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기 딛고 일어선 소상공인에 희망을⑤
중소기업신문-부자비즈 창업전략연구소 공동기획 

창업·부업 수요 무인매장으로 몰린다. 사진/연합뉴스
창업·부업 수요 무인매장으로 몰린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0년 5월 이강보씨(44세)는 부산에서 무인매장을 오픈했다. 그가 오픈한 매장은 무인프린트 카페였다. 대학가 앞에서 흔히 볼 수 있던 복사가게를 무인화한 매장이다.

코로나로 언택트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무인매장이 뜰 것이라는 판단으로 한 선택이었지만 오픈을 앞두고 걱정이 많았다. 사람은 없고 복사기만 덩그러니 있는 매장에 사람들이 올까?

인건비는 절약할 수 있겠지만 월세 내고 원하는 만큼 소득을 제대로 올릴 수 있을까? 하지만 이 사장의 걱정은 기우였다. 부산 부경대 앞에 설치한 무인프린트 카페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기대이상이었다.

매출이 높지는 않지만 순수익률이 50% 이상이라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자신감을 얻어 다음 달에는 부산대 앞과 울산대 앞에 2호점과 3호점을 오픈한다.

◆ 일자리 뺏는 게 아니라 구인난을 극복하게 한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가장 급성장한 업종을 꼽으라면 바로 무인업종의 성장이다. 인건비가 오르면서 코로나 이전부터도 무인 카페는 성업 중이었지만 업종에 한계가 있었고 일부 업종은 턱없이 낮은 수익성으로 창업자들에게 실망을 주기도 했다.

물론 현재도 무인 매장의 수익성이 모두 다 높은 건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구인난이 심각한 요즘 무인카페는 인기다. 업종도 다양해지고 있다.

무인매장이 인기를 얻는 가장 큰 이유는 구인난으로부터의 해방이다. 인건비가 오르기도 했지만 필요한 인력을 적기에 구하기 어려운 구인난도 큰 문제다. 무인매장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은 대체로 사람 관계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걸 무인매장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다.

기존 소상공인 업종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자유 시간이 많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대부분의 무인 매장은 하루에 1~2시간만 투자하면 자유롭게 자기 시간을 활용할 수 있어 직장인들의 투잡으로 인기다. 주부들도 육아와 가사를 병행할 수 있다는 점을 무인 매장 창업의 가장 큰 강점으로 꼽는다.

이런 이유로 직장 생활에서 번아웃이 온 직장인들이 투잡으로 고려했다가 무인 매장이 본업이 되는 경우도 많다.

◆ 직장인 투잡, 살림 육아 병행해야 햐는 주부에게 인기

올해 33세인 성민지 사장도 7~8년간 하던 직장 생활을 그만두고 무인매장을 창업한 사례다. 그녀가 택한 업종은 무인 문구점이다. 경기도 구리시에서 <빵꾸똥꾸문구야>를 운영하고 있다. 이제 창업 7개월 차를 맞았다.

무인 매장을 택한 이유는 인건비 절약, 사람 관계로부터의 해방 등이었지만, 하루 종일 매장에 붙어있지 않아도 돼 자유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었다.

성민지 시장은 악착같이 월급의 70~80%를 모아서 창업했다. 다행히 매장 소득은 만족스럽다. 월 300만원 정도의 소득을 얻는데 이 정도 수준이면 무인 매장에서는 상위권 소득인 셈이다.

무인이라고 하지만 적지 않은 소득을 얻는 만큼 나름대로 매장 운영에 정성을 많이 들인다. 하루에 한 번은 꼭 매장에 들러서 1~2시간가량 청소를 하거나 입고된 제품을 진열한다. 도난 등에 대한 점검도 한다. 물건 수발 주는 자동으로 된다. 무인 셀프계산대를 통해 판매된 물건이 카운트되면서 부족한 재고량만큼 가맹본사에서 발주가 진행된다.

언택트 매장이지만 항상 전화번호를 오픈해 놓고 고객들에게 문제가 생기면 자주 소통을 한다. 성민지 사장처럼 무인 매장이라도 관리에 정성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무인 매장이라고 해서 매장을 방치하면 망하기 십상이다.

