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기 딛고 일어선 소상공인에 희망을⑪
중소기업신문-부자비즈 창업전략연구소 공동기획

사진은 지난 20일 수원역 앞 로데오 거리 모습. 최근 지자체가 프랜차이즈 사업을 적극 키우고 있다. 사진/손원태기자
사진은 지난 20일 수원역 앞 로데오 거리 모습. 최근 지자체가 프랜차이즈 사업을 적극 키우고 있다. 사진/손원태기자

코로나 팬데믹의 가장 큰 피해자 중 하나는 백화점과 대형 유통센터 등 오프라인 유통 업체들이다. 하지만 편의점은 코로나 기간에도 매출이 상승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팬데믹에도 편의점이 살아남은 비결은

편의점이 가진 가장 큰 무기는 최종 소비자를 만나는 최일선에 서있다는 점이다.

전국에 촘촘히 들어선 매장들은 오프라인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을 통해 편의점 가맹본부는 다양한 실험을 계속하며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골목상권 맛집과의 제휴를 통해 신제품 개발하는가 하면 상권 특성에 맞는 특화 매장을 선보이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 전환 시대를 맞아 미래형 매장을 선보이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 소상공인의 사업 모델 고도화와 혁신을 실험하고 있다.

테크 프렌들리 CU를 내세운 CU삼성바이오에피스점은 점포 입점부터 결제까지 전과정이 디지털을 통해 논스톱으로 이뤄지는 매장이다. GS25도 을지스마트점을 선보이고 딥러닝 스마트 카메라, QR코드를 통한 개인식별, 재고 파악을 위한 무게 감지 센스, 영상인식 스피커를 활용한 고객 인사 등을 테스트하고 있다.

◆소상공인 오프라인 플랫폼 프랜차이즈

맥주업계의 넷플릭스로 불리는 생활맥주는 전국 각지에 있는 중소 양조장들의 신선한 맥주를 소개하는 200개의 맥주 플랫폼을 갖고 있는 브랜드다.

점포마다 지역 특성을 반영해서 직접 판매할 맥주를 선정할 수도 있기 때문에 같은 브랜드라도 매장마다 라인업이 다르다.

코로나 팬데믹 가운데서도 새로운 도전과 시도를 계속해 온라인 사업과 해외 진출도 준비하고 있고, 작년에는 작은 양조장을 인수해 다양한 실험과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생활맥주는 맥주의 다양성, 톡톡 튀는 마케팅, 오프라인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아서 지난해 7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프랜차이즈 플랫폼에 올라탄 지자체

창업 플랫폼인 부자비즈는 지난해 전라북도 장수군의 대량 소비처 발굴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고랭지 지역인 장수군의 대표적인 특산물을 대도시에서 판매하기 위한 대량 소비처를 발굴하는 프로젝트였다.

지난해 이 프로젝트를 통해 가맹점 1000개 이상을 가진 국내 대표적인 브랜드인 비비큐와 메가커피를 장수군 특산물을 활용한 대량 소비처로 발굴했다. 또 전국적인 점포망을 가진 역전할머니맥주와 족발야시장, 청년다방 등도 대량 소비처로 발굴했다.

비비큐는 장수군의 사과와 레드 과일을 이용한 소스와 사이드 메뉴를 개발해 곧 선보일 예정이다. 메가커피의 경우 이 프로젝트를 통해 올해 장수군 대표 특산물인 오미자를 1톤 이상 주문해 관련 메뉴 출시를 코앞에 두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와 프랜차이즈의 제휴는 지역 농산물 판로를 개척하는 좋은 방법 중에 하나다. 장수군의 대량 소비처 발굴 프로젝트는 오프라인 플랫폼으로서 프랜차이즈 사업의 가치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프랜차이즈 등에 타고 글로벌 진출도

비비큐의 경우 장수군 농특산물을 활용한 메뉴와 소스가 성공할 시 글로벌 매장에서도 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프랜차이즈의 등에 올라타 지역 농특산물이 글로벌까지 뻗어나갈 기회를 만들 수도 있다. 프랜차이즈 브랜드 입장에서도 나쁠 것이 없다.

최근 외식업계는 인플레이션 현상에 각종 경비가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지만 가격을 인상하지 못해 수익성 악화로 고통받고 있다. 또 신메뉴를 개발해도 금방 모방당하기 때문에 제품 차별화도 쉽지 않다.

하지만 특정 지자체의 특산물을 활용할 경우 해당 지자체 농특산물의 대표 이미지를 상품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내산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호적인 반응이 구매로 이어질 수 있다.

사진/부자비즈 창업전략연구소
사진/부자비즈 창업전략연구소

◆갈수록 규제만 산더미, 억압받는 프랜차이즈

지난 10년간 프랜차이즈 산업은 순기능보다는 역기능이 더 많이 부각돼왔다.

지금도 각종 원가 상승의 책임이 마치 가맹본부에 있는 것처럼 정치인들과 정부 당국은 가맹본부를 압박하고 있다.

최종 소비자를 만나는 프랜차이즈 사업 특성상 마케팅과 프로모션은 사업 성공에 매우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일부 가맹본부가 마케팅 비용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사례를 들어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가맹점과 함께 마케팅과 프로모션을 하는 것이 점점 더 힘들게 법이 개정되고 있다.

프랜차이즈 사업은 특성상 가맹점이 살아야 가맹본부도 사는 구조이다.

