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은기 한국협업진흥협회 회장·전 중앙공무원교육원장·경영학박사
윤은기 한국협업진흥협회 회장·전 중앙공무원교육원장·경영학박사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30퍼센트권에서 맴돌고 있다. 역대 정권중 출범초기부터  지지율이 이 정도인 경우는 처음이다. 지지율이 하락한 주원인을 살펴보면 인사문제가 단연 1위다.

논란이 된 대통령실 인사가 지난 정권보다 더 심한 것도 아닌데 억울한 심정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인사실패보다 소위 윤핵관이라는 최측근 인사들이 사태를 일파만파로 키웠다는데 있다. 급한 불을 끈다고 부은 것이 물이 아니라 휴발유였던 것이다. 결국 대형산불로 번지고 말았다.

산불사태의 주역은 권성동 원내대표와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소통수석이다. 권성동의원의 발언은 2030세대의 뼈를 때린다.

"내가 추천했다. 장제원 비서실장에게 넣어주라고 압력을 가했다"

"7급에 넣어줄줄 알았는데 9급에 넣었더라. 내가 미안하더라"

민심과 동떨어진 이 발언으로 지지율은 더 떨어지고 말았다. 결국 권성동 의원도 사과하는 상황에 까지 몰렸다. 무지인지 오만인지 도취인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발언은 충격적이다.

"대통령실은 공개채용제도가 아니고 비공개 채용제도 소위 말하는 엽관제다"

엽관제가 무슨 뜻인지 알고서 한 말인지 의심스럽다. 엽관은 관직을 사냥한다는 뜻이다. 엽관제는 선거에서 승리한 정당이 승리에 기여한 대가로 관직에 임명하거나 다른 혜택을 주는 행태를 이르는 말이다. 관직을 사냥하려는 사람은 선거에서 유력정치인을 도우며 공을 세우면 된다.  19세기말에 유럽정치에서 극성을 부렸고 미국에서는 제7대 앤드류 잭슨 대통령시절까지 만연하였다. 잭슨 대통령은 건전한 상식만 있으면 누구나 국정에 참여할 수 있다면서 선거를 도운 사람들에게 공직을 나눠주었지만 이들은 전문성 부족과 오만한 행태로 국민의 지탄을 받았다. 

엽관제는 이제는 부정적으로 쓰이는 퇴물용어다. 낙하산 인사, 알박기 인사라는 표현보다 더 끔찍한 용어다. 강승규 수석은 누구인가. 기자출신에 국회의원, 대기업 사장을 지낸 경륜이 있는 인물이다. 이번 대통령선거에서는 윤석열후보 선대본부 조직특위 조직강화단장을 지낸 실세다. 민심을 읽고 사회갈등을 줄여 국정이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대통령을 보좌하는 막중한 자리가 시민소통수석이다. 화난 민심을 가라앉혀야할 수석이 산불을 내고 말았으니 이래서야 대통령 지지율이 회복되겠나.

민주당을 이끄는 운동권출신 정치인들은 민주화유공자법을 들고 나왔다. 그동안 민주화 유공자라고 여러가지 혜택을 받고 국회의원, 장차관, 수석비서관, 공기업사장도 한걸 국민이 다 알고 있다. 이제는 특혜를 자식들에게도 물려주려는가.

민주화유공자법은 유공자에 대해 중고교 대학 학비면제, 취업가산점, 주택장기저리 대출, 공공분양주택 우선공급등 각종혜택을 담고 있다. 대를 이은 특혜라는 논란이 일자 운동권출신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렇게 반박하고 있다.

"대상은 가장 넓게 잡아야 800명이고 정부추산으로 최대로 잡아야 1년에 10억원 든다. 침소봉대로 비난하는걸 이해할 수 없다" 

그동안 워낙 혜택을 크게 많이 받다보니 10억원 정도는 가볍다는 건가. 국가유공자들중 왜  민주화유공자만 내세우는걸까. 586운동권 정치세력은 평생 꿀을 빨다가 이제 대를 이어 특혜를 누리겠다는 의도인가. 이게 현대판 음서제아닌가. 공정에 목마른 청년들부터 분노하고 있다. 

엽관제 파동과 민주화유공자법 논란의 속셈을 들여다보면 공통점이 있다. 기득권의 무한연장이라는 것이다. 부패한 기득권, 세습하는 기득권을 타파하자고 떠드는 정치인들의 속마음은 자기들의 기득권을 연장하고 공고화하려는 것이다. 

이래서 패거리정치를 하고 이래서 선거캠프에 불나방처럼 몰려드는 악습이 끊이지를 않는 것이다.

대한민국에 왜 인재가 없겠는가. 기업계 학계 과학계 문화예술계 체육계 사회 각 분야에 인재가 차고 넘친다. 유독 정계만 인재가 없다고 비판받고 비난받는다. 인재가 없는게 아니라 키우지를 않고 심지어는 인재가 나타나도 고사시키는 악질적 문화 때문이다. 바로 현대판 엽관제와 음서제가 주범이다.

국민이 원하는 정치는 무엇인가. 정의와 상식이 통하는 사회, 헌법정신과 법질서가 살아있는 사회, 누구에게나 공정한 기회가 주어지는 사회, 특혜집단이 없는 사회, 누구나 희망을 꿈꿀 수 있는 사회가 아닌가.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계는 막장까지 몰려있다. 이제 썩을대로 썩은 정치문화를 혁신해야 한다. 

새로 출범한 윤석열 정부의 성공여부는 지금부터다. 더이상 초보대통령이라는 핑계를 대지말고 국민이 원하는 정치를 하면 된다. 그래도 지난 정권보다는 낫다는 변명도 더이상 하지말아야 한다. 국민의 뜻과 심기를 거스르는 측근들은 가차없이 퇴출시켜야 한다. 윤석열 정부를 탄생시킨 일등공신은 윤석열 후보를 찍어준 국민이지 윤핵관이 아니다. 선거공약중 으뜸을 잊지말고 지켜야 한다. 

"국민을 왕으로 알고 머슴처럼 일하겠습니다"

윤은기 한국협업진흥협회 회장·전 중앙공무원교육원장·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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