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철 대한기능의학회 회장·반에이치클리닉 원장
이재철 대한기능의학회 회장·반에이치클리닉 원장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됐다. 우리나라에도 원숭이 두창 바이러스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 코로나19가 종식되기도 전에 또다시 감염병이라니 두려운 마음이 많이 앞설 것이다. 하지만 주의만 기울인다면 크게 염려안해도 될 것 같다.

원숭이 두창 바이러스는 오르토폭스바이러스 속의 폭스 바이러스 과에 속하는 바이러스로 이중가닥 DNA 바이러스다. 알려진 것처럼 DNA 바이러스는 변이가 잘 일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원숭이 두창 바이러스는 코로나19와는 달리 변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지금까지 조사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원숭이 두창 바이러스 잠복기간은 5~21일 정도다. 처음에는 원숭이에서 발견되었던 질병이 사람으로 전파되었고 다시 사람과 사람간의 전파가 가능한 인수공통전염병으로 알려져 있다.

전파 경로를 보면 감염된 동물이나 사람의 혈액이나 체액을 직접적으로 접촉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즉 감염된 동물이나 사람의 혈액과 체액이 비감염자의 혈액이나 체액과 접촉해야만 감염이 되는 것이다. 코나 구강, 인두, 점막의 감염된 비말로 인한 전파는 가능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처럼 감염력이 높은 것으로는 보이지 않고 에어로졸을 통한 공기 전파도 가능한 것으로만 알려져있을 뿐 아주 희귀한 사례로 보고되고 있다.

일부 언론이나 인터넷 상에서 마치 원숭이 두창 환자와 한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감염이 되거나, 감염된 피부에 스치기만 해도 감염될 것처럼 과도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데, 실제로 그럴 가능성은 현저히 낮아 보인다. 감염자의 피부 병변과 나의 피부의 상처가 직접적으로 접촉하여도 어느 정도 확률적으로 감염 확률이 올라갈 뿐 100% 감염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조사도 있다.

알려진 것처럼 감염인들의 감염 경로는 주로 동성간의 성접촉, 특히 점막이 얇아 출혈이 잘 발생하는 항문으로의 성접촉을 통한 감염이 주요 경로인 것으로 보인다. 꼭 동성간이 아니라도 과도하거나 문란한 이성간의 성접촉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예방 백신은 두창 백신 즉 천연두 백신으로 약 85% 정도 예방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50대 이하 부터는 천연두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다. 천연두라는 질병이 지구상에서 완전히 종식되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천연두를 예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생화학전을 대비해 보유하고 있는 천연두 백신이 3502만명 분량이 존재한다. 유사시에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그럴 상황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증상은 주로 38도 이상의 발열, 두통, 허리통증, 근육통, 근무력증과 더불어 림프절이 붓고 아픈 증상을 시작으로 3일 이내에 얼굴을 중심으로 발진이 발생한다. 그 이후로 사지로 발진이 퍼져나가고 수포와 농이 찬 농포와 가피 순서로 진행된다. 2~4주 정도 증상이 지속된다고 한다.

원숭이 두창 감염이 의심될 경우 발진과 전신의 근육통과 근무력증을 동반하는 수두나 대상포진 등의 질환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두는 발진이 손과 발을 침범하는 경우가 드물고, 발진이 수포, 농포, 가피가 동시에 혼재하는 양상을 보이는데 반해 원숭이 두창은 손과 발에도 발진이 생기고 발진의 양상이 전신에 동일하게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양상과 림프절이 붓고 아픈 증상을 보인다.

대상포진은 발진이 전신에 발생하는 경우는 드물고 주로 침범하는 신경절을 따라 띠를 두른 듯이 발생하므로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원숭이 두창과 쉽게 구분할 수 있다. 하지만 일반인이 이런 증상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판단하기 어려우니 발진과 발열 근육통 등의 증상이 생기면 일단 가까운 병원을 찾아 전문 의료진의 진단을 받고 치료하길 권한다.

사실 원숭이 두창과 같은 특이적 치료제가 아직 존재하지 않는 감염병은 기본적으로 대증 치료를 할 뿐 스스로 면역 체계를 통해 스스로 치료되기를 바랄 뿐이다. 원숭이 두창의 치명률은 3~6% 정도로 알려져 있다. 감염된 사람믜 94~97%는 이렇게 스스로 병을 극복하고 낫는다고 볼 수 있다.

결국 내가 갖고 있는 면역력이 이 바이러스를 이겨낼 만큼 강해야 싸움에서 이겨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방역과 개인위생에 힘써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평상시 면역력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겠다.

기능의학은 내 몸이 병을 진단받기 전에 미리미리 최적의 생리적 균형 상태를 유지하고 병을 예방하는 데 집중한다. 코로나19나 원숭이 두창 등 팬데믹으로 인한 감염병이 두려운 사람이라면 누구든, 기능의학적 관리를 통해 면역력을 강화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이재철 대한기능의학회 회장·반에이치클리닉 원장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