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과반 찬성 법정통화로 승인
정상적 결제수단 여부는 미지수
가상화폐 대장 격인 비트코인이 세계 처음으로 엘살바도르에서 법정통화로 승인됐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엘살바도르 의회는 이날 표결에서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이 제출한 비트코인의 법정통화 승인안을 과반 찬성(84표 중 62표)으로 가결했다.
이에 따라 중남미 국가인 엘살바도르는 전 세계 국가 중 처음으로 비트코인을 일상생활에서 법정통화로 사용하는 국가가 됐다.
부켈레 대통령은 트위터에 "단기적으로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공식 경제 밖에 있는 이들에게 금융 접근성을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엘살바도르에서 비트코인이 제대로 된 결제 수단으로 작동할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많다. 국민 70% 정도가 은행계좌나 신용카드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경제활동 대부분에서 현금거래가 이뤄지고 있어서다.
국가 경제 또한 해외 근로자들이 본국으로 송금하는 자금에 의존도가 높은데, 2019년 기준 국내총생산(GDP) 중 5분의1 정도인 60억달러가 이에 해당한다.
한편, 코인마켓캡에서 이날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3만4380달러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비트코인 가격이 개당 2만달러대로 더 추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8일(현지시간) 금융서비스 업체인 오안다, 시장분석업체인 에버코어ISI, 톨백컨 캐피털 어드바이저스 등을 인용해 비트코인이 2만달러대에 진입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오안다 코퍼레이션의 선임 애널리스트인 에드워드 모야는 "비트코인이 3만달러선에 위험스럽게 접근하고 있다"면서 "3만달러선이 무너지면 거대한 매도 모멘텀이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에버코어ISI의 기술 전략가인 리치 로스와 톨백컨 캐피털 어드바이저스의 마이클 퍼브스는 비트코인의 추가 하락시 2만달러대가 잠재적인 가격 수준이라고 전망했다.
또 오안다의 아시아태평양 담당 애널리스트인 제프리 핼리는 "일단 3만달러선이 무너지면 투매가 악화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