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4.7%·네이버 1.6% 하락, 규제 쇼크에 이틀째↓
외국인 매물 받아낸 개미 1조 순매수 "시장우려 과도"

사진/카카오
사진/카카오

국내 대표 온라인 플랫폼 카카오와 네이버 주가가 이틀 연속 맥을 못추고 있다. 금융당국과 여당의 온라인 플랫폼 규제 움직임에 외국인들이 두 회사 주식을 대거 팔아치우고 있어서다. 반면 올해 들어 카카오와 네이버를 꾸준히 사들인 개미(개인투자자)들은 외국인이 쏟아낸 물량을 고스란히 받아내며 주가 바닥을 지지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두 회사의 주가 급락에 대해 "시장의 과도한 반응"이라며 규제 이슈가 미치는 단기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9일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6분 현재 카카오는 전 거래일보다 4.69% 내린 13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전장보다 5.05% 하락한 13만1500원에 거래를 시작한 카카오 주가는 장 초반 5% 안팎의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시간 네이버도 1.59% 빠진 40만3000원을 가리키고 있다. 이로써 카카오 주가는 이틀새 16.6% 가량 빠졌고, 네이버도 10.3% 하락했다. 전날 카카오(-10.06%)와 네이버(-7.87%)는 동반 급락세를 보였다. 

이러한 주가 하락은 외국인들이 대규모 매도세에 나섰기 때문이다. 여당과 금융당국이 인터넷 플랫폼에 대한 강력한 규제 움직임을 보이자 외국인투자자들은 대거 '팔자'로 돌아서며 자금을 빼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전날 카카오를 4303억원 순매도했고, 네이버도 2270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주가 급락에 두 회사의 시가총액은 전날에만 13조원 가까이 증발했고, 카카오는 시총 4위 자리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내줬다.

반면 외국인이 쏟아낸 카카오 물량은 개인투자자(6233억원)이 받아냈고, 네이버 역시 개인이 3508억원 가량 순매수했다. 두 종목에 대한 개미들의 하루 순매수액이 1조원에 달하는 셈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7일 '제5차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상황 점검반 회의'를 열고 온라인 금융플랫폼의 금융상품 관련 서비스를 금소법상 '중개' 행위로 판단해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이에 따라 오는 25일부터 네이버파이낸셜과 카카오페이 등은 금융 플랫폼에서 펀드와 연금 등 다른 금융사의 투자 상품을 비교·추천할 수 없게 된다. 해당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게 사실상 힘들어진다는 이야기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와 카카오의 경우 현 시점에서 해당 규제가 미치는 영향은 다소 다를 것"이라며 "카카오페이의 지난해 투자와 대출·보험의 매출 비중은 22.7%이지만, 아직 네이버의 관련 매출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네이버페이의 주력 서비스인 대출의 경우 혁신금융사업자 지정 분야이고, 현재 대출성 상품에 대한 판매대리중개업 등록을 진행 중인 상황"이라며 "카카오의 경우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증권을 통해 투자중개라이선스를, 케이피보험 서비스를 통해 보험중개라이센스를 보유 중이고,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대출의 경우 혁신금융사업자로 지정이 되어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사진/네이버
사진/네이버

여권에서도 인터넷플랫폼을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송갑석·이동주 민주당 의원은 7일 '118개 계열사를 거느린 공룡 카카오의 문어발 확장-플랫폼 대기업의 불공정거래 근절 및 골목상권 생태계 보호 대책 토론회'를 열었다.

송 의원은 "혁신과 성장의 상징이었던 카카오가 소상공인에게 높은 수수료를, 국민에게는 비싼 이용료를 청구하며 이익만 극대화하는 '탐욕과 구태'의 상징으로 전락했다"며 "이번 국정감사에서 카카오의 무자비 한 사업확장의 문제를 강력히 지적하고 소상공인이 체감할 수 있는 상생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규제 움직임이 당장 카카오와 네이버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겠지만, 최근의 주가 하락은 다소 과도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플랫폼 업체들의 영역 확대로 인해 기존 산업과 상충되는 부분들이 발생하고 있어 정부는 이와 관련된 규제를 제정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은 사실이고, 이와 관련된 규제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부분은 장기적으로 주가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중국 정부의 규제로 텐센트, 알리바바의 주가가 크게 하락했고, 미국 하원도 6월 온라인 플랫폼 기업 규제를 위한 법안을 발의해 미국 인터넷 기업들의 주가가 조정을 받기도 했다. 국내의 경우 10월 국정감사를 앞두고 관련된 플랫폼 업체의 규제와 사업 확장과 관련해 화두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안 연구원은 "당장은 규제와 관련된 구체적인 이행 사항이나 수수료율 제한과 같은 직접적으로 매출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크지 않다"며 "이를 고려할 때 추가적인 주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연구원도 "시장은 페이의 중요한 비즈니스 모델이 장기적으로 사라지고, 이것이 페이의 디레이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는데, 이는 과도한 반응"이라며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등에 대해 시장에서 부여하고 있던 기업가치는 10조~15조원 수준으로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전일 주가 하락은 과도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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