운동을 하고 좋은 음식을 섭취해야 건강해진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건강에 나쁜 흡연을 하고 과다한 음주, 운동 부족으로 건강 문제를 겪는다. 소상공인도 마찬가지이다. 성공하는 경영을 해야 하고 그러려면 마케팅도 활발하게 해야 하고 품질 청결 서비스 관리도 엄격히 이뤄져야 한다. 프랜차이즈 사업에서는 가맹본부가 어느 정도 강제력을 발휘해서 가맹점이 성공하는 경영을 하게 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런데 까다로운 법이 점점 더 프랜차이즈의 본질을 실천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가장 중요한 일은 직무 방임

공정거래위원회는 몇 년 전 프랜차이즈 업무 중 상당 부분을 지방자치단체로 이양했다. 하지만 이후 국가가 제대로 해야 하는 가맹법 관련 기본 업무는 방치되고 있는 느낌이라는 게 많은 소상공인과 예비 창업자들의 의견이다.

대표적인 게 정보공개서 관리다.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의 핵심은 정보공개서다. 정보 공개서는 예비 창업자와 가맹본부의 정보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 도입된 것으로 여기에는 가맹본사에 대한 중요한 정보 및 가맹점의 증감 추이와 매출액, 가맹점 사업자가 부담해야 하는 내용까지 자세히 기재하도록 돼 있다.

가맹본부들은 매년 초 갱신된 내용을 새롭게 등록하고 공개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가맹본부들이 이미 상반기에 제출한 내용들이 정작 예비 창업자들이 보는 정보공개서에는 반영되지 않고 정보가 기재돼야 할 자리가 텅텅 비어 있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소상공인들의 피해 방지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업무인 정보 공개는 소홀히 하고 늑장을 부리는데 정착 산업 성장에 필요한 프랜차이즈 본질을 침해하는 새로운 법들이 계속 추가되고 있다. 특히 가맹본부 대다수가 집중돼 있는 서울시의 경우 관련 부처의 인력을 늘려서라도 정보공개가 제때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는 소상공인들이 많다.

◆프랜차이즈 사업이 거래 대상으로 전락하다

코로나 기간 사업체 문을 닫고 새로 프랜차이즈 가맹점 창업을 준비하는 서울 잠실의 이철민 씨(48세)는 ‘코로나 때문에 사업이 어려운 가맹본사들이 많다고 해서 신중하게 브랜드를 선택하려고 하는데 공정거래위원회 사이트에서 프랜차이즈 브랜드 매출 정보를 좀 보려고 해도 텅텅 빈칸이 너무 많다. 이럴 거면 정보 공개라는 말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 차라리 정보 비공개서라는 단어를 붙이는 게 낫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예비 창업자들의 권리 보호를 위해 가장 중요하게 해야 하는 정보공개서는 소홀하게 관리하면서 다른 한편에서 과도한 법률 제정으로 간섭을 강화하는 것은 산업을 키우기보다는 온라인 플랫폼 못지않은 가치를 가진 오프라인 플랫폼인 프랜차이즈를 장사꾼들의 거래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

많은 가맹본부 사장들에게 우리나라를 프랜차이즈 사업하기 어려운 나라로 인식하고 사업을 키우면 매각하는 걸 사업 목표로 삼도록 만들었다. 그래서 코로나 기간 매물로 나온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넘쳐났다.

이렇게 오프라인 플랫폼인 프랜차이즈 사업이 이익을 남겨서 사고파는 거래 대상으로 전락하면 거래가 될 때마다 차액을 남겨야 하는 사업 매각의 특성상 피해는 가맹점 사업자들이 떠안게 된다.

칭찬은 없고 소상공인이 겪는 모든 문제의 책임을 프랜차이즈에만 떠넘기고 마치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를 억압하면 소상공인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정책을 펼치는 것은 윤석열 정부가 표방하는 민간과 시장 주도라는 경제 정책 방향과도 맞지 않다.

◆플랫폼의 가치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빈대를 잡으려고 초가삼간을 태울 수는 없다. 문제가 있다고 해서 오프라인 플랫폼으로서의 프랜차이즈 산업을 고사시키는 법을 계속 제정하면서 사업하기 힘들게 만들면 안 된다는 게 업계 의견이다.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을 위한 고도화 과정에는 소상공인의 조직화가 필수적이다. 가맹본부는 조직화를 통해 민간기업으로서 협회나 공공단체가 할 수 없는 디지털 전환의 고도화를 선도할 수 있다. 특히 물류 대란 속 최종 소비자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다양한 IT 기술을 확신시키는 선봉장이 될 수 있다. 프랜차이즈는 또 옴니채널 시대에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중요한 가치를 가진다.

오프라인 플랫폼의 가치를 재발견할 수 있도록 하려면 가맹사업법에서 가장 중요한 정보 공개 관리를 엄격하게 하고 대신 사업은 민간 주도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보 공개서에는 그 브랜드의 사업성, 전망, 기업 역량을 파악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정보가 담겨있다. 제시간에 제대로 공개해도 예비 창업자들은 1년 전 정보를 열람하게 된다. 그런데 그런 정보공개가 텅텅 비어있거나 늑장 공개로 2년이 지난 후에야 보게 된다면 정보 공개의 의미가 없다.

소상공인 조직화의 필요성은 이미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가맹본부들의 위기 대응 능력으로 증명된 바 있다. 프랜차이즈 산업의 본질은 살리고 정보공개는 강화하는 정책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게 많은 산업인들의 바람이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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