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조 영업익 HMM 경영 안정…지분 장기적으로 매각 
대우조선 방산·민수 분리안 다시 거론…실효성엔 의문

정부가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는 HMM과 대우조선해양
정부가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는 HMM과 대우조선해양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HMM과 조선기업 대우조선해양의 새주인 찾기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정부는 최근 막대한 영업이익을 내며 경영 안정화를 이룬 HMM의 경우 공공지분을 단계적으로 매각해 민영화를 추진한다. 현대중공업그룹과의 합병이 무산된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민수와 방산 부문 등을 분리해 매각하는 방안이 다시 거론되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의문이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해양수산부는 전날 해운시장을 민간 중심으로 전환하고 공공부문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방안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해수부는 지난해 7조원대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만 6조원대의 영업이익을 낸 HMM은 이제 경영 정상화를 이뤘다고 판단하고, 경영권을 민간에 중장기적으로 이양하기 위한 여건을 조성하기로 했다.

조승환 해수부 장관은 “HMM이 흑자가 계속 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와 공공기관이 HMM을 계속 가져갈 수는 없다”면서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게 되면 76% 정도가 공공소유 지분으로, 상당한 금액이 필요하다. 때문에 HMM의 공공지분을 순차적으로 매각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최대주주(55.7%)인 KDB산업은행이 6년 만에 다시 분리매각 카드를 꺼내드는 분위기다. 올 초 현대중공업으로의 인수가 무산된 데다 최근 하청노조 파업으로 부실 문제가 부각되면서 최상의 시나리오였던 ‘통매각’만을 고집하기는 어렵다는 기류가 형성됐다.

강석훈 산은 회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우조선을 분리해서 매각하는 등 다양한 방안들을 다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이 발언은 그동안 대우조선의 방산과 민수 부문을 분리매각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봤던 기존 방침과는 다른 것이다. 

2000년 말 산은이 대우조선의 최대주주가 된 이후 대우조선의 분리매각 가능성이 거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6년 산은은 대우조선을 '굿컴퍼니'(우량자산)와 '배드컴퍼니'(부실자산)로 나누는 시나리오로 민수와 방산 부문을 분할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한 바 있다. 당시에는 노조의 반발과 실익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이행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대우조선 하청업체 노조의 장기파업으로 수천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을 보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내부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분리매각이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방산과 상선·LNG선 등을 만드는 기초공정이 대부분 겹치기 때문에 공정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는 이유에서다. 2016년 당시에도 분할로 인해 운영 효율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이 분리매각 계획이 철회된 배경으로 작용했다.

대우조선 노조 역시 지금도 분리매각에 대해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는 분리매각설에 대해 “조선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대우조선 매각은 구성원 이해와 동의없이 절대 진행될 수 없다”며 “한국 조선산업과 기자재업체의 원상회복과 발전을 전제로 한 새로운 경영 주체를 확보하는 것을 대우조선 매각 방향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산은은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면서 “일단 외부 컨설팅 보고서 결과를 토대로 채권단, 정부 등 주요 이해 관계자와 협의를 거쳐 중장기 관리 방안을 수립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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