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철 대한기능의학회 회장·반에이치클리닉 원장
이재철 대한기능의학회 회장·반에이치클리닉 원장

암은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암의 크기가 작고, 주변 조직을 침범하기 전인 초기단계에서 암을 제거할 수 있다면 가장 바람직하다 하겠다. 그래서 암을 최대한 빠르게 발견하도록 여러 가지 다양한 방법으로 암을 예측하고 발견하는 검사들이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알려진 검사가 바로 암 표지자 검사다.

우리 몸에 암이 발생하면 그 악성 종양에 의해 혹은 종양에 대한 인체의 반응으로 상승하는 물질들이 있다. 바로 이런 물질들을 우리는 암 표지자, 종양 표지자로서 종양의 존재를 확인하는 데 이용하게 된다. 종양 표지자는 세포, 조직, 체액 등에 존재하면서 다양한 검사 방법으로 측정할 수 있다. 그래서 종양 표지자 검사는 단순히 암을 조기에 찾아 내기 위해 하기도 하지만, 암을 치료한 환자들에서 치료 반응을 확인하기 위해서나 병기를 결정하고 재발을 확인하고 감시하기 위해서도 사용하고 있다.

종양 표지자는 한 가지 암에만 특이적으로 증가하기도 하고 여러 종류의 암에서 함께 발견되기도 한다. 특정 부위의 양성과 악성 종양 모두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PSA 종양 표지자는 전립선암의 조기 진단을 위해 사용된다. 전립선 비대증 한자에게도 증가한 수치로 나타난다. AFP도 간암에서 증가하지만 만성 간염 등에서 드러난다. CA19-9는 췌장암과 대장암에 유용한 종양 표지자이지만, 진단 특이도가 낮아서 암의 예측보다는 치료 반응을 평가하는데 더 유용하게 사용된다. 췌장암 자체가 워낙 자각 증상이 없다보니 검사에서 CA19-9가 의미 있게 증가한다면 췌장을 더 자세히 볼 수 있는 다른 영상 검사를 반드시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CEA 수치는 대장, 췌장, 담낭, 위 등의 소화기계 암을 의심하는 검사다. 역시 진단 특이도가 높지는 않지만 암의 치료 경과와 재발을 의심하기 위해 사용된다. CA125는 여성 암의 특이적인 표지자로 주로 난소암, 자궁내막암을 판별하고 그 예후를 결정하는데 사용된다. CA15-3은 유방암 표지자로 특히 유방암의 원격 전이나 치료 효과를 판단하기 위해 사용되고, Cyfra21-1 은 폐암 표지자로 쓰이지만 암 뿐만 아니라 폐에 발생하는 폐결핵, 폐렴과 같은 양성 질환에서도 증가할 수 있다.

암 표지자 검사는 증상이 없는 환자들의 암을 미리 찾아낼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한다는 면에서 아주 유용한 검사이지만, 정확하게 특정 암의 발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이런 맹점을 보강하기 위해 암 표지자만 단독으로 검사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암에서 증가하는 다양한 혈액 내 생화학적 지표들을 동시에 확인하여 기존 암 환자의 검사 결과로부터 만들어진 빅데이터를 활용해 의미 있는 확률을 도출해내는 검사도 있다. 민감도와 특이도를 다양한 데이터의 상호작용을 통해 더 끌어올리는 것이다.

누구나 보이지 않는 암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고 보면 된다. 모든 암은 크기가 약 1cm, 무게가 1g, 세포 수가 약 10억개 이상이 되어야만 검진에서 발견된다. 이렇게 보이지 않는 암을 발견하기 위해 암 표지자를 활용할 수 있다. 암 발생확률이 높은 50세 이상에서는 검진을 통해 주기적으로 종양 표지자 검사를 시행하고, 이상이 있다면 그에 맞는 추가적인 영상 검사 등을 진행하여 암을 미리미리 찾아내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재철 대한기능의학회 회장·반에이치클리닉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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