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러시아 공장 긴장…반도체도 예의주시
원유·LNG 등 원자재 오르면 수익악화…수출도 타격

우크라이나를 사이에 두고 서방과 러시아 간 긴장이 더욱 고조되면서 우리 정부는 물론 기업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25일 열린 제227차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미러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정부도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언급했다. 사진/연합뉴스
우크라이나를 사이에 두고 서방과 러시아 간 긴장이 더욱 고조되면서 우리 정부는 물론 기업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25일 열린 제227차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미러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정부도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언급했다. 사진/연합뉴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주변 군사력 증강에 대응해 동유럽 내 방위 강화 움직임을 보이고, 이에 맞서 러시아가 실전훈련을 위한 발트함대의 출항을 발표하는 등 서방과 러시아 간 긴장이 더욱 고조되면서 세계 각국이 긴장하고 있다.

이 같은 우려에 미국은 물론 유럽, 일본, 한국 등 글로벌 증시가 최근 며칠사이 폭락했다. 가상자산 역시 끝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미국 정부가 러시아의 핵심 기간산업의 숨통을 조이기 위해 중국 기업 화웨이에 적용한 것과 유사한 제재를 가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국내 기업들도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25일 당국에 따르면 나토는 24일(현지시간) 나토 동맹국들이 동유럽에 주둔하고 있는 나토 군대에 군함과 전투기를 추가로 보내 나토의 억지력과 방위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도 나토 동맹 동부 지역에 주둔 병력 증강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우크라이나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 나토 등 서방과 러시아 간 협상이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가 한층 높아진 가운데 나온 것이다.

2014년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합병한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 국경에 약 10만 명의 병력을 배치했다. 우크라이나 북부와 접경한 벨라루스로도 연합훈련을 명분으로 군사력을 이동 배치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미국 바이든 정부는 러시아의 핵심 기간산업의 숨통을 조이기 위해 중국 기업 화웨이에 적용한 것과 유사한 제재를 가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대부분 글로벌 중개무역으로 경제활동을 영위하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미중 갈등에 이어 미러 갈등으로 수입 원자재가 상승은 물론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돼 바짝 긴장하는 상황이다.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전자는 모스크바 인근 칼루가 지역 공장에서 TV를, LG전자는 모스크바 외곽 루자 지역 공장에서 가전과 TV를 생산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주요 가전 분야에서 러시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현지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주로 러시아 내부에서 소비되기 때문에 현재 긴장상황이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면서 "다만 전쟁 발발 때는 공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30%대의 점유율로 러시아 스마트폰 시장을 접수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미국의 경제 제재가 가하질 경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기술과 디자인이 조금이라도 적용된 반도체의 러시아 수출이 막히기 때문이다.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은 "우리나라가 러시아에 수출하는 반도체 절대 금액 자체는 미미하다"면서도 "제재의 범위가 어디까지냐에 따라 영향은 달라질 수 있다. 삼성 스마트폰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들어가는데 여기에는 미국의 반도체 설계 기술이 필수적으로 들어간다"고 했다.

자동차의 경우 한국의 대러시아 15대 수출 품목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해 연간 24억9600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 자동차 부품은 14억5400만달러를 수출해 2위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상트페테르부르크 현지에서 공장을 운영 중이다.

원자재 가격 급등 가능성도 우려된다. 우리나라는 러시아에서 원유, 나프타, 유연탄, 천연가스 등을 주로 수입하고 있다. 최근 두바이유는 우크라이나 전운 고조 등의 영향으로 최근 배럴당 86달러 선까지 치솟았다. 나프타는 이달 21일 기준 톤당 777.5달러로 연초 대비 4.56% 상승했다. 액화천연가스(LNG)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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