일러의 연료로 일부 활용할 계획이다. 암모니아를 발전소 연료로 활용하게 되면 이산화탄소(CO2)가 확연히 줄어드는 친환경 공정이 가능해진다.

GS칼텍스도 현대차와 협력해 수소충전소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유업계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신재생 에너지로의 패러다임 전환에 위기감이 팽배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수소는 기후에 영향을 받지 않고 생산에 소요되는 부지 면적이 작아 국내 환경에 적합한 친환경 에너지로, 정유업계가 대한민국 수소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는 것은 미래 먹거리 발굴은 물론 화석연료 대표 기업군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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