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스토어 잠실 개점, 현대카드와 애플페이 도입 전망
한국 시장 공 들인다고? 아이폰 출시 등 여전히 후순위

애플 잠실점. 사진/애플
애플 잠실점. 사진/애플

한국 시장에 비교적 관심을 두지 않았던 애플이 올해 들어 사뭇 달라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해에만 애플스토어 매장을 두 개째 오픈하고, 소비자가 기다려 온 애플페이 도입도 현대카드와 손잡고 추진한다. 단 신제품인 아이폰14 출시 일정이 주변 국가보다 3주나 늦고, 고환율 영향이라지만 출고가를 과도하게 인상하는 등 ‘한국 홀대론’을 불식시키기는 어려워 보인다.

21일 IT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국내 4번째 매장인 애플스토어 잠실점을 오는 24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 오픈한다. 애플은 2018년 서울 가로수길에 처음으로 애플스토어 매장을 개설했고, 지난해에는 3년만에 여의도 IFC몰에 2호점을 열었다. 올해 4월에는 명동에 아시아권 최초로 픽업공간을 갖춘 애플스토어 3호점을 개설했다.

IT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서울 강남구 비제바노 건물 2개층 임차계약을 체결하고 5호점 오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해당 공간은 공사 중으로, 내년도에 문을 열 것으로 추정된다. 이밖에 애플이 젊은 유동인구가 많은 홍대입구 근처에도 6호점을 오픈할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애플스토어가 있다는 것은 그만큼 애플이 해당 국가의 시장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중국과 일본에 각각 애플스토어 매장이 44개, 10개가 운영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애플스토어 규모는 아직까지 턱없이 적은 수준이다. 그러나 애플이 올해에만 두 개의 매장을 열면서 출점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이 오매불망 기다려온 애플페이 도입도 현실화되고 있다. 전세계 70여개국이 애플페이 서비스를 쓰고 있지만 국내서는 NFC 호환 단말기 보급, 높은 수수료 등의 선을 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업계에서는 현대카드가 NFC 단말기 보급 비용을 부담하며 애플페이 관련 논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 애플페이가 도입된다고 해도 높은 결제 수수료, NFC 호환 단말기 보급 등을 고려하면 서비스가 상용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사진/애플
사진/애플

이에 애플이 그간 배제했던 한국시장을 전면적으로 공략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수시장이 작고 삼성전자의 갤럭시가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그간 애플에게 한국은 매력적인 시장이 아니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77%로 1위를 차지했으며, 애플 점유율은 22%에 불과했다.

옆나라인 일본 시장에서는 아이폰이 절반에 가까운 점유율을 갖고 있는데다, 자국 스마트폰 애국 소비 성향이 강한 중국 시장에서도 애플이 지난해 4분기 1위를 차지했던 것을 생각해보면 압도적으로 큰 차이가 난다.

애플이 그간 홀대했던 한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이유에 대해 여러 분석이 나온다. 먼저 한국이 5G(5세대 통신) 최초 상용화 국가로서 인프라가 비교적 잘 갖춰진 만큼, 5G 테스트베드로서의 가치를 높게 봤다는 분석이다. 최근 K-POP과 ‘오징어 게임’의 흥행 등 한국이 콘텐츠 허브로 떠오르면서, 애플이 한국에서 콘텐츠 사업 기반을 다지려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단 애플의 ‘한국 홀대론’을 불식시키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아이폰 출시 일정에서도 한국은 후순위로 밀려났다. 신제품인 아이폰14 시리즈의 경우 한국은 3차 출시국으로 분류돼 10월 7일에나 발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1차 출시국인 중국·일본(9월 6일)보다 3주 가량 늦게 만나볼 수 있다.

아이폰14 가격도 미국 현지에서는 전작과 동일한 수준으로 책정했지만, 고환율 영향으로 한국 출고가는 약 10~20만원 가량 높게 책정됐다. 같은 시기 일본 시장도 엔화 약세 영향으로 출고가가 오르긴 했지만 한국보다는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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