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디지털전환·KT 디지털·바이오헬스 찾아
현대건설 AI기업 투자·SK에코는 친환경 공모전

사진/픽사베이

최근 대기업들이 앞다퉈 공모전을 열어 스타트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 대기업은 필요한 기술력을 제공받고, 스타트업은 재정적·인프라 지원을 통해 기술개발에 집중하고 성장에 속도를 낼 수 있어 '윈윈' 전략이 가능하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이 화두가 되면서 대기업들은 오픈 이노베이션과 엑셀레이터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대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과 아이디어를 외부에서 조달하는 한편, 내부 자원을 외부와 공유하면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등 시장 경쟁력 강화에도 효과적이다.

스타트업 육성에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업계는 IT업계로 KT와 LG전자 등이 대표적이다. 양사는 현재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공모전을 개최하고 있다.

LG전자는 생활 가전분야의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유망 스타트업 공모전을 열었다. 기존 지분 투자방식이 아니라 혁신적인 스타트업을 육성해 전략적으로 상생 협력하는 벤처 클라이언트 모델을 활용했다.

모집 분야는 디지털 전환, 신사업 관련 기술·제품·사업모델, ESG 등이다. 특히 LG전자는 자사 제품과 연계가 가능한 서비스,사업화 모델, 제품 아이디어, 환경리스크 대응을 위한 사업화 기술·아이디어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본다.

KT는 지난해부터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디지털·바이오헬스 사업을 선정하고 시장 진입을 적극 추진해 왔다. 이번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KT의 ABC(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래 혁신을 주도할 스타트업들을 발굴하고, 향후 파트너십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기획됐다.

KT는 오는 24일까지 참가기업을 모집한다. 예비창업자부터 법인 설립이 완료된 국내외 디지털&바이오 헬스 사업 분야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다. 세부 영역에 제한은 없지만 사업협력 시너지를 고려해 ‘AI진단’, ‘디지털치료제’, ‘데이터기반 플랫폼’ 사업 영역을 우대할 방침이다. 최종 결과는 서류와 인터뷰 심사 등을 거쳐 10월 초 발표한다.

선발 기업 중 희망하는 업체는 KT나 협력기관이 보유한 공간에 입주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KT가 보유한 인프라를 통해 투자유치 및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하고 KT의 사업과 연계된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스타트업에게는 KT 현업부서와 ‘일대일 매칭’을 통해 상용화 논의, 공동 연구개발, 시제품 제작 등을 지원하는 ‘2022년도 비즈 콜라보레이션 프로그램’에도 추천된다.

건설업계에서도 엑셀레이터 법인을 설립하고 2025년까지 스타트업 투자전략을 세우는 등 협업을 통한 스마트안전기술 개발을 택했다. 가장 대표적인 건설사는 현대건설, 호반건설과 SK에코플랜트 등이 있다.

현대건설은 스타트업에 대한 선제·전략적 투자를 통한 신사업 추진과 중장기 경쟁력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2025 전략'을 발표하고 올해 초 인공지능(AI) 기반 3D 설계 솔루션 전문기업인 텐일레븐에 지분 투자를 했다. 텐일레븐은 AI 건축자동설계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이러한 스타트업의 기술력을 통해 기존 5일 이상의 시간이 필요한 계획 설계의 개발사업 타당성 업무를 1시간 내로 단축시켰다.

호반건설은 2019년 국내 건설사 최초로 엑셀러레이터 법인 '플랜에이치벤처스'를 설립하고, 오픈이노베이션팀을 신설하는 등 외부 혁신 기술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올해까지 16곳의 스타트업을 인수했다.

호반건설은 이들 스타트업 기업들을 사옥 3층에 입주시켜 스마트건설, 친환경 솔루션, 스마트시티 등 분야 스마트홈, 생체인식 보안, 스마트팜, 모듈러건축, 제로에너지 솔루션 기술 및 제품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도 최근 친환경 경영을 이어가며 이와 관련 건설기술 공모전인 ‘콘테크 미트업 데이를 개최했다. 콘테크(ConTech)는 건설(Construction)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다. 자동화·디지털화 등 4차산업 기술을 활용해 건설공정의 생산성을 높이는 혁신기술을 의미한다.

분야는 총 두 가지로 ‘즉시 적용 가능 기술’ 분야는 국내 소재 기업이면 누구나 공모가 가능하다. ‘공동 R&D 진행 기술’ 분야는 중소기업과 스타트업만을 대상으로 한다.

상세 모집 기술은 ▲친환경(신소재, 철근대체제, 플랫폼) ▲에너지(CCUS, ESS기술, 태양전지, 그린수소, 해상풍력 부유체) ▲스마트건설·DT(BIM설계) ▲원가절감·공기단축·공법개선·품질 등이다. 공모 접수는 15일부터 오는 30일까지 진행된다.

한 대형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의 스타트업 투자와 관련해 "건설현장은 고위험 작업을 대체해 중대재해를 줄이는 것이 가장 급선무"라며 "이러한 방안으로 스마트안전기술이 예방책으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대기업은 유망한 안전기술력을 가진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이를 현장에 도입할 수 있어 적극적인 육성에 나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타트업은 자금력이 부족한데 이를 지원받아 기술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어 기술 개발이 예상보다 빠른 시일 내에 완료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패션업계에서도 스타트업과의 동반성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패션과 투자 분야에 노하우를 가진 전문 구성원들이 브랜드를 발굴하고 지원하며 시장 내 영향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무신사가 대표적으로 올해 중소브랜드와 스타트업 대상 460억원 규모에 달하는 투자를 50여건 진행했다. 예컨대 무신사가 디자인 스타트업을 발굴 및 육성을 통해 유니콘 등으로 성장할 경우 무신사의 입지력도 함께 높아진다.

실제 그 결과로 피투자사의 기업 가치는 1조1620억원을 넘어섰으며, 투자 초기와 비교해 기업별로 평균 93% 이상 성장했다.

무신사 파트너스 관계자는 "브랜드와의 동반 성장이 무신사 매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며 "입점사가 안정적으로 브랜드를 전개할 수 있도록 마케팅 협업과 인프라 제공, 자금 지원 등을 병행해 플랫폼 속 다양한 컬러를 살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잠재력이 있지만 경영 전문성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패션 업계 내 기업들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며 “스포츠, 캐주얼 등 무신사가 강점을 가진 분야는 물론, 다양한 패션 카테고리 브랜드와 혁신을 만드는 패션 IT 기업에도 적극 투자하며 함께 성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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