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근 삼영물류 대표(공학박사)
이상근 삼영물류 대표(공학박사)

4차산업혁명과 코로나 팬데믹이 몰고온 뉴노멀시대를 맞아 세계경제와 우리경제는 급격한 경기 침체와 더불어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물류산업 경우 제조나 유통산업의 종속변수인 만큼 전방산업의 경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그중 중소물류기업은 그룹사의 물류기업, 대형 물류기업, 다국적 물류기업, 공룡 유통기업과 스타트업과 고객의 틈 사이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룹의 계열사나 자회사가 주축을 이루는 대형물류기업은 그룹물량을 기반으로 대형화, 글로벌화로 더욱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고, 다국적물류기업은 글로벌 네트웍을 통한 고객유치와 운영을 최적화하고 있다.

물류비용을 지불하는 고객(제조·유통기업)은 물류회사와 유통회사의 물류 경험과 해외에서 선진 기술을 체득한 물류전문가들이 보강되면서 더 똑똑해지고, 일부는 물류기업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변신을 꾀하고 있다.

물류시장은 사업 규모를 확장하려는 대형 물류기업과 사업의 한계 상황에 이른 영세물류기업의 덤핑과 대책없는 폐업 등으로 시장이 혼탁한 상황이다.

중소물류기업은 시장에서 다양한 경쟁자들과 생존차원의 격한 전쟁을 치르고 있다. 먼저 ‘대형 물류기업’, ‘다국적 물류기업’, ‘물류 스타트업’과 경쟁하고 있다. 더불어 물류기업에 인력을 공급하던 ‘인력 아웃소싱기업’ 중 능력을 갖춘 다국적 및 대형아웃소싱 기업과도 경쟁관계에 놓여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전통적 고객’이었던 유통기업, 제조기업이 더 이상 고객이 아닌 경쟁자로 돌변하고 있는 점이다.

현대글로비스 등 대형물류기업과 DHL등 다국적 물류기업은 ◆그룹의 자체물량 ◆그룹 네트웍을 통한 인맥영업 ◆그룹간 교환 영업 ◆정보력 ◆자금력을 바탕으로 물류시장을 주도하면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쿠팡, 배달의민족 등 스타트업은 대규모 펀딩을 통해 엄청난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새로운 물류 플랫폼에서의 독과점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생활 O2O 서비스는 유통과 서비스에 물류가 연결돼 실체가 있는 서비스로 전환되면서, 물류·유통·서비스가 합체된 새로운 형태로 우리 생활 속으로 들어왔다.

과거 물류기업의 고객이던 제조기업과 유통기업은 물류시장의 강력한 경쟁자로 등장했다. 대기업의 물류자회사 설립은 그룹 물류업무 내재화를 통해 고객 서비스 향상, 비용절감, 긴밀한 고객관계 구축, 그룹물류의 통합과 조정이라는 직접적인 목적에서 추진되었다. 하지만 그룹지배구조와 경영권 상속문제의 해결, 제조·유통·물류의 수직계열화, 경영자원과 사업의 내재화라는 전략적 목적으로 물류자회사 설립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까지 고객이었던 신세계, 롯데 등 대형유통기업과 쿠팡 등 쇼셜커머스 기업은 이미 구축된 물류인프라와 물량을 바탕으로 물류사업화에 시동을 걸고 있다. 이들 기업은 자체물량을 바탕으로 자사의 협력사, 벤더, 셀러의 물류를 대행하는 사업을 언제든지 런칭할 수 있다. 기존 물류기업은 물량 이탈과 함께 기존 고객 지키기 전쟁을 치르게 되었다.

중소물류기업의 사업 환경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최저임금 상승, 주52시간제, 대체공휴일 확대, 공휴일의 유급휴가 의무화 등 인건비가 급상승하고 있으며, 3D업종의 기피로 인한 구인난은 계속되고 있다. 또한 환경규제, 안전규제 강화, 물류센터 조성의 인허가 절차의 경직화, 집단 민원 제기 등은 절차의 경직화, 투자비의 증가, 물류원가의 상승으로 물류산업환경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이에 더해 중소 물류기업 만의 어려움도 가중되는 상황이다. 먼저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시장 창출과 점유율 확대를 위한 원가에 훨씬 못 미치는 비용, 심지어는 무상으로 물류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대기업은 마케팅 비용이라는 명분아래 저가수주(덤핑) 영업이 계속되고 있다.

둘째, 화주기업은 광범위한 정보력을 바탕으로 물류시장의 가격, 서비스 수준, 서비스 공급자(물류기업)를 너무 잘 알고 있다. 물류기업을 다룰 줄 아는 고객은 물류기업 간의 출혈 경쟁 유도와 가격· 비가격적 요구사항을 계약조건에 부가해 화주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있다.

셋째, 경영의 한계 상황에 몰린 영세물류기업은 각종 불법과 편법을 통해 낮춘 조달 원가를 바탕으로 물류시장을 더욱 혼탁한 싸움터로 만들고 있다.

이상근 삼영물류 대표(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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