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우유 가격 결정구조 개편 논의. 사진/연합뉴스
정부, 우유 가격 결정구조 개편 논의. 사진/연합뉴스

최근 유업계에서 화두는 단연 '락토프리'다. 우리나라 국민 중 한 명은 유당불내증을 겪을 정도로 장에 부담이 없는 우유를 선호해서다. 

유당불내증은 우유에 들어있는 유당인 락토스를 소화하지 못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효소인 락테이스가 부족해서 나타난다. 소화되지 않는 유당이 소장에서 수분을 끌어들여 배앓이를 유발하는 것이다. '락토프리 우유'는 이러한 유당을 제거한 우유를 말한다. 시판중인 '소화가 잘되는', '속이 편한' 등의 제품들이 이러한 락토프리 우유다. 

28일 시장정보분석기관 닐슨에 따르면 국내 '락토프리 우유' 시장 규모는 2018년 271억원에서 2020년 400억원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해오고 있다. 그러나 전체 우유 시장(약 2조원)에서는 락토프리 우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채 3%도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유업계는 잇달아 락토프리 제품군을 강화하면서 관련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2005년 유당 제거 기술을 보유한 핀란드의 유업체인 '발리오'와 협업을 통해 '소화가 잘되는 우유'를 개발했다. 효소를 이용해 유당을 분해하면 단맛이 나는 경우가 많은데, 매일유업은 이러한 맛의 변화를 줄이는 '여과 공법'으로 우유 본연의 고소함을 살리는 락토프리 우유를 만든 것이다. 

매일유업은 이러한 락토프리를 흰우유뿐 아니라 가공우유나 통밀식빵, 미숫가루, RTD(Ready To Drink) 라떼, 초콜릿, 단백질까지 상품군을 다양화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우유를 마시고 싶어도 속이 불편해 기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락토프리 제품을 다양화하고 있다"라며 "유당을 제거하면서도 일반 우유와 동일한 맛을 내도록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우유협동조합도 최근 들어 '락토프리 우유'를 선보였다. 특허까지 받았으며 국내 최초 신효소공법을 적용했다. 신효소를 사용해 우유와 유사한 관능을 유지하면서도 다량의 프리바이오틱스 식이섬유를 생성했다. 이는 장 속 유익균에도 도움을 준다.

남양유업도 2018년 자사 브랜드인 '맛있는 우유 GT'에 락토프리를 출시, 유당을 일정하게 분해하면서도 영양분을 유지해주는 '유당표준화 공법'을 적용했다. 

연세유업의 경우 지난해 '속편한 락토프리 우유'를 출시한데 이어 최근에는 단백질 함량을 높인 락토프리 제품군을 선보였다. 필수 영양분인 단백질 함량이 10.5g으로, 기존 제품보다 4.5g이나 높였다. 외에도 가공유인 바나나맛 우유도 있다. 

이밖에 유업계는 반려동물에도 락토프리를 적용한 우유를 생산해내는 등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있다. 서울우유는 2017년 국내 최초로 반려동물 전용 락토프리 우유를 생산했으며, hy 역시 올해 초 비타민과 미네랄 등 영양 성분을 강화한 반려동물 전용 락토프리 우유를 공개했다. 

유업계가 이처럼 락토프리 시장에 공들이는 이유는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에 있다. 저출산으로 우유 시장이 정체되는 상황에서 락토프리와 같은 기능성 제품이 새로운 활로를 제시하기 때문이다. 

유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국민 중 절반가량이 유당불내증을 호소할 정도로 락토프리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라며 "락토프리는 전체 우유 시장에서 3%정도에 불과하지만, 향후 5%를 넘길 정도로 건강한 우유를 찾는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