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하락 반전…삼성전자 6만5000원대로
SK하이닉스는 4% 넘게 급락, 카카오도 약세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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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린 26일 코스피가 크게 출렁였다. 한은의 금리 인상 소식이 전해진 장 초반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안도랠리'를 펼치며 상승세를 보였던 코스피는 이창용 한은 총재의 기자회견 이후 하락 반전해 약세를 이어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기술주는 물론 카카오 등 성장주들도 줄줄이 내림세로 돌아서며 힘을 못썼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77포인트(0.18%) 내린 2612.45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0.23포인트(0.01%) 낮은 2616.99에서 출발한 후 상승 폭을 확대해 2641.91까지 올랐다가 오후 들어 하락세로 돌아섰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이 1556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반면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953억원, 368억원 가량 순매수했다. 

한은은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불과 한 달 만에 다시 기준금리를 올렸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오전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 4월에 이어 이날까지 약 9개월 사이에 1.25%포인트 높아졌다. 

금통위가 이례적으로 두달 연속 금리를 올린 것은 최근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방치하기 어려운 수준이기 때문이다.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 공급망 차질 등의 영향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4.8%나 뛰었다. 2008년 10월(4.8%) 이후 13년 6개월 만에 최고 기록이다.

여기에 미국의 추가 빅 스텝에 따른 한·미 기준금리 역전 가능성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3∼4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22년 만에 빅 스텝을 밟아 정책금리(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0.25∼0.50%에서 0.75∼1.00%로 인상했다.

이창용 총재는 금통위 정례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 시기에 대해 "명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5월 나오는 물가 상승률이 5%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고, 미국 중앙은행의 발표도 있어서 이런 데이터들을 보고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준금리가 연말에는 연 2.25∼2.50%에 달할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에 대해선 "합리적 기대"라고 밝혀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시사했다.

금리 인상에 취약한 기술주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0.75% 내린 6만5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보합세인 6만6400원에 거래를 시작한 삼성전자는 장 초반 오름세를 이어가다가 한은의 금리인상 결과 발표 이후 하락세로 전환했다. 

SK하이닉스는 전날보다 4.63% 급락한 10만3000원에 마감했고, 삼성SDI는 1.02% 내린 58만2000원에 장을 마쳤다. 

경기 둔화로 인해 서버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 역시 주가 하락에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지난 24일에도 반도체 오더컷(주문 축소) 우려가 제기되면서 2~3%대 하락세를 보인 바 있다. 

그간 낙폭이 컸던 카카오와 네이버는 이날 장 초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세를 보였지만, 오후 들어 하락 반전했다. 카카오는 전날보다 0.37% 내린 8만1500원에 마감했고, 네이버는 전날과 같은 26만6000원의 보합세로 장을 마쳤다. 

이들 종목은 전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우려와 긴축에 따른 금리 상승으로 성장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으면서 약세를 면치 못했다. 네이버는 미국 증시에서 소셜미디어 회사 스냅이 급락한 여파로 전날 장중에 26만2500원으로 52주 최저가 기록을 새로 쓰기도 했다.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각종 활동이 비대면에서 대면으로 전환되며 성장성 악화 전망이 확산되는 점도 플랫폼 업계에 악재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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