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시중은행 달러예금 2조 늘어…정기예금은 20조↑
코덱스 미달러선물레버리지 ETF에 4일간 42억 몰려

달러. 사진/pixabay
달러. 사진/pixabay

시중의 부동자금이 안전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 5개 시중은행의 정기예금은 한달새 20조원 급증했고, 달러예금에도 2조6000억원 넘게 돈이 몰렸다. 여기에 달러선물 상장지수펀드(ETF) 등 달러자산 투자 역시 늘어나는 추세다. 시중은행의 예금금리 인상 '릴레이' 속에 전 세계를 덮친 인플레이션 공포, 코로나19의 새 변이 '오미크론'의 등장으로 위험회피 심리는 더욱 강해질 수밖에 없어 예금과 달러 ETF 등 안전자산의 투자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달러예금 총 잔액은 총 541억1871만달러로 전월(518억8020만달러)보다 22억3800만달러 가량 늘었다. 한 달 새 2조6600억원(환율 1189원 기준) 가량의 자금이 신규로 유입된 것이다. 

국내 기업·가계이 보유한 전체 달러예금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10월 말 거주가 달러예금은 한 달 전보다 53억7000만달러 증가한 875억2000만달러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대치다. 거주자 달러예금은 내국인과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등이 은행에 맡긴 달러예금을 말한다. 

달러예금은 지난 8월(803억8000만달러)과 9월(821억5000만달러)에 이어 10월까지 석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세부적으로 기업 달러예금이 704억9000만달러로 50억7000만달러 늘었고, 개인 달러예금은 170억3000만달러로 3억달러 확대됐다. 

이처럼 달러예금이 불어나는 것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자 가계는 물론 기업들이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를 금고에 쌓아두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환율 상승 기대감에 기업들이 수출 등으로 벌어들인 달러 매도 시기를 늦추고 해외투자 등을 위한 자금을 예치하면서 달러예금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은행의 정기예금에도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지난 10월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총 652조8753억원으로 한달 전보다 20조4583억원 가량 늘었다. 이는 최근 3년 내 최대 증가폭이다.

주요 은행들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발맞춰 예·적금 금리를 잇따라 올리고 있는 만큼 예금으로의 '머니무브'(자금이동) 현상은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6일부터 19개 정기예금과 28개 적금 상품의 금리를 올렸다. 인상 폭은 최소 0.20%포인트에서 최대 0.40%포인트다. '우리 Super' 정기예금 금리는 최고 연 1.15%에서 1.45%로, '우리 Super' 주거래 적금 금리는 최고 연 2.55%에서 연 2.80%로, '우리 으쓱(ESG)' 적금 금리는 최고 연 1.65%에서 2.05%로 인상됐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9일 17개 정기예금·시장성예금, KB두근두근여행적금 등 26개 적립식예금 상품의 금리를 최고 0.40%포인트 올렸다. 이에 따라 비대면 전용상품 KB반려행복적금의 3년 만기 기준 최고금리가 연 3.10%로 높아졌고, KB더블모아 예금의 1년 기준 최고금리는 연 1.80%로 인상됐다.

하나은행도 지난달 26일부터 '주거래하나' 월복리적금 등 적립식예금 5종의 금리를 올렸다. '하나의 여행' 적금 금리는 최고 연 2.30%에서 2.70%로 0.40%포인트 상승했고, '하나원큐' 적금 금리도 최고 연 2.30%에서 2.60%로 0.30%포인트 높아졌다. '도전365' 적금 등 7개 적립식 예금 상품과 '3·6·9' 정기예금 등 6개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도 0.25%포인트 올렸다. 

신한은행 역시 예금금리를 최대 0.40%p 인상했다. '안녕, 반가워 적금'은 1년 만기 최고 연 4.2%로, '신한 알.쏠 적금'은 1년 만기 최고 연 2.6%로 올랐다. 1년 만기 디딤씨앗적립예금은 금리가 연 2.05%로 변경됐으며, 3년 만기 미래설계크레바스 연금예금은 0.3%포인트 인상된 연 1.85%가 적용된다.

달러선물 상장지수펀드(ETF) 등 달러자산에 투자하는 개미들도 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일까지 4일간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 ETF를 41억5677만원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KODEX 미국달러선물 ETF는 9억2673억원 가량 매수우위를 보였다. 

이들 상품은 국내 달러선물 기반 ETF 중 순자산총액이 가장 큰 대표적인 달러 투자 상품으로 꼽힌다. 

수익률도 좋다. KODEX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 ETF의 최근 1년간 수익률은 12.4%,  KODEX 미국달러선물 ETF는 6.3% 수준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인플레이션 장기화 속에 오미크론 변이 확산 등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안전자산인 은행 예금과 달러관련 투자상품이 다시금 주목받는 분위기"라며 "특히 달러ETF의 경우 변동성이 다른 상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고 수익률도 양호해 투자수요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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