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에만 57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한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보유 자산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올해 상반기에만 57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한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보유 자산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올해 상반기에만 57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한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보유 자산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11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그룹은 2분기 연결기준으로 3조1627억엔(약 36조8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1분기 2조1006억엔(약 20조3000억원) 순손실에 이은 것으로, 2분기 연속 적자는 2005년 이후 17년 만이다. 결국 올해 상반기 적자 규모가 57조원을 넘어섰다. 

여기에는 소프트뱅크그룹이 정보기술(IT) 업체 투자를 위해 조성한 비전펀드가 올 상반기 500억달러(약 65조5000억원) 가까운 손실을 기록한 게 결정적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손 회장은 8일 자산운용사 포트리스의 매각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소프트뱅크그룹은 또 최근 미국 이동통신업체 T모바일US의 지분 처분을 통해 24억달러(약 3조1000억원)를 확보했다.

비전펀드는 차량 공유서비스 우버, 부동산 플랫폼 오픈도어, 부동산 중개업체 KE홀딩스 지분 등을 정리해 2분기에만 56억달러(약 7조3000억원)를 현금화했다는 게 로이터 설명이다.

소프트뱅크그룹은 또 보유 중인 알리바바 주식을 매각하는 것을 담보로 미리 돈을 받는 파생상품 '선불 선도계약'(prepaid forward contracts) 매도를 통해 최근 몇달간 173억달러(약 22조6000억원)를 확보했다.

시장조사기관 레덱스리서치의 커크 부드리 애널리스트는 전자상거래 업체 쿠팡과 음식배달업체 도어대시 등이 잠재적 매각 후보군이라고 꼽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주가 하락에 따라 소프트뱅크그룹 측이 현금 확보를 위해 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알리바바 주가는 2020년 말 고점에서 3분의 2 이상 빠진 상태다.

소프트뱅크그룹은 실적 악화 속에 기존의 1조엔(약 9조7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에 더해 4천억엔(약 3조8000억원) 규모 자사주를 추가로 사들이겠다고 최근 밝혔다.

이에 따라 최근 5년새 수차례 제기된 바 있는 소프트뱅크그룹의 비상장사 전환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SMBC 닛코증권 애널리스트 기쿠치 사토루는 “소프트뱅크그룹이 상장회사로 남아있을 이유가 없다”면서 “조만간 경영자에 의한 자사주 매수(MBO) 등을 통한 회사 형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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