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6년 4월 21일, 40세가 된 프로이트는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정신의학 및 신경학회에서 ‘히스테리의 병인(病因)’에 관하여 강연을 한다. 프로이트는 자신이 직접 치료한 히스테리 환자들의 사례를 통하여 히스테리의 원인이 되는 트라우마(외상후 스트레스장애)는 “유년 초기에 비롯되며, 그 내용은 생식기의 실질적인 자극이 틀림없다”고 발표한다.

그는 과거에 자신의 한 친구에게 말했었다. “히스테리는 섹스 이전의 성적 공포의 결과라네. 강박 신경증은 섹스 이전의 성적 쾌락의 결과야. 이것은 나중에 자기 책망으로 변하지.” 프로이트는 열여덟살의 처녀 ‘카타리나’를 치료한 적이 있었다. 그녀는 프로이트에게 숨이 가쁘고, 어지럽고, 무서워서 숨이 막히는 신경성 증상들을 호소하였다. 프로이트는 질문을 통하여 열네 살 때 삼촌이 자신을 유혹하려고 몇 번 서툴게 시도했으나 거부했으며, 그로부터 2년쯤 뒤에 삼촌이 여자 사촌의 몸 위에 엎드려 있는 것을 보았다고 밝혔다.

그때부터 그녀의 증상이 시작되었다. 열 네살의 순진하고 경험없는 소녀는 삼촌의 관심이 몹시 싫었을 뿐이다. 그 기억은 그녀에게 혐오감을 주어 불안 신경증이 생겨났고, 이것이 히스테리에 의해 악화된 것이다. 프로이트는 신체적 손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신체의 일부가 마비되는 증상이 심리적 요인에 의하여 발생되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그는 환자 자신도 알지 못하는 무의식의 세계가 존재하며 그 속에서 일어나는 심리적 활동이 증상의 원인이라고 보았다.

카타리나는 프로이트의 치료를 받으면서 그녀의 감정을 솔직히 방출하였으며, 우울했던 태도는 사라지고 건강한 활력이 돌아왔다.

프로이트는 자신이 내린 결론을 청중들 앞에서 매우 세련되게 설명했다. 그는 히스테리 연구자는 버려진 도시의 유적을 찾아내는 탐험가와 같다고 말했다. 그는 잘 믿지 않은 청중에게 히스테리의 기원을 아동의 성적학대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중들이 그에게 보여준 것은 비웃음과 비난이었다. 당시 사회를 본 크라프트-에빙은 ‘과학적 동화처럼 들리는군’이라고 비꼬았다. 이같이 냉소적인 청중들의 반응은 당시 성에 대한 언급을 금기시하는 시대적 상황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프로이트는 흥분해서 말을 이었다. “수 천년 묵은 문제의 해결책, 나일 강의 근원을 제시했는데도 그런 소리를 한거야!”라고 말한 다음 무례하게도 그들 모두 지옥을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프로이트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꿈을 꾼 사람의 억압된 무의식적 욕망을 입증하려고 하였다. 프로이트는 자신이 제시한 자유연상(free association)기법을 이용하여 꿈을 꾼 사람이나 분석가가 결국 그 의미를 풀어낼 수 있다고 보았다. 프로이트는 이 기법으로 자기 자신의 꿈과 분석 대상자의 꿈을 천개 이상 해석했다고 주장했다. 그리하여 그는 일반 법칙을 발견했다. “꿈은 소망의 충족이다.”

“내가 높은 곳에 있는 권세들을 굴복시키기 못한다면 지옥을 움직이리라.” 이 문구는 올림포스의 신들 때문에 소망을 이루지 못한 뒤 격분한 여신 유노(헤라)가 내뱉은 말이다. 프로이트는 이 말을 인용하기를 원했다. 그는 자신의 주장이 말도 안되는 어리석은 이야기라고 질타하는 격분한 외침이 들려올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의 설득력 있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비엔나의 높은 곳에 있는 권세들은 꼼짝도 하지 않을 터였다. 그러나 그는 이 권세들에 의해서 거부당한 소망은 “정신의 지하 세계(무의식)”에 의존하겠다는 생각이었다.

프로이트는 이들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인간의 마음을 탐구하였다. 그는 심층심리학의 이론적 토대와 심리치료 방법을 제시한 정신분석(psychoanalysis)의 창시자가 되었다. 피에르 바벵은 “그는 인류 역사상 가장 먼저 정신을 마주한 인물이 될 것”이라는 찬사를 보냈다. 또한 브레너는 1900년에 발간된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은 찰스 다윈의 <종의기원>이 생물학에 공헌한 바와같이 심리학에 혁명적이며 기념비적인 공헌을 했다“ 평가했다.

<필자: 국경복, 경제학 박사. 저서: ‘꿈, 심리의 비밀’(2019년), 이야기 꿈의 해석(블로그), 꿈사랑 심리상담연구소(홈페이지)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