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긴축 예고·동유럽발 긴장에 코스피 변동성 확대
대어급 상장에 수급도 악재…"하방압력 가중될수도"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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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의 공포'가 주식시장에 휘몰아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조기 긴축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드는 데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부각되면서 외국인의 '팔자' 행진이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높아지고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기조가 이어지면서 당분간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 41분 현재 코스피는 2.06% 내린 2734.62를 가리키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5.59포인트(0.20%) 내린 2786.41로 출발해 낙폭을 키우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3078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2793억원, 20억원 각각 순매수 중이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우려와 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위험 고조에 장중 급락했다가 막판 급반등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점심 무렵 3.25%까지 떨어졌다가 오후에 반등해 0.29% 오른 3만4364.50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3.99%까지 급락했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도 0.28% 올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90% 폭락 뒤 반발 매수 유입에 0.63% 상승했다.

전날 코스피는 2792.00에 장을 마쳐 종가 기준 2020년 12월 23일(2759.82) 이후 13개월 만에 2800선을 하회했다. 전날에도 외국인이 4352억원을 순매도해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날 코스피의 급락세는 반도체와 정보통신(IT), 자동차 등 지수를 떠받치고 있는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이 주도하고 있다. 

같은 시간 삼성전자는 1.46% 내린 7만4000원에 거래 중이며, SK하이닉스는 보합세인 11만9000원 가리키고 있다.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간 삼성전자는 현재 7만5000원선까지 붕괴됐고, SK하이닉스도 4거래일째 반등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네이버(-1.37%)와 카카오(-1.22%) 등 국내 대표 IT 기술주 역시 1%대 하락세다. 현대차(-1.78%)와 기아(-2.41%) 등 자동차주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코스닥 지수도 하락세가 가팔라지며 900선마저 위태로운 상황이다. 같은 시간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1.42% 빠진 902.44를 나타내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이 300억원 넘게 순매도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금융시장의 불안한 장세가 불가피해 위험자산 회피와 안전자산 선호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이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 가운데 경기불안 심리와 동유럽,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등 악재가 겹친 상황"이라며 "경기불안 심리가 커진 데 따른 조정 국면에는 주가와 유가가 하락하는 위험자산 회피와 금리가 하락하고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안전자산 선호 양상이 뚜렷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내고 올해 코스피 목표지수를 종전 2800∼3400에서 2650∼3150으로 낮춰잡았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정점 통과 기대와 긴축 고삐를 죄겠다는 연준의 어색한 결합에 미국 실질 금리가 연초 이후 46bp(1bp=0.01%포인트) 급등했고, 현 사이클 대장주 나스닥이 1월 중 12%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설상가상으로 러시아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시장 혼란을 가중했다"며 "이는 잠복한 불확실성에 대한 시장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헤지(위험 회피) 필요성을 환기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망보다 대응 영역에 가까운 지정학적 리스크는 쉽게 풀리지 않는 고민"이라며 "러시아 리스크 회피를 위한 외국인 투자가의 코스피200 지수선물 매도는 상승 추세 전환을 가로막는 요인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달 27일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다음달 15일 현대엔지니어링 등 기업공개(IPO) '최대어' 기업들의 상장이 줄줄이 예정돼 있는 만큼 수급 여건이 당분간 개선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경민 연구원은 "오는 27일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이 국내 대형주 수급의 블랙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상장 후 LG에너지솔루션이 추가로 오르면 대형주 수급압박과 코스피 하방 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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