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50GB 요금제 출시 요구하지만 가능성 낮아

이동통신 3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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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과 KT가 각각 데이터 24GB, 30GB를 제공하는 5G중간요금제를 출시한 가운데, 정부가 추가로 더 세분화된 다양한 요금제를 주문하고 나섰다. 국회, 시민단체 등이 데이터 제공량이 기대 수준에 못 미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중간요금제 출시가 실제 통신비 절감으로 이어질지는 의구심이 든다.

1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의 중간요금제 발표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서는 월 6만원대에 30GB 안팎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5일 월 5만9000원에 데이터 24GB를 제공하는 ‘베이직플러스’를 먼저 선보였고, KT는 지난 11일 월 6만1000원에 30GB 데이터를 제공하는 ‘5G 슬림플러스’를 신고했다.

5G 중간요금제 논의는 지난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이용자들은 월 20~30GB를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실제 요금제 데이터제공량은 10GB 이하 또는 100GB 이상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실제 데이터 사용구간에 해당하는 요금제가 없어, 억지로 실제 사용량에 비해 비싼 요금제를 쓰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당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통신 3사 임원들은 선택권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잠잠했던 중간요금제 출시 논의는 올해 초부터 다시 급물살을 탔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 이전부터 5G 중간요금제 도입을 공약으로 내세웠고, ‘긴급 민생안정 10대 프로젝트’ 중 하나로 선정하며 통신사를 압박했다.

이에 SK텔레콤이 가장 먼저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했지만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반응은 싸늘했다. SK텔레콤이 출시한 중간요금제가 24GB의 데이터를 제공하는데, 6월 말 기준 이용자 데이터 평균 사용량(26GB)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KT가 데이터 제공량을 6GB 늘린 요금제를 출시했지만 불만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소비자단체와 여당 등에서는 10GB와 110GB의 중간값인 50GB~60GB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중간요금제를 신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SK텔레콤과 KT가 출시한 중간요금제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일부 헤비 이용자까지 포함시킨 실제 사용자의 데이터 사용량이 6월 기준 26GB인데, 그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과학정보통신기술부는 이통사들에 새로운 데이터 이용량 구간의 상품을 출시하도록 계속 협의하고 요청할 예정이다. 아직도 일부 구간에 한정된 만큼 촘촘하게 세분화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통신사들이 소비자단체의 주장처럼 50GB, 70GB 데이터를 제공하는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할 가능성은 지금으로서는 낮아 보인다.

중간요금제는 LTE 가입자들의 5G 전환을 앞당길 수도 있지만, 고가 요금제 가입자들의 하향을 유도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의 한달 평균 사용량은 41.1GB, 일반 요금제를 이용하는 5G 가입자는 평균 13.6GB를 사용한다.

만일 50GB의 데이터를 제공할 경우 대다수의 무제한 요금제 사용자들이 이탈할 가능성이 높은데,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줄어들게 되기 때문이다. 이통사들의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은 고가 요금제 가입자 수가 많아질수록 증가한다.

소비자 입장에서 중간요금제가 실제 통신비 인하 효과로 이어질 지도 미지수다. 통신사는 고가요금제일수록 공시지원금을 높게 책정하고 있다. 또한 고가의 요금제일수록 대리점, 판매점 등에 높은 판매장려금(리베이트)를 지급하기도 한다.

이에 유통채널에서는 고객이 상위 요금제에 가입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공시지원금에 더해 리베이트 일부를 보조금이라는 명목 하에 추가로 지원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결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보다 저렴하더라도 추가로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고가요금제를 선호하게 된다.

공시지원금을 지원받은 가입자의 경우 최초 가입 요금제를 반년간 유지해야만 하는 조건이 붙어 있다. 고가요금제로 가입한 고객이 가입한지 반년도 지나지 않아, 통신비를 아끼겠다고 중간요금제로 이동하면 위약금을 내야만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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