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복 꿈사랑 심리상담연구소 소장·경제학 박사
국경복 꿈사랑 심리상담연구소 소장·경제학 박사

<꿈1> 10여년 전부터 몇 차례 반복적으로 꾸던 꿈이예요. ‘둥글고 투명한 원통에 제가 갇혀있는 거예요. 원통은 큰 파이프 같은 것이예요. 주위에 몇 사람도 저와 같이 위, 아래로 갇혀서 흘러가고요. 암흑같은 허공으로 어딘지도 모르게 가는 거예요’(40대 남성).

<꿈2> 두달전 꿈에 ’남편이 암에 걸렸어요. 많이 울었어요.’ 몇 주전에 또 꿈을 꾸었어요. ‘헨드폰을 해킹당해서 이상한 화면이 나와요. 전화 상대방이 듣는데 나는 목소리가 나오기 않았어요. 가위 눌린듯한 답답한 마음이 들었어요’(30대 기혼여성).

<꿈3> 악몽을 항상 꿔요. ‘어디서 떨어지거나 타인에게 괴롭힘을 당해요. 꿈에서도 두려움에 시달려요. 가끔은 독사가 나타나 저를 해치려 해요. 공포스럽고, 위기의식을 느껴요. 피해야 해요.’ 오늘 새벽에 또다른 꿈을 꾸었어요. ‘내가 새로운 장소로 나가려고 하는데, 어떤 모르는 사람이 전기톱으로 제 두 다리를 잘랐어요’(30대 미혼여성).

이 세가지 꿈의 공통점은 무엇일가? 이들이 꾼 꿈은 자신들의 심리적 우울, 불안과 강박의 감정이 만들어낸 심리적인 꿈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첫 번째, 40대 남성은 10여년전에 사업실패와 이혼으로 정신건강이 붕괴되었다. 그는 항우울증과 수면제 약을 복용하고 있었다.

두 번째, 30대 기혼여성은 어린시절 아버지의 학대를 받으면서 성장하였다. 그녀는 결혼 후, 시어머니와 심각한 갈등으로 어린시절 받았던 정신적 학대가 다시 촉발되어 그녀는 심각한 우울증을 앓게된다.

세 번째, 30대 미혼 여성은 20대에 취업에 수차례 실패하였다. 이후 그녀는 매사에 자신감을 잃고 심적으로 무척 나약해 졌다. 그녀의 아버지는 딸의 이러한 심리적 좌절을 이해하지 못하고 ‘내가 너에게 못해준 게 무엇이냐’라는 책망을 입에 달고 살았다. 여기에 더하여 자신의 분노를 딸에게 퍼붓어 그녀의 우울증은 심각한 상태에 이른다. 견디다 못한 그녀는 한때 자살시도까지 하게 된다.

이들 꿈에 관한 해석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의 40대 남성은 ‘자신이 둥근 원통에 갇혀있고,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이 없이 암흑의 허공으로 어딘지 모르는 곳으로 흘러간다.’ 일상의 현실에서 가지고 있는 답답하고 불안한 그의 감정이 꿈으로 투사되어 나타난다.

두 번째 30대 기혼여성은 현실에서 자신이 크게 의지하고 있는 남편이 꿈에서는 암에 걸린다. 그녀의 감정적 불안이 이 꿈을 만들어 냈다. 현실에서 그녀의 거의 유일한 감정해소 수단은 자신의 헨드폰이다. 그런데 꿈에서는 헤킹으로 고장이 난다. 불안하고 답답한 감정이 이 꿈을 작화(confabulation)시켰다.

세 번째 미혼 여성은 현실에서 잦은 아버지의 분노 폭팔과 비난으로 시달려왔다. 그녀가 받은 분노와 비난으로 초래된 두려운 감정이 낭떨어지에서 떨어지거나 독사에게 공격당하는 모습으로 은유화되어 드러났다. 견디다 못한 그녀는 부모의 집에서 나가는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운 감정이 자신의 두다리를 전기톱으로 잘리는 무시무시한 꿈으로 드러난 것이다.

이같이 상징화, 은유화된 꿈들을 정확히 해석하기 위해서는 당사자가 처한 객관적 현실과 주관적 감정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나는 꿈이 만들어지는 중요한 세가지 요소를 기억, 감정과 무의식이라고 본다. 꿈이 만들어지고 발현되는 과정을 불에 비유하면, 기억은 불의 재료인 장작이요, 감정은 불을 활활 타오르게 하는 산소이며, 무의식은 바람이다.  

끝으로 반복적이거나 자주 꾸는 꿈은 그 실체적인 의미가 꿈 꾼이의 현실생활에 중요한 주제가 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첫 번째 40대 남성은 자신의 꿈을 몇 번 반복해서 꾸었고, 세 번째 30대 여성은 유사한 악몽을 자주 꾸었다.

<필자: 국경복, 경제학 박사. 저서: ‘꿈, 심리의 비밀’(2019년), 이야기 꿈의 해석(블로그), 꿈사랑 심리상담연구소(홈페이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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