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산업 로봇 실적은 아직? 2020년에는 매출·생산 '역성장'
코로나 팬데믹으로 비대면·자동화 트렌드…로봇 '붐' 이끌어

 LG전자 안내로봇인 LG 클로이 가이드봇(LG CLOi GuideBot)이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에서 관람객에게 주요 전시품을 해설하는 도슨트 역할은 물론, 편의시설과 주변 관광지도 안내한다. 사진/LG전자
 LG전자 안내로봇인 LG 클로이 가이드봇(LG CLOi GuideBot)이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에서 관람객에게 주요 전시품을 해설하는 도슨트 역할은 물론, 편의시설과 주변 관광지도 안내한다. 사진/LG전자

국내 로봇시장 성장 속도가 가속화되리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아직 국내 대부분 로봇 기업은 적자를 면치 못하거나 성과가 미미한 수준이지만, 대기업들은 로봇 산업의 미래 가능성에 주목하고 일찌감치 먹거리 선점에 나섰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휴림로봇’의 경우 올해 1분기 매출액은 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1% 늘었다. 단 영업손실은 1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영업손실인 9억원보다 적자폭이 커졌다.

‘로보스타’의 경우 올해 1분기 매출액은 2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4% 줄었으며 영업손실 또한 6억8000만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됐다. 로보스타는 LG전자의 자동화 로봇 계열사로 수직 다관절 로봇 등을 공급하고 있다.

단 LG전자 측은 상하이 법인의 회계 표기 차이, 사업 포트폴리오 효율화를 위한 종속기업 ‘로보메디’청산 등의 요인이 있는 만큼 단순비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반면 유진로봇의 경우 2019년 1분기 이후 3년만에 흑자전환하는 데 성공하며 적자의 늪에서 탈출했다. 유진로봇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8% 증가하고 영업이익도 21억원을 기록했다.

자율주행로봇 전문기업 로보티즈는 매출액은 62억원으로 1년 전보다 34% 증가하고, 영업손실도 3억원으로 10억원 규모에서 크게 줄었다.

로봇은 대표적인 미래 산업으로 꼽히지만 아직까지 다수 기업들의 실제 성적표는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첫 해인 2020년에는 국내 로봇산업 매출, 생산 등의 지표가 오히려 역성장하기도 했다.

‘2020년 로봇산업 실태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로봇산업 매출은 2020년 기준 5조4736억원으로, 2018년(5조8019억원)과 비교해 3283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생산 규모도 5억642억원에서 5억280억원으로, 로봇 사업체 수도 2508개사에서 2427개로 줄었다.

국내 로봇시장, 비대면에 성장 가속화

그러나 2년 여에 걸친 코로나19 팬데믹을 통해 무인화와 자동화 전환이 가속화됐고, 이에 따라 로봇에 대한 수요도 급격하게 늘었다.

특히 공장 생산라인에 이용되는 산업용 로봇이 아닌 '서비스 로봇'에 대한 수요가 눈에 띄게 늘었다. 서비스하는 사람의 역할을 대신하는 서비스 로봇은 서빙, 안내, 의료서비스까지 다양하게 이용될 수 있다. 산업용 로봇에 비해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만 성장세가 가파르다.

인건비 상승, 인력 부족에 대응하기 위한 산업 자동화 수요가 커지면서 산업용 로봇 도입 속도도 빨라졌다.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도 기존 산업용 로봇 대비 비교적 저렴한 '협동 로봇', 구독 솔루션 등으로 눈을 돌리는 추세다.

이에 일찍이 로봇 산업에 뛰어든 LG전자뿐만 아니라 최근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들이 로봇을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낙점하고 신사업에 뛰어들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말 로봇사업팀을 꾸리고 인재를 적극 영입하고 있다. 국내와 북미 등에서 ‘삼성봇’ 상표를 등록하고 CES에서 ‘삼성 봇 서빙’, ‘삼성봇 가이드’, ‘삼성 봇 핸디’ 등을 선보였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연내 첫 의료용 로봇 제품 ‘젬스’를 출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전자는 일찍이 ‘로보스타’ 경영권을 인수하고 로봇 기업에 투자를 단행하는 등 사업에 뛰어들었다. LG전자는 자율주행형 서비스 로봇 브랜드 ‘클로이’ 라인업을 최근 6종으로 확대했다. 클로이 로봇은 안내, 서빙, 호텔서비스, 방역까지 다양한 분야에 맞춰 솔루션을 선보인다.

LG전자는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서 소개된 ‘실내외 통합배송로봇’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실내나 실외에 제한을 두지 않고 지형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며 이동할 수 있는 로봇이다.

현대차그룹 역시 2018년 로보틱스팀을 신설했으며, 2020년에는 미국 로봇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지분 80%를 인수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사족보행로봇 스팟과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창고 자동화를 위해 설계된 로봇 '스트레치' 등을 선보이기도 했다.

KT 또한 미래 먹거리로 로봇을 낙점하고, 제조사와 손잡고 로봇 서비스 플랫폼 시장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KT는 최근 1년간 AI서비스로봇, AI호텔로봇, AI케어로봇, 바리스타로봇, AI방역로봇까지 서비스 플랫폼을 확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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