무인 복사가게 프랜차이즈인 <프린트카페>를 운영하는 이현우 대표는 "용지 교체부터 컴퓨터 관리까지 모두 원격으로 처리할 수 있다. 가맹점주는 앱을 통해 스마트폰으로 매장 관리를 원격으로 할 수 있다. 하지만 매장의 청결관리는 원격으로 할 수 없다. 어느 정도 관심을 가지고 매장 청결관리를 해야 하며 문제 상황에 대해서 고객과 소통할 수 있을 정도의 시간은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은 부산의 부경대학교 인근 프린트카페 무인매장을 운영하는 이강보씨()와 서울의 한 무인셀프사진관. 사진/부자비즈 창업전략연구소
부산의 부경대학교 인근 프린트카페 무인매장을 운영하는 이강보씨(왼쪽)와 무인셀프사진관. 사진/부자비즈 창업전략연구소

◆ 도소매업종, 서비스업, 외식업까지 무인매장에 관심

무인커피숍, 무인스터디카페, 무인아이스크림가게, 무인즉석사진관, 무인편의점, 무인라면가게, 무인애견샤워장, 무인세탁소, 무인독서실, 무인PC방, 무인밀키트전문점 등 무인 매장 업종은 갈수록 늘어난다.

동네 슈퍼를 낮에는 유인, 밤에는 무인으로 운영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편의점들도 최근 들어 유·무인 하이브리드 매장으로 많이 운영하는 추세이다.

도소매 무인 매장의 경우 투자비가 적게는 7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5000만원대이다. 서비스업종의 경우 매장 규모에 따라서 다른데 스터디 카페나 코인노래방의 경우 2억원대 투자비가 든다. 무인 사진관은 1억원 안팎으로 든다.

코로나 팬데믹은 성장 일로에 있던 무인 매장에 기름을 껴얹었다. 업종의 다양화와 확산을 가속화시킨 것이다. 무인화를 확산시키는 주요 요인 중 하나는 우리나라의 높은 치안 수준을 꼽을 수 있다. 무인매장의 설비 및 장비 파손, 도난 사건 등이 생각보다 적었던 것이다.

도소매업종의 경우 무인 매장의 진입장벽은 생각보다 낮은 편이다. 셀프 계산대를 설치하고 성능이 좋은 CCTV와 대형 모니터 등을 설치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신용카드 등으로 입출입 통제 시스템을 구축하면 된다. 무인 매장 구축에 필요한 설비와 장비를 공급하는 업체들도 많다. 외식업은 이보다 좀 더 복잡하다. 일단 조리가 가능한 로봇의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대부분 렌털을 통해서 도입하고 있다.

대부분의 무인 매장들은 규모가 크지 않고 고객 편의성을 중진 시키는 장소에 위치해 있어 큰 사고 우려가 없다는 게 지금까지 운영을 통해 나온 결과다.

코로나 엔데믹 시대가 되어도 무인매장은 여전히 성업을 누릴 걸로 전망된다. 특히 무인매장은 우리나라 소상공인 시장 변화에 가장 큰 변수로 꼽을 수 있는 인구 절벽 시대, 구인난에 대한 대안으로 꼽을 수 있다. 현재는 직장인이나 주부들의 투잡으로 인기가 높지만, 고령화가 더 진전될수록 어느 정도 투자 여유가 있지만 고된 노동이 두려워서 창업을 하지 못하는 고령자들에게도 노후에 새로운 경제력을 제공하는 사업 아이템이 될 수 있다.

◆ 미래형 소상공인, 유·무인 하이브리드 점포가 부상할 것

무인매장과 함께 유. 무인이 병행 운영되는 하이브리드 매장도 늘어날 전망이다. 커피숍의 경우 100% 무인 매장보다는 협동 로봇을 활용한 유·무인 복합형 하이브리드 매장이 인기다. 다양한 식재료를 취급해야 하는 음식업의 특성상 위생 관리를 위해서는 사람이 매장에 상주하는 게 좋다는 것이다. 편의점이나 슈퍼마켓도 낮에는 유인, 고객이 적은 밤에는 무인 운영으로 바뀌는 추세이다.

무인화는 일자리를 빼앗아가는 걸로 여겨질 수도 있지만 오히려 구인난 해소를 도와주고 사람이 보다 중요하고 고부가가치가 있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보는 게 맞다.

현재 무인매장이 가장 활발한 분야는 도소매업 분야이다. 구매 시간에 노력을 많이 들이지 않아도 되고 쉽고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는 편의품 분야에서 무인 매장이 가장 많이 등장하고 있다.

서비스 업종에서는 공간 대여나 시설 장비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업종에서 무인 매장이 많이 등장하는 추세이다. 외식업의 경우 커피숍 정도가 무인 매장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밀키트는 무인 매장과 유인 매장 두 가지 타입이 모두 운영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급성장한 무인화 트렌드는 현재는 비교적 단순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IoT 기술과 결합돼 더욱 고도화될 전망이다. 안면인식 등 고객 정보를 기반으로 맞춤형 제품을 추천하고 인공지능 로봇이나 장비를 통해 초개인화된 서비스가 제공되는 수준으로 발전해 나갈 전망이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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