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DMZ까지…15년간 현장 맞춤형 IT교육
경단녀·노년층 일자리 창출하며 사회환원 '톡톡'

채욱 ESG 운영팀장(왼쪽)과 장윤형 차장(오른쪽). 사진/KT
채욱 ESG 운영팀장(왼쪽)과 장윤형 차장(오른쪽). 사진/KT

“KT가 국민 기업으로서 사회에 환원하는 사회공헌 활동을 계속 해왔는데,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서 우리 임직원들도 보람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회공헌 활동이 기업 가치 상승으로도 이어졌다고 생각해요.”

채욱 KT ESG 운영팀장은 지난 7일 KT 광화문 사옥에서 ‘KT IT 서포터즈’ 활동이 15년간 이어질 수 있었던 이유로 “정보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IT 교육을 가르치는게 IT 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이와 같이 말했다.

2007년 출범한 KT IT 서포터즈는 임직원의 IT 역량과 지식을 기부하는 프로보노 사회공헌 활동이다. 인터넷 이용법과 PC 사용법을 알려주는 사업으로 시작해 학생들을 위한 AI/SW 코딩 교육,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키오스크·스마트폰 교육 등을 진행해왔다. KT에 따르면 IT서포터즈의 수혜자는 380여만명, 교육회수는 35만회에 달한다.

필요하다면 도서·산간지역을 포함해 전국 방방곡곡 어디든 먼저 찾아가는 교육 서비스는 높은 호응을 얻었다. 직접 현장을 찾아가 수혜자들의 니즈를 경청하고, 필요한 IT기술을 접목시켜 삶의 질을 향상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예가 북방한계선(NLL) 근방에 위치한 섬 백령도의 화상연결 솔루션이다. 백령도의 대피소는 26개로 나뉘어 있다보니, 주민대피령이 내릴 때마다 주민들은 가족들이 어떤 대피소로 들어갔는지 몰라 발을 동동 구르고는 했다. KT IT 서포터즈가 현장에서 이러한 주민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화상회의 솔루션을 구축해 쉽게 가족들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DMZ라는 특수한 공간 제약을 가진 파주시 대성동에 ‘기가스쿨’을 구축하기도 했다. 대성동은 군사분계선에 인접해있다 보니, 통신인프라를 개선하고 싶어도 일일이 UN군 사령관의 승인을 얻어야만 해 어려움이 따랐다.

IT 교육을 진행한 대성동 초등학교 학생들과 대성동에 대해 알리는 영상을 기획하고 촬영해 UN 대사관 등에 보냈다. 장윤형 ESG 운영팀 차장은 “(참여했던 학생들도)단순히 대성동 마을에 대해 알리는 것뿐만 아니라, 활동을 통해 외교관에 대한 꿈을 키우는 등 보람을 느끼기도 했다”면서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KT IT 서포터즈가 추진한 사업이 정부 정책으로 이어지거나 협업한 사례도 있다. 보건복지부에서 진행하는 사물인터넷(IoT) 시니어 케어의 경우, 2015년 서울 동자동 쪽방촌에서 고독사 예방을 위해 진행한 전등 센서 솔루션이 영향을 미쳤다.

채욱 팀장은 “서포터즈가 정보소외 계층에게 IT 교육을 진행하며 니즈를 파악하고, IT 기술을 어떻게 접목해서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IoT 센서를 개발했다”며 “우리의 사회공헌 활동을 정부나 지자체가 인정해주고 반영할 때 기쁘고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채욱 KT ESG 운영팀장과 장윤형 차장이 IT서포터즈에 대해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KT
채욱 KT ESG 운영팀장과 장윤형 차장이 IT서포터즈에 대해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KT

단순한 IT 교육 넘어 ‘인생 2막’ 열어준 IT 서포터즈

정보소외계층에게 IT교육을 진행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돕기도 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키오스크(무인 기기) 사용이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ICT 강사 양성의 필요성을 느꼈고, 노인인력개발원과 협업해 노년층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했다. 현재 KT IT 서포터즈에게 교육을 받아 활동하는 ICT 강사는 500여명이 넘는다.

일례로 ICT 강사 황영목(90)씨의 경우 수혜자로 시작했지만 남양주 복지관에서 키오스크와 스마트폰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황영목 강사는 “학생들과 비슷한 눈높이에서 강의를 하니 의외로 잘 따라가준다”며 “퇴임 후 남은 삶을 보람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해 준 KT IT 서포터즈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KT IT 서포터즈들도 전현직 KT 임직원 외에 경력단절여성을 다수 포함했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172여명의 IT서포터즈 중 외부에서 합류한 경력단절여성은 약 50여명이다. 사회로 복귀할 기회를 잃어버린 여성들에게는 인생 2막을, kt it 서포터즈에게는 우수한 역량을 갖춘 인력을 영입해 수준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ICT 트렌드 변화에 맞춰 KT IT 서포터즈의 교육 콘텐츠도 새롭게 바꾸어가고 있다. 최근 KT가 집중하고 있는 AI와 빅데이터, 노년층에게 약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도입할 예정이다. 장윤형 차장은 “전문 기관과 협업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확산해나갈 에정이다. AI 교육을 하더라도 윤리 교육을 먼저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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