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3일간 삼성전자 962억 순매수…기관 2243억 사자
외국인은 3193억 팔아…네이버·카카오 100억 넘게 순매도

증시. 사진/연합뉴스
증시.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고강도 긴축 공포에 줄줄이 연저점을 낮춘 삼성전자와 네이버, 카카오 주식을 개인과 기관이 담고 있다. 6일 연속 신저가를 경신하며 5만원 초반대로 떨어진 삼성전자는 외국인들이 대거 팔아치우는데 반해 개인과 기관은 이들의 물량을 받아내며 주가 하단을 떠받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 역시 외국인의 매도 물량을 개인과 기관이 사들이면서 '물타기'(주가 하락 시 추가 매수해 평균 매입단가를 낮추는 일)와 저가 매수에 나선 모습이다.  

29일 한국거래소의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962억원 순매수했다. 기관도 2243억원 가량 매수 우위를 보였다. 네이버와 카카오도 개인투자자들이 각각 36억원, 109억원 순매수했고 기관은 각각 147억원, 72억원 사들였다. 

반면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3193억원 가량 팔아치웠고 네이버는 176억원, 카카오는 134억원 순매도했다. 특히 외국인은 '팔자' 행보는 이달 들어 본격화하고 있다. 이달 1일부터 28일까지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1조9160억원 가량 순매도했고 카카오와 네이버는 각각 1745억원, 44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전날 5만2900원에 마감하며 또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장중에는 5만2500원까지 하락하며 6거래일째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국내 증시 양대 빅테크(대형IT업체)인 네이버와 카카오도 각각 장중 19만8000원, 5만6100원까지 내려가 나란히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밟은 지난주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경기침체 공포가 시장을 덮치면서 외국인들의 '셀코리아' 행보가 계속됐다.

이날 주가는 개인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강해지면서 일제히 반등세를 타고 있다. 삼성전자는 5만3000원대로 회복했고 네이버와 카카오는 1~2%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종목이 추세적인 상승곡선을 타기 위해선 외국인의 수급이 받쳐줘야 하지만, 글로벌 달러 강세로 연일 치솟는 원달러 환율이 외국인의 국내증시 이탈을 부추기는 모양새다.  

외국인들은 올들어 전날까지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2조7193억원, 4조3980억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본격적으로 주식을 내다 팔기 시작한 지난 2020년부터 현재까지 2년 9개월간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서 순매도한 주식 규모는 67조7800억원에 달한다.

코스피에서 외국인 보유 비중은 대량 매도에 지난 8월 2일 29.7%로 떨어져 30%를 밑돈 이후 단기 매수세가 유입되며 소폭 높아져 전날 기준 30.72%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주로 지수 관련 대형주들을 집중적으로 팔아치웠다. 시가총액 순위 1위 삼성전자를 10조2697억원어치 순매도했고 네이버를 1조7850억원어치 팔았다. 카카오(-1조4021억원)도 1조원 넘게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내놓은 매물은 고스란히 개인투자자에게 받아냈다. 개인은 올해 코스피 23조5600억원과 코스닥 8조4470억원 등 모두 32조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미국, 유럽, 중국까지 침체 우려가 제기되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전망치가 높아지기를 기대하기는 어렵고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외국인 매매 동향이 매수로 전환하려면 미국 통화정책이나 경기 전망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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