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기 딛고 일어선 소상공인에 희망을⑦
중소기업신문-부자비즈 창업전략연구소 공동기획

땅스부대찌개 화명점 청년사장. 사진/부자비즈 창업전략연구소
땅스부대찌개 화명점 청년사장. 사진/부자비즈 창업전략연구소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지난해 8월 국내 대표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비비큐는 청년 창업 지원을 위해 200억원을 투자했다.

비비큐가 전개한 '청년 스마일 프로젝트'는 서울과 경기·충청·호남·영남 등 6개 권역에서 신청을 받았다. 2인 1조로 받은 신청자 중 1명만 2030세대이면 나머지 1명은 연령 제한 없이 지원하는 조건이었다.

비비큐의 '청년 스마일 프로젝트'는 청년들의 창업에 대한 뜨거운 열기를 반영했다. 프로젝트 신청자는 총 7000여명, 3500여팀이었으며 관광과 문화, 항공 등 코로나 팬데믹으로 일자리를 잃은 청년과 취업 준비에 실패한 청년, 외식업에 종사하다가 팬데믹으로 일자리를 잃은 청년, 학비 마련을 위해 휴학하고 부모님과 함께 지원한 청년, 코로나 팬데믹으로 영업에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 청년 사장 등 다양한 계층이 지원했다. 이 프로젝트로 비비큐는 200팀을 선발해서 자기 자본 없이 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해 줬다.

◆팬데믹으로 청년 취업 줄고 창업은 증가

IMF나 리먼브러더스 사태 등 굵직한 사회 경제적 이슈가 발생할 때 가장 피해를 입는 계층은 청년들이다. 경기 위축과 기업들의 보수적인 경영으로 신규 직원 충원이 급감해 취업 기회가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코로나 팬데믹도 마찬가지였다. 5~6개월이면 끝날 줄 알았던 팬데믹이 2년 이상 계속되면서 기업들은 신규 채용을 크게 줄이고, 아예 신입 공채를 없애고 상시 충원으로 바꾸는 회사도 늘어났다.

이에 따라 취업을 대기하던 많은 청년들이 창업시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2021년 KIET가 조사한 팬데믹 영향 분석 내용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연간 GDP 성장률은 3.7% 포인트 낮아졌으며 고용은 약 46만명이 줄어든 걸로 나타났다.

청년들의 취업이 힘들어지고 있지만 창업에 대한 관심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2018년, 2019년 각각 44만2604개, 44만288개였던 청년 창업기업 수는 2020년 49만512개로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 비해 10% 이상 증가했다. 30대는 물론 30세 미만 청년들의 창업도 크게 증가했다. 청년들의 경우 전자상거래, 정보통신업 중심의 창업이 크게 증가했지만 기타 외식, 도소매업에서도 청년창업자의 비중이 높아졌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에도 MZ세대들의 창업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였지만 코로나 팬데믹은 청년 창업을 확대하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2020년 통계청의 청년 사회 경제실태조사에 따르면 34.9%의 응답자가 창업을 생각해 봤다고 응답했을 정도로 창업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2020년 중소벤처 기업부 조사에 따르면 30세 미만 창업 기업 수는 5만9000개로 전년 대비 19.9%가 늘었으며 전 연령대 중에서 가장 증가 폭이 컸다.

청년들이 취업 대신 창업을 하는 동기도 다양하다.

취업난을 피해서 취업 대신 창업을 택하는 경우도 있지만 스타트업 붐과 백종원씨로 대변되는 소상공인 분야의 스타들이 많이 배출되면서 직장 생활보다 더 큰 성장 가능성을 보고 창업에 도전하는 경우도 있다. 캠퍼스에서 대학 동아리나 친구들이 함께 창업하는 사례도 많고, 은퇴한 부모님과 함께 창업하는 사례 등 다양하다.

◆스타트업에 도전하는 청년들 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를 비롯해 서울시 등 각종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다양한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특히 민관협력을 통한 청년 창업 지원이 활성화되면서 유능한 청년들이 직장을 퇴사하고 4차 산업혁명이 만들어주는 새로운 기회에 도전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청년사장인 조현영 대표는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1년 4월 1인 기업으로 '하이퍼로컬'을 설립하고 6월에 '해주세요'라는 심부름 앱을 출시했다. 혼자 창업 준비를 하면서 외부 협업 시스템을 200% 잘 활용했다.

국내 굴지의 IT기업에 근무하던 그는 2015년 퇴사를 하고 스타트업에 도전했다. 미국에서 공부를 했던 조현영 대표는 다양한 앱을 개발했는데 그중 가장 반응이 좋은 것은 해외 고객들을 대상으로 국내 성형외과 등 K-뷰티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국가 간 왕래가 힘들어지면서 사업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결국 개발했던 앱을 다른 회사에 매각하고 본인은 새로운 앱을 개발했다.

'해주세요'는 싱글족 증가와 긱코노미 시대가 열리는 것을 보고 만든 앱으로 심부름을 요청하는 사람과 심부름을 하고 싶은 사람을 매칭해준다.

심부름 종류는 배달부터 이사, 청소, 벌레 잡기까지 다양하다. 이용자가 빠른 속도로 늘면서 심부름으로 월 500만원 소득을 올리는 헬퍼도 등장하는 등 새로운 일자리 기회를 만들고 있다.

