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영 연세대 명예교수·15대 총장
정창영 연세대 명예교수·15대 총장

경제행위를 하는 주체에는 가계, 기업, 정부의 셋이 있으나, 여기서는 가계와 정부에 대해서 주로 생각해 본다. 먼저 가계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가계는 ‘소비’행위를 주로 하는 경제주체이다. 반면에 기업은 ‘생산’활동의 주체이다.

19세기 중엽에 출판된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의 「경제학원론」을 보면, 선진국과 후진국을 분류하는 기준은 불확실한 미래에 미리미리 대비(providence)하려는 자세가 있는가의 여부에 달려 있다.

밀에 따르면 선진국 사람들은 오늘 경제행위를 할 때 최소한 30년 후의 장래를 미리 생각하면서 대비하는 자세를 가지고 있다고 하였다. 반면에 후진국 사람들은 시계(視界)가 매우 짧아서 2, 3개월에 불과하다고 하였다. 즉 길게 보지 못하고 시계(time horizon)가 지극히 짧다는 것이다.

보기를 들면 서양에서 주택을 지을 때 그 견고함이나 미적인 수려함에 온갖 정성을 들인 것을 금방 알 수가 있다. 다소 과장한다면 몇 백 년을 사용해도 문제가 없을 정도의 훌륭한 집을 건축하는 것을 쉽게 볼 수가 있다.

이에 비해서 발전도상국의 경우에는 주택 건설에 있어서 “부실”건축의 경우 마저도 적지 않은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아직도 불량 건축으로 붕괴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딱한 현실을 경험하고 있다. 이는 실로 건축의 지극히 초보적인 원칙도 준수하지 않는 것이 현실임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으로 대내외적으로 부끄럽기 짝이 없는 일이다.

주택이나 빌딩을 건설하는데 있어서 제일 기본이자 필수조건인 정직한 시공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이 엄연한 우리의 현실인 것이다. 원칙을 준수하고 기본에 충실하며(back to basics) 정직한 경제행위를 해야 한다는 1차적인 필수조건도 준수되지 않고 있는 것이 한국의 현실인 것이다.

정직(正直)은 우리가 선진국으로 도약하는데 있어서 제일 기본적인 전제조건이다. 더하여 사회의 구성원들 간에 서로 믿을 수 있는 “신뢰”의 구축은 다른 무엇보다도 중요한 기초이다. 우리가 제일 우선해서 추진해야 할 것은 기술발달, 기술진보도 중요하나 “기본으로 돌아가서” 기초를 튼튼하게 다지는 것이다.

이제 선진국으로의 진입을 위한 마지막 관건은 기초를 든든하게 하며, 신뢰기반을 다지고 서로 믿을 수 있는 사회를 성취하는 것임을 국민 한 사람, 한사람이 모두 마음에 깊이 새겨야만 할 것이다. 기초를 든든하게 다지는 것이 선진국이 되기 위한 제일 중요한 전제조건이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