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사진/연합뉴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사진/연합뉴스

유럽중앙은행(ECB)이 10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로 동결했다. 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해 채권 매입 속도를 높이기로 한 ECB는 3개월째 해당 속도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통화긴축 정책을 개시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ECB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0%로 유지하고,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 역시 각각 -0.50%와 0.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ECB는 코로나19 확산 사태의 경제적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한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의 채권매입규모는 적어도 내년 3월말까지 1조8500억 유로(2500조원)로 유지한다.

이날 통화정책 결정문에서 "물가상승률이 지속해서 목표한 균형치에 다가갈 수 있도록 적절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ECB는 "자금조달 여건과 물가상승률 전망치가 지난달 평가한 것과 일치해 이번 분기의 PEPP프로그램에 따른 코로나19 대응채권 매입을 올해 초 몇 달간보다 상당히 높은 속도로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ECB는 앞서 지난 3월 11일 이번 분기 코로나19 대응채권 매입 속도를 올해 초 몇 달간보다 상당히 높이기로 한 뒤 4월에 이어 이달에도 이같은 속도를 유지하기로 했다.

ECB는 또 자산매입프로그램(APP)도 월 200억 유로(약 27조원) 규모로 지속하고, 목표물장기대출프로그램(TLTRO Ⅲ)을 통한 유동성 공급도 계속해나가기로 했다.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팬데믹 대응 지원을 멈추고 통화정책 긴축에 관한 논의를 시작하기에는 시기상조"라면서 "경제 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한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팬데믹 위기 내내 돈줄을 열어놓는 것은 불확실성을 낮추고 신뢰를 북돋우기 위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유럽의 물가상승률은 지난달 ECB의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2% 바로 아래를 넘어섰다. 유럽의 물가상승률이 지난 10년간 대부분 목표치를 하회했던 데 비하면 이례적이라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유럽연합(EU) 통계청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5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2.0% 상승해 2018년 10월 이후 2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이 이같이 속도를 낸 배경에는 국제유가 등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있다.

이에 대해 라가르드 총재는 "유로존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 급등은 일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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