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주현 엠디엠 회장, '도시가 세계를 지배한다' 연사로 나서

문주현 엠디엠 그룹 회장. 사진/HDI인간개발연구원
문주현 엠디엠 그룹 회장. 사진/HDI인간개발연구원

"디벨로퍼란 우리 말로 부동산개발자로, 땅 매입부터 기획·설계·금융·건설·마케팅에 이르는 전 개발과정을 관리하는 것을 말합니다. 즉 코디네이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대기업 총수보다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디벨로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문주현 엠디엠 그룹 회장은 12일 오전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2060회 경영자 연구회'에서 이와 같이 말했다.

문 회장은 인간개발연구원이 주최한 이날 세미나에서 '도시가 세계를 지배한다'를 주제로 연사로 나왔다.

우선 문 회장은 현대도시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디벨로퍼의 개념을 설명했다.

문 회장은 "사업을 인간이라고 가정할 때 디벨로퍼는 두뇌"라며 "설계부터 금융, 신탁, 마케팅, 시공, 관리 등 사업의 모든 과정을 아이디어와 의사결정으로 움직이는 존재"라고 정의했다.

디벨로퍼에게 필요한 대표 자질로 '창조성'을 강조하면서 대표적인 예시로 애플의 스티븐 잡스를 들고, '통찰력'으로는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를 제시했다.

문 회장은 1998년 4월 부동산개발·마케팅회사인 엠디엠을 창업했다. 

그는 "창업 이후 4만세대에 이르는 분양 마케팅과 컨설팅 등을 제공했다"며 "부동산 시장을 읽고 개발사업을 준비한 끝에 종잣돈을 마련해 국내 대표 디벨로퍼 회사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후 엠디엠은 부동산개발 뿐만아니라 부동산신탁, 캐피탈, 자산운용, 리츠 등 금융분야를 수직계열화하여 종합부동산금융그룹으로 성장했다. 지난 1일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규모기업집단 지정 발표에서 부동산개발회사로는 최초로 50대 그룹에 진입하기도 했다.

문 회장은 엠디엠에서 진행한 디벨로퍼 개발의 성공 사례도 소개했다. ▲시공사 지급보증 없이 개발한 첫 사례인 대우 월드마크 센텀 ▲장기 미분양 토기의 ‘토지 리턴제’를 활용한 광교 푸르지오 월드마크 ▲악성 미분양 토지를 교통, 쇼핑, 자연환경이 어우러진 몰세권 대단지로 바꾼 고양 e편한세상 삼송 1~4차 ▲ 기존에 없던 새로운 커뮤니티 공간의 신주거개념을 도입한 광교 더샵 레이크시티 등의 개발 사례 등을 예시로 들었다.

그는 "일반적으로 선호되는 평평한 땅이 아닌 경사진 땅을 개발하거나 아래로 지하철이 지나가는 땅에 광장과 길을 올렸다"며 "위기에서 기회를 포착하는 통찰력이야말로 성공하는 디벨로퍼의 필수 덕목"이라고 했다.

문 회장은 도시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문 회장은 "도시는 인구와 생산, 소비, 금융, 지식 자산이 모두 집중된 곳"이라며 "코로나19로 도시와 공간의 중요성이 더욱 커져 새로운 가치 창출의 수단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서울은 현재 글로벌 경쟁력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며 "세계 도시 종합경쟁력에서 서울은 5년 사이 6위에서 8위로 하락했다"고 우려했다.

문 회장은 국내 도시가 마주친 현실의 문제점에 대해 저출산과 고령화로 줄어드는 '사람', 부족한 주택과 교통체증, 대기오염 등 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생활', 경제기반이 약화되고 성장동력을 상실하고 있는 '경제', 개성을 상실한 '도시경관' 등 4가지가 있다고 정의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문 회장은 도시의 발전방향을 제시했다.

문 회장은 "도시는 ‘천년대계(千年大計)’로 추진해야 하는 장기사업으로, 큰 틀을 잡아야 한다"고 정리한 뒤, 성장동력 강화와 지속가능한 발전, 자본과 인력의 유입, 경관관리를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시 발전을 추진하기 위한 필수요건으로는 정부와 민간의 유기적 협력, 풍부한 자본과 우수한 인력을 제시했다. 이를 대표하는 사례로 미국 맨해튼의 허드슨 야드, 로스앤젤레스의 플라야비스타, 샌프란시스코의 바이오 클러스터,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샌즈 등을 들었다.

아울러 도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 자본과 인력 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예술 컨텐트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문 회장은 우리 도시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제시하며 우선 규제에 대해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다양한 시도가 가능하도록 네거티브(negative)규제체계 적용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어 대규모 공공부지 도시재생에서는 디벨로퍼의 아이디어로 사업을 주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뒤이어 도시 경관을 개선하기 위해 ‘슈퍼블록’ 단위로 개발하는 등 랜드마크와 스카이라인을 동시에 조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도쿄와 뉴욕 등 선진국 도시에서 용적률 완화로 도심 발전을 이끈 사례를 예시로 들었다.

문 회장은 "도시는 고밀화, 집적화된 복합개발을 통한 원스톱 라이프의 결정체"라며 "도시 개발 성공의 열쇠는 사람과 기업을 모으기 위한 민간 참여와 규제 완화에 있다"고 당부했다.

한편 엠디엠그룹의 문 회장은 한국부동산개발협회의 제3·4대 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명예회장을 맡고 있다. 또한 582억원을 출연한 재단법인 문주장학재단의 이사장으로 사회공헌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