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사진=연합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사진=연합

유럽중앙은행(ECB)이 1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로 동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적 충격에 대응하기 위한 긴급채권 매입속도는 높이기로 했다. 이는 금융시장의 인플레이션 공포를 누그러뜨리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ECB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0%로 유지하고,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 역시 각각 -0.50%와 0.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ECB는 코로나19 확산 사태의 경제적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한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의 채권매입규모는 적어도 내년 3월말까지 1조8천500억 유로(2천500조원)로 유지하되 매입속도는 높이기로 했다.

ECB는 이날 통화정책방향에서 "자금조달 여건과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다음 분기의 PEPP프로그램에 따른 코로나19 대응 채권 매입은 올해 초 몇 달간보다 상당히 높은 속도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유로존(유로화사용 19개국)의 장기물 국채 금리는 0.3%포인트 안팎으로 가파른 급등세를 보였다.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올해 초 -0.572%에서 지난 2월 말 -0.227%까지 뛰었다. 곧 물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은 불안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근 채권금리 상승은 경제 회복에 위험 요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들어 시장금리 상승은 전반적인 자금조달 여건에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고, 이런 추세가 상당한 수준으로 지속되면 경제 모든 부문의 자금조달 여건이 조여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CB는 자산매입프로그램(APP)도 월 200억 유로(약 27조원) 규모를 유지하기로 했다. 목표물장기대출프로그램(TLTRO Ⅲ)을 통한 유동성 공급도 지속하기로 했다.

ECB가 채권 매입에 속도를 내겠다고 발표한 이후 채권금리는 하락했다.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4bp(1bp=0.01%p) 떨어져 최근 1주일여사이 가장 낮은 -0.36%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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