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철 대한기능의학회 회장·반에이치클리닉 원장
이재철 대한기능의학회 회장·반에이치클리닉 원장

암세포가 좋아하는 환경은 단연 산소가 적은 환경이다. 암세포와 정상세포의 가장 커다란 차이점은 에너지를 생성할 때 사용하는 완전 연소 호흡을 사용하느냐, 불완전 연소 호흡을 사용하느냐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악성 세포는 정상 조직보다 5~10배가 많은 포도당을 사용해 대부분 젖산으로 전환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이 암 환자가 늘 피로하고 각종 통증에 시달리며, 포도당이 많은 식사를 제한하도록 하는 이유다.

돌발성 난청과 이명은 혈액 순환의 저하로 인한 달팽이관 내의 저산소상태 때문에 유발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귀속의 기관들은 아주 미세하기 때문에 주변의 모세혈관의 혈액 순환이 잘되어야만 기능을 잘 유지 할 수 있는데 혈액 순환이 잘 되지 않아 산소가 부족할 경우에는 문제를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코로나 감염 이후 계속 숨이 차는 기분이 들고 산소포화도가 낮은 상태로 유지되며 기침이 지속되는 경우도 결과적으로 산소가 부족한 사례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시 발생했던 염증이 모세 기관지에 상처를 유발하거나 남은 가래나 염증이 쌓여 폐 실질에 포화도를 저하시키면서 만성적인 산소의 부족 상태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암, 돌발성 난청, 이명, 롱 코비드는 모두 체내의 산소가 적은 상태가 원인 또는 결과인 질병들이라고 할 수 있다.

산소는 대기 중에 약 20%를 차지하지만 우리 인체 내에서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만약 이런 산소를 대기압에서 호흡으로 흡수하는 것 이상으로 우리 몸 안에 넣어준다면 어떻게 될까? 우리는 이것을 고압산소치료라고 부르는데, 고압산소치료의 효과는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생성하여 세포의 신진대사 기능을 높인다. 또한 세포에 쌓인 노폐물이나 체내 독소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해독 능력을 향상시키고, 면역력과 항산화력을 증가시키며 세포 재생과 혈관 재생 능력까지 도와준다고 알려져 있다. 즉, 모든 노화 방지와 관련된 효과를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에서 이뤄진 한 연구에서는 실제로 고압산소치료를 지속적으로 받은 환자에서 텔로미어(telomere) 즉 염색체 양쪽 끝단에 있어 DNA를 보호하고 그 길이로 노화의 정도를 평가하는 부위의 길이가 길어지는 현상을 발견했다. 또한 노년기 세포의 비율이 크게 37%까지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텔로미어의 길이가 짧아지는 현상을 늦추는 방법으로는 생활 습관 교정과 격렬한 운동 정도가 있다고만 알려져 있었는데, 고압산소치료를 통해 텔로미어의 길이가 오히려 더 길어지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그 외에도 고압산소치료는 일산화탄소 중독, 잠수병, 화상, 당뇨병성 족부 궤양, 방사선 치료 후 조직괴사, 수지 접합 수술 후 등에서 급여가 가능할 정도로 말초 순환을 통한 조직의 회복에 효과가 인정되고 있다.

고압산소치료기는 대개 1인용 챔버로 구성되어 누운 상태에서 대기압보다 높은 압력으로 고농도의 산소를 밀폐된 챔버 안에 주입하여 그 안에서 고농도의 산소를 들여 마시도록 되어 있다.

다만 고압산소치료는 일회성의 치료로 증상이 해결되지 않으므로 증상이 호전될 때까지 반복해서 진행하여야 하는 것이 좋다. 또한 고압산소치료 단독 효과보다는 다른 정맥영양요법이나 항산화제의 투여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훨씬 더 크고 빠른 효과를 낼 수 있으므로 이러한 치료들을 적극적으로 병행하는 것이 좋겠다.

이재철 대한기능의학회 회장·반에이치클리닉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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