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엑스 '서울국제관광전' 가보니…관광산업 이끌 기업인 한 자리에

23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한 '제37회 서울국제관광전'에서 괌 여행 홍보 부스 직원들이 시민들과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손원태기자
23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한 '제37회 서울국제관광전'에서 괌 여행 홍보 부스 직원들이 시민들과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손원태기자

3년째 지속됐던 코로나19가 엔데믹(풍토병)으로 접어들면서 움츠렸던 관광산업도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 심각한 기후위기 속에 세계 각국은 관광을 재개하면서도 저탄소 정책에 착안한 '에코(친환경)'와 '안전'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국내 관광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K팝이 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북미, 남미 대륙에서도 대중가요로 자리잡은 만큼 이를 연계한 관광산업 활성화에 몰두하고 있다. 울산은 태화강 국가정원을 토대로 친환경 생태도시에 에코관광을 접목했고, 제주는 커피를 리사이클링해 점토로 만드는 것과 산책하며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 중심의 에코투어도 론칭했다. 

2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37회 서울국제관광전'은 코로나 이후의 관광산업과 이를 준비하는 국내 기업인들을 한데 모았다. 관광전은 서울국제관광조직위원회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특별시,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협회중앙회, 한국관광학회가 후원하는 식으로 개최됐다. 

행사에는 스페인과 괌, 일본, 대만 등 40여 개국과 관광청, 지자체 등이 참여해 총 400여 개의 부스가 차려졌다. 국내 최대 종합관광박람회로, 행사는 26일까지 열린다.

이런 가운데 국내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꾸린 관광산업 연계 사업 아이템도 기자의 눈길을 끌었다. 

23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한 '제37회 서울국제관광전'에서 스타트업 '여행능력자들' 이지형 대표가 여행 콘텐츠 VCR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손원태기자
23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한 '제37회 서울국제관광전'에서 스타트업 '여행능력자들' 이지형 대표가 여행 콘텐츠 VCR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손원태기자

◆공항부터 호텔까지 자유여행 원스톱 시스템

스타트업 '여행능력자들'의 이지형 대표는 해외여행을 하면서 반복되는 의사소통의 어려움 때문에 영상 시청만으로 여행을 완벽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다고 한다. 

2018년 1월 '여행능력자들'이 탄생한 계기다. '자유여행 동영상 설명서'는 자유여행을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정보를 영상으로 담은 일종의 가이드북이다. 공항 탑승부터 수속까지 여행 초보자가 헷갈리기 쉬운 정보도 처음부터 차근차근히 소개해 준다. 공항에서 내린 후 숙소까지 이동하거나 관광명소 방문 시 대중교통을 어떻게 이용하는지 등등의 방법도 자세하게 나와있다. 일일이 블로그를 뒤져야 했던 번거로움을 일소했다.  

여행코스는 한국인이 가장 많이 선호하는 명소들로 묶었다. 유튜브 채널 '여행능력자들'에는 현재 400여 개의 영상들이 올라있다. 대만과 베트남 영상이 게재됐으며, 앞으로도 싱가폴과 필리핀, 태국 등 아시아권 위주로 관련 영상을 제작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내 유명 관광지를 역으로 해외 예비 관광객에 소개해 주고 있다. 외국인이 한국여행 시 느꼈던 어려움이나 노포식당들을 영상으로 알리는 역할을 한다.

이지형 대표는 "3박4일 일정이라면 일정 그대로 촬영해 초행객의 입장에서 담고자 했다"며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국내여행 소개편은 베트남 국영방송 VTC10에 편성돼 현재 세계 20개국에서도 송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23일 찾은 서울 코엑스 '제37회 서울국제관광전'에서 드림스카이가 만든 기념품과 직원이 자체앱 '컬러트립' 사용법을 시연하는 모습. 사진/손원태기자
사진은 23일 찾은 서울 코엑스 '제37회 서울국제관광전'에서 드림스카이가 만든 기념품과 직원이 자체앱 '컬러트립' 사용법을 시연하는 모습. 사진/손원태기자

◆여행을 추억하는 기념품, 실용을 더하다

대개 여행지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해당 명소를 상징하는 기념품이다. 여행을 추억하고 싶은 마음에 이러한 기념품을 사놓지만, 시간이 흐르면 어디에 뒀는지 까먹기 일쑤다.

디자인 업체 '드림스카이'는 이러한 기념품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장식용으로 그치는 것이 아닌, 실용성을 더해 일상 가까이 여행을 추억할 수 있도록 마련한 것이다. 

