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철 대한기능의학회 회장·반에이치클리닉 원장
이재철 대한기능의학회 회장·반에이치클리닉 원장

인간은 왜 늙어야 하는가? 그리고 노화의 끝은 죽음으로 연결돨까?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은 ‘텔로미어’를 공부하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았다

텔로미어는 우리 몸에 존재하는 염색체의 끝에 있다. DNA가 제대로 복제되도록 돕고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마치 운동화 끈 끝에 달려 있는 플라스틱처럼 말이다. 오래된 운동화를 보면 운동화 끈 대신에 플라스틱이 닳아 있듯이 텔로미어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닳아 짧아진다. 세포가 한 번 두 번 분열할 때마다 텔로미어가 조금씩 짧아지는 것이다. 물론 텔로미어가 어느 정도 짧아지기 전에는 세포의 기능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사람 체세포에 있는 텔로미어의 길이는 보통 DNA 염기 5000개에서 10000개 정도이고, 세포분열을 할 때마다 50개에서 200개의 염기 길이만큼 짧아진다. 이렇게 점차 짧아지다가 노화점 1000개 정도 이하로 텔로미어의 길이가 짧아지면 DNA를 더 이상 보호할 수 없게 된다. 이렇게되면 더 이상 세포가 제대로 분열할 수 없게 되고 마침내 우리는 노화의 끝인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텔로미어가 영원히 줄어들지 않는 세포가 있다. 바로 암세포다. 암세포에는 텔로머라아제라는 효소가 활성화되어 있어 텔로미어가 닳아 사라지지 않도록 할 수 있다. 그래서 암세포가 영원히 증식할 수 있는 것이다.

정상적인 우리 몸의 체세포에는 텔로머라아제가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다. 그럼 어떻게 하면 우리 몸의 정상 세포의 텔로미어를 연장시킬 수 있을까? 그렇게 연장된 텔로미어는 정말 우리 몸의 노화를 막을 수 있을까?

첫 번째 텔로미어의 연장 방법으로 가장 많은 연구에서 확인된 방법은 바로 칼로리 제한이다. 생쥐, 예쁜 꼬마선충, 초파리, 원숭이 등 다양한 동물 실험에서 칼로리 제한으로 인한 텔로미어 길이 연장이 확인되었다.

두 번째는 산화 손상을 줄이는 것이다. 산화 손상은 우리 몸 안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활성 산소를 증가시키고, 이 활성 산소는 우리의 미토콘드리아와 DNA 자체를 손상시키는 스트레스가 된다. 텔로미어의 단축을 가속화시키는 요인인 것이다.

세 번째 당의 과다한 섭취로 생성되는 AGE라는 당독소는 동맥 경화나 백내장과 같은 노화 질환을 가속화한다. 지방의 산화 작용 역시 세포막의 유연성을 저하시켜 세포의 기능을 저하시키면서 에너지 대사에 문제를 일으킨다. 결국 활성 산소가 제대로 처리되지 못해 이것이 텔로미어를 더 빨리 닳아지게 만든다.

네 번째 우리 몸의 유전자를 보호하는 메커니즘 중 하나인 메틸레이션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져야만 텔로미어가 잘 보호될 수 있다.

기능의학에서 많이 사용하는 유기산 검사를 통해 산화 스트레스의 정도와 메틸레이션의 정도를 확인할 수 있고, 이상이 있을 경우에는 항산화제를 투여하고 황이 충분한 아미노산을 보충하고 메틸레이션에 필요한 B6, 엽산, B12 등을 보충하게 된다.

광양자 치료 역시 혈액에 산소를 충분히 공급하고 자외선 에너지를 조사하여 산화 손상을 줄이는데 효과적이다.

칼로리 제한과 더불어 당독소를 해독하고 체내의 대사를 촉진시키는 다양한 기능의학적 치료는 극단적인 단식을 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칼로리 제한과 당독소 해독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돕는다.

텔로미어를 영원히 길어지게 하여 불로장생을 이루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더라도 시대를 사는 지혜를 가지면 노화속도를 낮추고 더 오래 살 수 있다.

이재철 대한기능의학회 회장·반에이치클리닉 원장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