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주문 보고해달라” 당국 이틀째 시장개입 추정
전문가들 “1400원 넘을 것…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

사진은 원/달러 환율이 1399.0원으로 시작한 16일 오전 딜링룸 모습
최근 원/달러 환율이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와 외환위기 당시 수준인 1400원에 육박하면서 한국 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그러자 금융당국도 시중은행들에 달러 주문 동향과 은행별 포지션을 실시간으로 보고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시장개입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사진은 원/달러 환율이 1399.0원으로 시작한 16일 오전 딜링룸 모습

최근 원/달러 환율이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와 외환위기 당시 수준인 1400원에 육박하면서 한국 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그러자 금융당국도 시중은행들에 달러 주문 동향과 은행별 포지션을 실시간으로 보고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시장개입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외환당국은 지난주 후반 달러 거래를 하는 외국환은행들에 주요한 달러 매수·매도 현황과 각 은행의 외환 관련 포지션에 대해 보고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 빈도는 매시간으로, 사실상 실시간 보고를 의미한다.

외환당국의 이같은 요청은 시장에선 불필요하게 달러를 사들이지 말라는 경고의 메시지로 해석되고 있다. 예상보다 높았던 미국의 소비자물가와 이번주 미국의 금리 결정을 앞두고 나타나는 원/달러 환율 급등 분위기를 틈타 환투기를 하면 좌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외환당국은 원/달러 환율이 지난 15일 1400원에 육박한 이후 점차 실력 행사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이날 외환당국은 10억달러 가까운 달러 매도하면서 시장에 개입했다. 결국 1400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였던 원/달러 환율은 채 40분이 되지 않은 시간 동안 1391원 초반대까지 밀렸다. 

이날 오전 추경호 부총리는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는 상황을 저희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이런 현상을 바라만 보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16일에도 이 같은 상황은 이어졌다. 이날 오전 원/달러 환율이 1399.0원으로 개장했지만 외환당국이 개입에 나서며 1395원선 안팎으로 끌어내렸다. 장 막판에는 원/달러 환율을 아예 1388.00원까지 끌어내려 버렸다. 시장에서는 이날도 당국이 10억달러 이상 개입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외환당국이 불안심리 확산을 차단하고자 시장 개입이라는 특단의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당국의 시장 개입이 이른바 '킹달러'(달러 초강세)로 요약되는 국제금융시장의 흐름을 막을 수는 없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당국의 개입은 결국 시장 심리와 싸움”이라면서 “현 상황에서 당국의 시장 개입은 국내의 불안한 심리를 잠시 안정시키는 수준으로, 국제금융시장의 킹달러 흐름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원/달러 환율과 코스피 외국인 수급은 대체로 음(-)의 상관계수를 보인다”며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환율이 상승할 때 환차손을 키울 수 있어 외국인의 자금 이탈이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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