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6월 J100 출시…미출고 물량 1만3000대 넘어” 
살리는 것보다 청산가치 더 높아 새주인 찾기 난항 예상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 무산으로 쌍용차가 또다시 청산 가능성이라는 벼랑 끝에 내몰리게 됐다.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 무산으로 쌍용차가 또다시 청산 가능성이라는 벼랑 끝에 내몰리게 됐다.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 무산으로 쌍용차가 또다시 청산 가능성이라는 벼랑 끝에 내몰리게 됐다. 

쌍용차는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3월 25일 예치해야 할 인수대금을 예치하지 않아 인수·합병(M&A) 투자 계약이 해제됐다”고 28일 공시했다.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은 올해 1월 3049억원에 쌍용차를 인수·합병(M&A)하는 본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계약금을 제외한 잔금 2743억원을 관계인 집회(4월 1일) 5영업일 전인 이달 25일까지 내지 못하면서 쌍용차와의 계약이 해제됐다.

쌍용차는 2020년 4월 대주주인 마힌드라가 신규 투자를 거부하고, 그해 6월 쌍용차 지배권을 포기하면서 새 주인 찾기 여정을 시작했다.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오토모티브홀딩스'가 투자에 관심을 보이면서 쌍용차의 새 출발도 임박한 것으로 전망됐지만, 최종적으로 투자로 이어지지 않았다.

결국 쌍용차는 경영난이 심화하면서 지난해 4월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했고,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M&A를 추진했으나 이마저도 끝내 무산됐다. 이번 계약 해지로 쌍용차는 제한적인 경쟁입찰이나 수의계약으로 M&A를 재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쌍용차 매물이 매력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앞서 법원 조사위원은 쌍용차를 존속하는 것보다 청산하는 것이 가치가 높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쌍용차의 청산가치는 9820억원이고, 쌍용차가 유지될 경우의 미래 수익을 따진 계속기업가치는 6200억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입찰 공고 당시 쌍용차에 인수의향서를 보낸 업체와 사모펀드 등은 11개에 달했지만, 본입찰에는 카디널 원 모터스(HAAH오토모티브 새 법인) 컨소시엄, 인디EV,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 3곳만 참여했다.

SM그룹 등 다른 기업들이 입찰을 포기한 점을 고려하면 다시 M&A를 추진한다고 하더라도 새로운 인수자가 나타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인수자가 나오더라도 에디슨모터스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할지도 미지수다.

새로운 인수자가 나오지 않으면 쌍용차는 청산 절차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400여개에 달하는 쌍용차 협력사들의 연쇄적인 파산까지 우려된다.

에디슨모터스의 인수를 반대했던 쌍용차 상거래 채권단은 기업가치를 올린 뒤 매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쌍용차가 6월 말 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 'J100'의 성공적 출시를 통해 반전을 이뤄낼 수 있다는 주장이다. 과거 쌍용차는 경영난 상황에서 출시한 티볼리가 선풍적 인기를 끌며 재무구조를 개선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당장 인건비와 신차 개발비 등이 부족한 쌍용차가 든든한 주인 없이 반전 상황을 만들어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협력사로 구성된 상거래 채권단이 신차 개발을 지원한다고는 하지만, 매달 수백억원씩 들어가는 운영자금을 감당하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쌍용차 측은 매각 여건이 지난해 6월 M&A 절차를 시작할 당시와 비교해 현저히 개선됐다며 재매각에 자신감을 보였다. 

쌍용차 관계자는 “개발 여부가 불확실했던 J100의 개발이 완료돼 6월 말 출시를 앞두고 있고, 또 실행방안이 구체화 되지 않았던 미래 생존 기반인 친환경차로의 전환도 글로벌 전기차 선도기업인 BYD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내년 하반기에 'U100'을 출시하는 등 실행방안이 구체화됐다”면서 “또한 사우디아라비아 사우디 내셔널 오토모빌스(SNAM)와의 CKD(반조립제품) 사업과 관련해 올해 1월 현지 공장이 착공되면서 2023년부터 연 3만대 규모의 수출 물량을 확보하게 됐다”고 했다.

쌍용차 측은 또한 현재 미출고 차량이 약 1만3000대에 달하는 등 반도체 수급 문제만 해결되면 생산라인을 2교대로 가동해야 할 정도로 실적도 회복세를 보인다고도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산업은행 등을 통해 공적자금을 쌍용차에 투입해 회생시키는 방안도 거론하고 있다. 하지만 2004년 상하이자동차, 2010년 마힌드라에 매각됐다가 또다시 경영난에 빠진 쌍용차를 세금으로 살릴 명분이 부족하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한편, 지난해 4월 기업회생절차를 개시한 쌍용차는 회생계획안 법정 인가 기한(1년6개월)인 올해 10월까지 새로운 인수자를 찾아 회생계획안을 인가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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