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TQQQ' 순매수액 21.7억달러…테슬라보다 3억달러 많아

증시.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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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투자자들의 고위험 상품 투자가 늘고 있다.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은 최근 한 달간 미국 나스닥 지수 상승률을 3배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1억4000만달러가 넘는 돈을 쏟아부었고, 미 반도체 지수를 추종하는 ETF에도 1억2000만달러가 투자됐다. 개미들의 '묻지마 투자'에 따른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서학개미들은 부진한 국내증시를 벗어나 단기 고수익을 쫒는 고위험 상품에 올인하는 모습이다. 

15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14일까지 한 달간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프로셰여즈 울트라프로 QQQ(PROSHARES ULTRAPRO QQQ)' ETF로, 총 1억3734만달러를 순매수했다. 

이 ETF는 나스닥100지수 하루 등락 폭의 3배씩 따라가도록 설계된 상품으로, 티커명 'TQQQ'로 더 유명하다. 나스닥100지수는 나스닥시장 상장종목 중 시가총액이 크고 거래량이 많은 100개 비금융 업종대표기업으로 이루어진 지수로 테슬라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아마존 등으로 구성된다. 

한달간 서학개미가 두 번째로 많이 산 종목은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하루 변동 폭의 3배를 따라가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HS)' ETF로 1억1202만달러였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인텔과 엔비디아,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 미국 대표 반도체 기업들이 포함돼 있다. 

3위 역시 '디렉시온 데일리 만기 20년이상 국채 불3X(DIREXION DAILY 20+ YEAR TREASURY BULL 3X SHS)' ETF로 5182만달러 가량 순매수했다. 

올해 들어서도 서학개미들은 '프로셰여즈 울트라프로 QQQ' ETF를 21억6229만달러 순매수하며 가장 많이 사들였다. 2위인 테슬라(18억3763만달러)보다 3억달러 가량 많은 규모다. 

3위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ETF로 14억6224만달러 순매수했다. 

최근 뉴욕증시는 크게 휘청이는 모습이다. 13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 지수는 3%~5% 이상 급락하며 2020년 6월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전날에는 3대 지수가 모두 오름세로 출발했지만, 다우지수가 장 막판 0.7% 가량 급락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이어갔다. S&P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마감 30분을 앞두고 최고 각각 0.5%, 0.2%가량 하락 반전했다. 그러나 30분 만에 나스닥지수는 0.7% 반등하는 등 변동성이 큰 모습을 보였다.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고강도 긴축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날 발표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로 예상보다 빠르게 물가가 둔화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연준의 긴축 우려는 강화됐다.

시장에선 서학개미들이 주가지수 일일 변동 폭의 3배 성과를 따라가도록 설계된 레버리지형 ETF 등 고위험 상품에 과감하게 투자하는 것에 대해 우려의 시선이 많다. 금융당국도 단기 고수익을 노린 '묻지마' 투자에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레버리지 ETF의 경우 매우 높은 가격 변동 위험뿐만 아니라 수익률 복리 효과와 같은 투자 위험 요소가 존재한다"며 "특히 가격 등락폭 제한이 없는 해외 증권시장에선 레버리지 상품의 가격변동성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레버리지 ETF에 내재한 투자 위험요소를 인지하지 않고 단기 고수익만을 기대해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레버리지 상품은 변동성이 클수록 누적수익률의 오차가 많아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며 "파생상품을 이용해 소위 '대박'을 노리는 투자 태도는 지양하고, 지금과 같이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는 고위험 상품 투자에 더욱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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