포토스트리트 오목교점 사장 김주완씨. 사진/부자비즈 창업전략연구소
포토스트리트 오목교점 사장 김주완씨. 사진/부자비즈 창업전략연구소

◆원하는 일 하면서 돈 벌기 무인점포 창업

코로나 팬데믹 이후 무인 업종이 늘어나면서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 시간 활용이 자유로운 무인 매장을 창업하는 청년들도 늘어났다.

올해 스물여섯인 김주완씨는 올해 초에 무인셀프사진관을 창업했다.

창업 아이템을 선택할 때 코로나 팬데믹 상황을 많이 고려했다. 스튜디오나 댄스 연습실 렌털 사업도 생각했지만, 코로나 시국이라 포기했다.

그러던 중 친구들과 자주 방문했던 셀프 사진관이 눈에 들어왔다. 마침 본인이 사는 동네에 무인 사진관이 없는걸 발견하고 창업에 도전했다.

24시간 무인 운영이지만, 매일 두 번 이상 들러서 소품 관리와 정리정돈을 했다. 오전 7~8시 사이에 매장에 나가 지난밤 흔적을 없애고, 밤 11시경에 다시 방문해 청소를 하고 저녁 6시 경에도 매장을 나가는 등 비록 무인 매장이지만 성실하게 관리했다.

매장이 어느 정도 정착돼 갈 무렵 김주완씨는 패션 매장을 열었다. 모델 활동 경험이 있었던 김주완씨가 하고 싶었던 업종은 패션 매장이었다. 하지만 먼저 무인셀프사진관을 창업했다.

그는 요즘 대부분의 MZ세대처럼 젊을 때 열심히 하고 40대에 조기 은퇴하는 것이 꿈이다.

◆취업 준비중 아르바이트 경험이 창업으로

20대 청년 사장인 안수정씨는 생명공학을 전공했지만 취업 재수 중에 코로나 팬데믹이 터지면서 2년간 취업을 하지 못해 몸과 마음이 힘들었다. 취업 준비를 하면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그녀는 매일 우울한 시간을 보내던 중 희망 없는 나날을 그냥 보낼 수 없어서 카페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카페 사장이 밀키트 매장을 추가로 오픈해서 장소를 옮겨서 근무했다.

그러던 중 2개 매장을 운영하는 것이 벅찼던 탓인지 사장은 밀키트 매장을 포기하고 안수정씨에게 인수를 권했다. 부대찌개 밀키트 전문점인 땅스부대찌개 부산 화명점이었다. 취업 준비를 하다가 갑자기 창업으로 전환하는 것이 부담스러웠지만 기약 없고 희망 없는 취업 준비보다는 창업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빠에게 8000만원을 빌려서 매장을 인수했는데 창업 후 열심히 운영해서 빌린 돈을 거의 다 갚았다.

내 사업을 시작한 후 취업 재수생으로 시간을 보낼 때의 우울한 마음이 사라졌다. 지금은 추가로 매장을 운영하고 싶은 꿈도 갖게 됐다.

◆힘든 음식점도 내 사업이니까 더 열정

심현명씨(30)의 경우 해외 유학파이지만 코로나 기간 동안 외식업에 도전했다. 수제햄버거인 <힘난다버거&샐러드> 광교 중앙점을 운영하고 있는 심사장은 미국에서 패션 머천다이징과 마케팅을 전공했다. 한국에 들어와 아버지 회사에서 잠시 일을 한 적이 있었으나 창업 쪽으로 눈을 돌렸다.

코로나 기간 창업을 했지만, 햄버거 특성상 내점, 테이크아웃, 배달 3가지가 모두 가능해 현재 월 3000만~4000만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창업을 고민하던 중 우연히 친구와 함께 방문했던 햄버거 매장이 마음에 들었다. 미국에서 오래 생활을 해서 그런지 햄버거와 샐러드에 친근했고, 건강한 맛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심현명씨는 코로나 팬데믹이 터지면서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는 오프라인은 끝이다, 온라인의 시대다"라고 생각했다. 식당업을 택한 것은 모든 것이 블랙홀처럼 디지털화 되는 세상에서 사람이 직접 가서 먹고 체험할 수 있는 매장은 외식업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오프라인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은 외식업 종사자밖에 없다"고도 생각했다. 주변에서는 창업하면 고생문이 열린다, 각오 단단히 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심현명씨는 무조건 실패하면 안된다는 생각보다 실패하면 또 도전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도전했다.

청결관리를 가장 중시했다. 힘들고 더러운 일은 직접 하고 항상 1시간 이상 늦게 퇴근하면서 매장 청결과 관리에 신경을 쓰는 등 육체적으로 힘들었지만, 미국에서 공부한 전공을 포기하고 창업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창업을 하면서 목표가 생겼기 때문이다.

청년창업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스타트업 소상공인 할 것 없이 다양한 분야에서 청년 창업이 늘어나고 있고 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제도도 덩달아 증가하는 추세이다. 하지만 청년 창업의 걸림돌은 여전하다. 중장년들에 비해서 창업 자본이나 경험이 불리하다. 또 취업 대신 창업을 택함으로 해서 좋은 직장에 들어갈 기회를 놓치고 실패할 것에 대한 두려움도 크다. 청년 창업의 특성과 현황에 대한 정밀한 연구를 통해 실패 후 재기 지원 강화, 창업자금 지원 및 교육 강화를 통해 팬데믹 이후 늘어난 청년 창업의 확산 기조를 유지해 나가야 할 것이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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