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기업은 해외투자진출시 경쟁국에 비해 단독투자 방식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OTRA(사장 : 조환익)는 한국 및 중국, 인도, 미국, EU, 일본 등 경쟁국 기업의 해외투자진출 유형과 특징을 비교한 ‘주요국별 해외투자진출 유형 비교’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구미선진국 및 중국, 인도, 일본 기업은 전략적 제휴, M&A, J/V 등 해외기업과 파트너쉽 비중이 높은 반면, 우리기업들은 전체 해외투자진출의 70%를 단독투자가 차지할 정도로 나홀로 진출을 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과거, 글로벌 제휴와 M&A 등은 선진국 다국적 기업의 전유물로 인식되었으나 최근 이런 인식은 무너지고 있다. 특히 중국, 인도 등 신흥국 기업들이 풍부한 외환보유고와 글로벌 전략을 무기로 해외기업과의 제휴와 M&A에 나서고 있다.

전략적제휴, JV(Joint Venture, 합작투자), M&A 등 국제 파트너쉽 형성의 가장 큰 목적은 신규시장 개척, 글로벌 가치사슬 구축, 부족역량 보충 등이다. 특히 중국, 인도기업은 신규시장 개척, 부족역량 보충을 목적으로 하는 제휴, 인수합병 비중이 높은 편이다.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중국기업의 해외기업 인수합병은 15억불에서 268억불로 무려 18배 늘어난 반면 자회사 투자 방식은 14억불에서 33억불로 증가하는데 그쳤다.

인도 기업의 해외기업 M&A도 폭발적이다. 2007년 인도기업의 해외기업 인수합병은 314억불로 전년도보다 70억불이나 늘었다. 건수면에서도 2002년 20건에서2008년 1분기에만 52건으로 늘었다. 특히 TATA 그룹은 2006년 이후에만 21건, 185억불의 국제 M&A를 단행했다.

전통적으로 cross-border 제휴, J/V, M&A에 강세를 보여 온 미국, EU, 일본 기업 역시 외국기업과 제휴, 인수 합병을 통한 시장 지배력 확대에 힘쓰고 있다.

우리나라의 해외직접투자액은 2007년 204억달러, 그 중 해외기업 M&A를 통한 진출이 80억 달러로 전년보다 각각 2배와 4배로 증가했다. 그러나 해외직접투자 절대액, GDP 대비 비중은 경쟁국에 비해 여전히 낮은 상태다. 2006 GDP대비 해외기업 M&A 규모는 EU가 3.0%, 미국 1.3%, 싱가포르 10.8%, 홍콩 3.3%, 중국 0.6%인 반면, 한국은 0.1%에 불과했다.

진출 방식에서도 경쟁국과 한국기업은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2006년 해외직접투자에서 M&A 방식을 택한 비중은 미국이 79%, EU 75%, 중국 92%, 인도 49%, 일본 29%인 반면 한국은 13%에 불과했다.

한국기업이 나홀로 투자에 의존하는 것은 국제금융시장에 대한 경험 부족과 외국계 다국적 기업에 비해 폐쇄적인 기업문화에서 기인한다. 여기에 저가의 생산요소 추구형 투자에 치우친 것도 한 원인이다.

KOTRA 정호원 통상전략팀장은 “단독투자 방식이 반드시 제휴 방식에 비해 불리한 것은 아니지만, 외국기업들이 낮선 시장에 진입하는 방식으로 전략적 제휴, 합작기업 설립, M&A 방식을 선호하는 것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단순 수출 방식에서 탈피해 글보벌화 수준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해서는 외국기업과 제휴를 적극 고려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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