실제로 작가인 이준천 대표는 세계여행을 다니면서 유명 관광지를 엽서로 만들곤 했다. 좀 더 여행지를 추억하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그러다 단순 엽서를 넘어 일상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기념품을 디자인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후배 디자이너들과 함께 오늘의 '드림스카이'를 이끌게 됐다.

드림스카이는 한국관광공사 입주기업으로, 현재 하남에서도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국 방방곡곡을 직접 수작업으로 디자인해 자석이나 달력, 파우치, 다이어리, 컬러링북 등으로 제작했다. 예산군과 철원군 등 전국 50여 개의 지역에서 의뢰를 받아 리플렛으로 만든 후 이를 다시 지자체에 판매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이준천 대표는 "2013년 3월 세계여행을 다니다가 우리나라의 좋은 명소들을 알리면 또 좋겠다는 생각에 사업을 구상했다"며 "각 지자체 명소는 물론 축제까지 실용성을 더해 일상에서 소장할 수 있는 기념품을 만들고 있다"고 소개했다. 

23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한 '제37회 서울국제관광전'에서 원우이엔지 관계자가 디지털 망원경 '비스타글래스'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손원태기자
23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한 '제37회 서울국제관광전'에서 원우이엔지 관계자가 디지털 망원경 '비스타글래스'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손원태기자

◆미간 찌푸리지 않아도 생생하게, 여럿이 함께

박람회를 들어서면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단연 디지털 망원경이다. 멀리 있는 물체를 가까이 땡겨와 생생하게 관찰할 수 있는데, 기존 우리가 알고 있던 망원경의 편견을 깨는 순간이었다. 

CCTV 업체 '원우이엔지'는 자사 기술인 자동배율조정을 토대로 디지털 망원경('비스타글래스')을 개발했다. 최대 40배까지 광학 줌 렌즈가 내장돼 멀리 있는 대상을 생생하게 포착할 수 있다. 줌 배율에 따라 초점 조정도 자동으로 맞춰진다. 전자식 기기로 여름이나 겨울에도 날씨 영향을 받지 않는다. 

카메라에는 카드단말기가 부착돼 삼성페이나 교통카드로 결제하면 높낮이는 물론 좌우상하 자유롭게 조정이 가능하다. 현재 국립백두대간수목원과 고성 통일전망대, 남산타워, 롯데타워 등 자연과 도시경관 전망대에 주로 설치돼 있다. 사생활 침해를 우려해 주거단지에는 카메라가 돌아가지 않도록 조정 범위를 제한시켰다. 개인에는 판매하지 않으며, 주로 기관이나 기업에 거래된다.

원우이엔지 관계자는 "보통 전망대에서 최대 3~4km 대상까지 식별할 수 있다"며 "남산타워에서 청와대 앞마당까지 볼 수 있는 것으로, 기존 전망대가 1인에 치우쳤다면, 디지털 망원경은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장비"라고 설명했다. 

 ◆포스트 코로나 관광 트렌드도 친환경

세계관광기구와 국제관광인포럼, 울산광역시가 공동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2022 세계관광산업콘퍼런스'(WTIC 2022)도 동시에 열렸다.

학술회의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고자 세계 각국이 앞다퉈 내놓고 있는 저탄소 정책을 관광산업에 접목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환경 보전과 생태에 대한 인식을 넓히면서 이를 에코 관광, 안전 관광으로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이 자리에는 박보균 문화체육부장관과 송철호 울산시장 등 16개국 장·차관과 30여 국가 주한대사 등이 참석했다. '위드 코로나, 세계 관광산업의 새로운 시작'을 주제로 열렸다.

박 장관은 "하늘길이 다시 열리면서 관광산업이 재도약하고 있다"며 "전략을 다시 짜고, 글로벌 관광 기준도 마련하고자 한다"고 개회식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문화가 함께 어우러질 때 관광산업 경쟁력이 높아지고, 차별성이 생긴다"며 "관광산업 새 지평을 열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콘퍼런스에 참가한 14개국은 '세계에코관광공동비전' 선언문을 채택했다. 지속적인 협력을 도모하고, 친환경 관광 정책의 주요 기틀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선언문은 ▲안전하고 행복한 관광환경 영위 ▲친환경 관광을 위한 사업 발굴과 지원 최우선 ▲지속가능한 발전과 탄소중립 실현 ▲세계 관광인의 합의와 공감대 확산을 위한 상호 소통 등의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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