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300마저 위태…한은 내달 '빅스텝' 공포 엄습

증시. 사진/연합뉴스
증시. 사진/연합뉴스

미국 통화당국이 '초강경 매파(통화 긴축 선호)' 시그널을 보내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움츠러들고 있다.  간밤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어느덧 3만선이 위태로워졌고,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또 1% 넘게 빠졌다. 코스피도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에 3일 연속 하락하며 2300선 붕괴를 눈앞에 두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16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3.75포인트(1.02%) 내린 2,308.56을 가리키고 있다. 지수는 전장보다 0.98포인트(0.04%) 하락한 2331.33으로 개장해 2300선이 위태로운 모습이다.

코스피는 지난 14일부터 이날까지 하루(20일)를 제외하고 7거래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이후 경기 침체 우려에 주저앉았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0.35%)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0.84%),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1.37%)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연준은 지난 20∼2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예상대로 3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다. 이에 따라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약 한 달 만에 다시 역전됐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매파적인 성향에 국내 증시의 하락 추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추세적인 약세장이 내년까지 지속될 경우 코스피가 2100을 하회할 수 있다는 경고음도 들린다. 

연준이 전날 공개한 점도표(FOMC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에서 기준금리 전망치 중간값은 올해 말 4.4%, 내년 말 4.6%로 각각 올라갔다. 오는 11월에는 기준금리가 0.75%포인트, 12월에는 0.50%포인트 인상될 공산이 커진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400원을 넘어섰고 유가증권시장에선 외국인과 기관이 국내 주식을 연일 팔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4.7원 내린 1405.0원에 개장해 1400원 중반대에서 거래 중이다. 

한미간 기준금리 역전에 원화가치는 절하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고, 물가 상승과 자금 유출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이 지난 7월에 이어 다시 '빅 스텝'(0.50%포인트 인상)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나정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길어지면서 달러 강세로 환율이 상승해 외국인이 환차익을 노리고 유입되기 어렵다"며 "연준 결과 여파로 국내 증시는 하방 압력을 받을 것이나 코스피 2300 이하에선 반도체 위주의 매수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증시는 하락 추세에 무게가 더해지고 방향성 자체가 바뀌기 굉장히 어렵다"며 "내년 1분기까지 하락 추세를 보이면서 코스피는 2100 아래로 내려갈 수 있고, 연말이나 연초에 낙폭을 키워 2050선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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