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앞다퉈 출시한 블록체인 게임 기대 크게 못미쳐
위메이드 333억 영업손실…2분기 게임업계 실적 '암울'

넷마블 블록체인 게임 라인업.
넷마블 블록체인 게임 라인업. 

“2분기에 본격적으로 블록체인 게임들이 나오게 되면 진짜 경쟁력을 가진 게임이 어떤 건지 판가름이 날 겁니다.”

올해 초 한 게임사 관계자는 P2E게임의 전망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실적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P2E(돈버는 게임)는 게임업계의 최대 이슈였다. 국내에서는 서비스가 불가능하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다수 게임사들은 신사업으로 블록체인 게임을 낙점해 글로벌 진출에 나섰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2분기에 출시된 P2E 게임 대다수의 성적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루나․테라 코인 사태로 가산자산 가격이 폭락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고, 상반기에 새롭게 출시된 국내 P2E게임들도 좀처럼 눈에 띠는 히트작이 없다.

27일 글로벌 P2E 랭킹 사이트 플레이투언넷에 국내 게임사들이 만든 P2E게임은 상위권에서 찾아보기가 어렵다. 게임에 대한 이용자 관심도를 수치로 표현한 지표인 소셜스코어로 순위를 매긴다. P2E게임으로서의 관심도를 확인해볼 수 있는 셈이다.

이날 출시된 컴투스의 ‘아이들:루카’만이 38위로 TOP50 안에 올라 있을 뿐이다. 나트리스의 ‘무한돌파 삼국지’는 84위, 위메이드커넥트의 ‘에브리팜’이 80위, 넷마블의 ‘골든 브로스’가 87위로 그나마 100위권 안에 들어와 있다.

초반 흥행하며 순위 최상위권을 차지했던 넷마블의 ‘제2의 나라: 크로스월드’도 109위에 그쳤다. 최고 동시 접속자수 140만 명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흥행했던 위메이드의 ‘미르4’도 162위에 그쳤다.

컴투스의 ‘서머너즈워: 백년전쟁’은 192위, 조이시티의 ‘건쉽배틀: 크립토 컨플릭트’, ‘크립토볼 Z'은 각각 194위, 239위였다. 컴투스홀딩스의 ‘크로매틱소울: AFK 레이드’는 313위, 넷마블의 ‘A3: 스틸얼라이브’는 403위였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P2E 게임이 하락기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하면서 “한국 업체들도 P2E 게임을 다수 출시하고 있지만, 위메이드의 ‘미르4 글로벌’ 이후로 성공한 게임이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P2E 주춤에 위믹스 플랫폼 2분기 성적표 '부진'

일부 게임사를 제외한 게임업계 전반적으로 2분기 실적 전망이 밝지는 않다. 코로나19 특수가 사라지면서 이용자 수가 급감한 데다 인건비 상승으로 영업비용도 늘었다. P2E 게임에 뛰어든 위메이드, 넷마블, 컴투스의 경우 눈에 띠는 히트작이 없는 상황에서, 2분기까지는 다소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P2E게임 대표주자 위메이드 또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위메이드는 2분기 매출액 1089억6300만원, 영업손실 332억5800만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58% 늘었지만 영업비용이 239% 늘면서 적자로 전환했다.

눈에 띠는 것은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위믹스 내 거래량 변화다. 당초 위메이드는 2분기 중에 7개 게임을 온보딩하면서, 타이틀 증가에 따라 거래금액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위믹스 월렛 MAU(이용자 수)는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고 위믹스 DEX(탈중앙화 거래소) MAU는 29% 늘었다.

그러나 올해 2분기 DEX 거래금액은 1599만5680위믹스로 전분기(4051만1081위믹스) 대비 절반 가까이 내려앉았다. DEX 플랫폼을 통해 거래되는 금액 자체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이야기다. 위믹스 플랫폼 매출도 8억5800만원으로 전분기보다 19% 줄어들었다.

위메이드의 위믹스 플랫폼에 대한 의지는 확고하다. ‘미르M’ 글로벌 버전에 블록체인을 접목해 실적 반등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장현국 대표는 “테스트 중인 위믹스3.0을 잘 다듬어서 더욱 개방적인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축하고 독보적인 글로벌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넷마블이 매출 6680억원, 영업이익 75억원을 거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5.73%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53.49% 감소한 수치다.

넷마블은 올해 2분기 P2E 요소를 더한 '제2의 나라: 크로스월드‘가 초기 흥행을 거뒀지만 매출 하락세가 이어졌다.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을 비롯한 기대작들이 쏟아지는 하반기에 실적 개선을 기대해볼 만하다.

C2X를 내세운 컴투스의 경우 2분기 매출 1678억원, 영업이익 68억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7% 늘고 영업이익은 38.1% 감소한 규모다. 컴투스 역시 기대 신작인 ‘서머너즈워: 크로니클’이 다음달 출시되는 만큼, 하반기에 실적 개선을 이뤄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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