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연저점 경신…"기업실적 줄면 최대 16% 하락할 수도"

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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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에 비관론이 확산하고 있다. 코스피가 연일 저점을 낮추며 2100 초반대까지 떨어진 가운데 고환율과 경기침체 우려 속에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가시화할 경우 2000선마저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주식을 대거 팔아치우는 '셀코리아'가 계속되는 가운데 증시 하락장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보다 15.44포인트(0.71%) 내린 2155.49에 장을 마쳤다.

전날보다 9.82포인트(0.45%) 낮은 2161.11에 개장한 지수는 장중 2134.77까지 떨어지며 지난 28일 기록한 장중 연저점(2151.60)을 경신했다. 이후 낙폭을 줄여 2150대를 회복했으나 종가 기준으로도 28일(2169.29) 이후 연저점을 갈아치웠다.

글로벌 긴축 기조와 환율 급등 여파로 올해 외국인의 국내 증시 이탈은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 들어 이달 28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2조7193억원, 4조3980억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코스피에서 외국인 보유 비중은 대량 매도에 지난 8월 2일 29.7%로 떨어져 30%를 밑돈 이후 단기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소폭 높아져 지난 28일 기준 30.72%를 기록 중이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팔아 치운 종목은 삼성전자다. 한국거래소의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올 들어 전날까지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10조1987억원 가량 순매도했고, 삼성전자 우선주도 1조5458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이러한 외국인 매물은 개인투자자들이 고스란히 받아냈다. 같은 기간 개인은 삼성전자를 18조1321억원, 삼성전자 우선주를 1조8279억원 가량 순매수했다. 

시장에서는 코스피가 다음달에도 2100선을 저점으로 박스권 장세를 연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악의 경우 2000선마저 무너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은 다음달 코스피 변동 폭 하단을 2100으로 제시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와 4분기 기업 순이익 추정치가 최근 거시 경제 환경을 반영해 하향 조정되고 있는 것이 걱정"이라며 "올해 남은 기간 이익 추정치 하향 조정이 지속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국과 미국은 기업 이익 증가율이 낮아지는 과정에서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지속되고 있는 점을 다음달 증시 약세 전망의 근거로 꼽았다.

이 연구원은 "코스피가 2003∼2004년과 2013∼2016년과 같은 박스권을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며 박스권 형성 당시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 최저점인 0.79배를 적용하면 지수 하단은 2100으로 추산했다.

유진투자증권은 내년에 코스피 상장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이 올해보다 5∼10% 줄어들면 코스피는 2000을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통화 긴축 정책 정점이 임박했다는 신호가 분명해지기 전까지는 4%에 육박하는 단기금리, 즉 현금 형태 자산보다 증시 등 위험자산의 매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보수적인 접근을 당부했다. 

그는 "현재 주가는 한국과 미국 기업들의 내년 실적이 올해보다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 중이지만 내년 실적이 줄어든다고 가정하면 경제적 고통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추가 하락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코스피 기업들의 EPS가 올해보다 5∼10% 감소한다고 가정할 경우 코스피 적정 수준은 1920∼2020으로 계산돼 지금보다 11∼16% 하락 여지가 있다"며 "시기적으로 4분기에 긴축정책이 정점을 지나고, 일부 제조업 관련 지표들이 바닥 국면을 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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