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영 연세대 명예교수·15대 총장
정창영 연세대 명예교수·15대 총장

한 국가 또는 사회가 어떤 제도를 선택하는가는 정말로 중요하다. 제도(institutions)란 경기법칙(rule of the game)을 가리킨다. 

보기를 들면 경제를 운영하는데 있어서 시장기구(market)를 활용할 것인가, 경제계획(plan)을 이용할 것인가를 선택하는 것이다. 

남한과 북한이 좋은 보기이다. 남한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경제를 운용하는데 시장기구를 선택하였고, 북한은 경제계획을 택하였다. 

즉, 한국은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데서 가격이 결정되도록 놔두었다. 반면에 북한은 정부 당국이 자세한 경제계획을 수립해서 경제를 운용하였다. 

해방 후 근 80년이 경과한 현 시점에서 뒤돌아보면 한국의 선택이 올바른 것이었음을 확인할 수가 있다. 물론 시장기구도 여러 결점이 있으나, 경제계획은 헤아릴 수도 없이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볼 때 러시아, 북한 경제의 현상을 보면 이를 확인할 수가 있다. 

한국사회는 누구를 평가할 때 장·단점을 “균형”있게 보려고 하지 않고, 아무리 공(功)이 커도 다소라도 과가 있으면 무자비하게 비난하고 깎아 내리려는 경향이 지나치다. 좋은 보기가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다. 당시 그는 세계 전체의 국가 수반들 가운데 최고의 지적인 수준을 보유한 분이었다. 

또한 세계 정세의 흐름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그 추이를 파악하고 있었다. 현재 한국민들이 향유하고 있는 높은 수준의 정치적인 자유와 경제적인 풍요는 상당한 부분 이 대통령이 주도적으로 노력해서 선택한 민주주의, 시장경제에 기초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해방 후 한국 사회가 선택한 정치·경제적인 “제도”는 올바른 판단과 결정이었으며, 이는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경제 발전과 정치적인 자유의 토대를 제공하였다는 것을 오랫동안 기억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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