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사진/pixabay
영국. 사진/pixabay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이 경기침체 우려 속에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27년 만에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BOE는 4일(현지시간) 통화정책위원회(MPC)에서 기준금리를 1.25%에서 1.75%로 0.5%포인트 올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금리 인상 폭은 1995년 2월 이후 최대이다. 

BOE는 정책위원 9명 중 8명이 0.5%포인트 인상에 동의했고, 1명이 0.25%포인트 인상 소수의견을 냈다.

올해 4분기부터 내년 말까지 장기간 경기침체를 예고하면서도 당장 물가 상승세가 심각하다고 본 것이다. BOE는 올해 4분기 물가상승률 정점을 11%에서 1980년 이후 최고인 13.3%로 올려잡았고 내년에도 중반까지 10% 이상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당초 목표치인 2%를 크게 이탈한 수준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가스 등 에너지 가격 급등이 물가 상승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공급망 문제와 수요 증가도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BOE는 미국 등의 금리 인상 속도를 따라가지 않으면 파운드화 가치가 더 떨어지고 이로 인해 수입 물가가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심해질 것이란 우려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최근 연이어 금리를 0.75%포인트씩 인상하며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고, 지난달 유럽중앙은행(ECB)도 11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올리면서 0.5%포인트 인상했다.

앤드루 베일리 BOE 총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가계 어려움을 알고 있지만 지금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상황은 더 악화할 것"이라며 빅스텝을 단행한 배경을 설명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