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수출 감소세 4개월째…에너지 수입액은 81% 급증

반도체·화학·철강 수출 급감, 무역수지 6개월 연속 '적자'. 사진/연합뉴스
반도체·화학·철강 수출 급감, 무역수지 6개월 연속 '적자'. 사진/연합뉴스

반도체, 석유화학, 철강 등 우리나라 주력 산업에서 수출액이 계속해서 줄어들면서 무역전선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특히 대중(對中) 수출액은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인 실정이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9월 수출은 574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8% 늘었고, 수입은 612억3000만달러로 18.6% 증가했다.

무역수지는 37억7000만달러(약 5조4213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6개월째 연속 적자가 이어진 것으로, 이는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무려 25년 만이다.

올해 1∼9월 누적 무역수지 적자는 288억8000만달러에 달하며 300억달러에 육박했다. 1996년 기록한 역대 최대 적자 206억달러보다도 약 82억달러 많다. 다만 수출액 또한 역대 9월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누계 수출액(5249억달러)도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월별 수출액은 23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두자릿수를 유지해오던 수출 증가율이 지난 6월부터는 한자릿수에 그치면서 성장세가 둔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주요 수출 품목 가운데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달 114억9000만달러로 작년보다 5.7% 줄어들면서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이는 인플레이션으로 IT제품 수요가 둔화되고 구매력이 저하된데다 D램 가격 하락세와 낸드 공급과잉 현상이 지속된 탓이다. 반도체 D램의 고정가격은 올해 1분기 3.41달러에서 2분기 3.37달러, 3분기 2.88달러까지 내렸고 4분기에는 2.50달러까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6월까지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줄곧 두 자릿수를 유지했지만, 7월 들어 수출액이 112억1000만달러로 2.1% 증가하는 데 그쳤고 8월부터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석유화학 제품 수출도 작년보다 15.1% 감소한 40억7000만달러에 그쳤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전방산업의 수요가 감소했고, 공급과잉이 지속되면서 수출 단가가 하락한 영향이다. 여기에 철강 수출도 21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된 것이다.

철강 수출은 미국·중국·유럽연합(EU) 등 주요 시장의 수요 둔화로 작년 같은 달보다 21.1% 줄어든 26억9000만달러에 그쳤다. 국내 주요 철강업체의 태풍 침수 피해도 영향을 미쳤다.

일반기계(40억1000만달러), 디스플레이(17억4000만달러) 등의 수출액도 작년 동월 대비 각각 1.5%와 19.9% 줄었다. 이런 가운데 이차전지 수출액은 역대 1위를 기록했으며, 석유제품과 자동차 수출액도 역대 9월 중 1위였다.

이차전지는 주요 국가의 친환경 정책으로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3개월 연속 월 기준 최고 수출액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달 수출액은 9억4000만달러로 작년보다 30.4% 증가했다.

자동차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상황이 작년보다 개선되고, 친환경차 수요 증가에 힘입어 최대 수출국인 미국과 중동 수출이 늘면서 작년보다 34.7% 증가한 47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석유제품은 높은 수준의 단가가 유지되는 가운데 동절기 천연가스 수급 차질 우려와 여행객 증가로 수요가 늘면서 수출 호조세가 지속됐다. 석유제품의 지난달 수출액은 54억6000만달러로 작년보다 52.7% 늘었다.

반도체 수출 감소와 함께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대 중국 수출이다. 네달째 지속되던 대중 무역수지 적자는 지난달 흑자로 돌아섰지만, 수출 감소세는 4개월째 지속됐다.

지난달 중국으로의 수출액은 133억7000만달러로 작년 동월 대비 6.5% 감소했다.

상반기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봉쇄 조치 여파로 내수 시장과 소비 수요가 둔화되자 반도체·석유화학·철강·일반기계 등의 수출이 줄어든 영향이다. 반도체 대중 수출액은 작년보다 0.1% 감소했고, 석유화학은 13.7%, 일반기계는 33.1%, 철강은 13.1% 각각 줄었다.

다만 대중 수입액이 전달(135억달러)보다 다소 감소한 127억달러를 기록하면서 대중 무역수지는 6억8000만달러 흑자를 보였다. 반면 미국으로의 수출은 92억7000만달러로 작년보다 16.0% 늘며 역대 9월 중 1위를 기록했다.

전기차 생산과 판매가 확대되면서 자동차(+54.6%), 이차전지(+57.7%), 반도체(+15.5%), 차 부품(+16.6%) 등의 품목이 수출 호조를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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